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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여행<5>우랄알타이어족

입력 2007. 02. 0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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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오래 전에 필자가 학교에 다닐 때 우리말은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배웠다. 학계에서는 이제는 이 견해를 따르는 사람이 없다. 그렇지만 학계 밖에서는 지금도 이 견해를 그대로 소개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삼는 경우를 간혹 본다. 언어상으로 같은 어족에 속하는 말을 쓰는 민족들은 역사적으로 가까운 사이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어족이라는 말은 공통의 언어로부터 갈라져서 서로 다른 언어가 된 것을 묶어서 일컫는 말이다. 어족에 대한 개념이 생긴 것은 19세기이다.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게 되면서 사용 지역이 꽤 떨어진 곳에 있는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와 그리스어, 로마어가 유사성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알려졌다. 연구가 거듭되면서 이들 언어가 하나의 공통된 언어로부터 갈라져 나온 언어라는 것이 밝혀져서 이들 언어를 묶어 인도 유럽어족이라고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도유럽어족에 관한 연구 성과에 힘입어 전 세계의 언어를 어족으로 묶는 연구가 활발했다. 우랄알타이어족이라는 말도 이때 만들어졌는데 우리말도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 후 학문적으로 우랄알타이어족은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가 제기되면서 우랄어족과 알타이어족으로 나누어 어족을 분류하게 되었다. 알타이어족에는 크게 몽골어, 터키어, 만주어가 속한다. 우리말과 일본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와 유사한 특징이 있어 일찍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알타이어족으로 범위가 좁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보는 견해와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관계조차도 분명하지 않다.
언어의 계통을 밝히기 위해서는 오래 전에 사용된 언어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어야 한다. 알타이어족으로 분류되는 언어들은 이 점에서 인도유럽어족으로 분류되는 언어에 비해 불리하다. 자료가 풍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계통을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어가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본 것은 어족의 개념이 확립된 초창기의 일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과거에 유행했던 견해가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쓰이고 있다.
<조남호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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