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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여행<5>표준어와 서울말

입력 2007. 01. 31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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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말에는 지역적으로 구분되는 많은 방언이 존재한다. 방언은 그 자체로 훌륭한 문화유산이지만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이 만났을 때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원인이 된다. 지역간 교류가 잦아지면서 국민 모두에게 통용되는 의사소통의 매개체를 만들 필요가 생겨났고 이런 배경에서 표준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었다.
    그럼 무엇을 표준어라고 하는가? 1988년에 만들어진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1933년에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라고 정했던 규정의 표현을 손질한 것이다.
    이 규정을 보고 서울말이 곧 표준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서울말 중에도 표준어에 포함되지 못한 것도 있다. 또 표준어 중에는 원래 서울말이 아닌 방언으로 사용되던 말이 서울 지역에서도 쓰이면서 표준어가 된 것도 있다.
    방언에서 표준어로 편입된 사례는 많다. 흔히 드는 예로 ‘멍게’가 있다. 원래 표준어에서는 ‘우렁쉥이’를 인정했다. 그런데 ‘멍게’가 널리 쓰이게 되자 ‘멍게’와 ‘우렁쉥이’가 모두 표준어로 인정되었다.
    한 지역에서만 쓰이던 말이 쓰이는 지역이 넓어지면서 표준어에 포함되는 일은 계속 진행 중이다. 이제는 술안주로 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말인 ‘골뱅이’도 불과 20년 전에는 표준어가 아니었다. 1990년대 초반에 간행되었던 국어사전들에서까지도 ‘골뱅이’는 달팽이, 우렁이, 다슬기, 고둥 따위를 가리키는 방언으로만 대우가 되었다. 그렇던 것이 ‘골뱅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게 되면서 이제는 표준어로 인정을 받았다. 아직 표준어로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 된 ‘과메기’도 머지않아 표준어로 사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기를 두고 ‘과메기’와 ‘과매기’가 경쟁 중이기는 하다.
    몇 개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방언이던 말도 표준어가 될 수 있다. 표준어 규정에서도 이를 고려하여 방언이던 단어가 표준어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된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23항)고 밝히고 있다.
    <조남호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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