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우리부대의역사관

<47>육군26사단

글=이주형·사진=정의훈

입력 2006. 12. 14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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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 ‘만약에…’라는 단서를 붙여본들 부질없을 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역사가 그저 흘러간 옛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동시에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정에는 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제2차 세계대전 말 광복군이 한반도로 진입했다면? 이렇듯 기분 좋은 생각도 있지만 반면 불유쾌한 상상도 있을 수 있다.

    ‘군이 없다면’이라는 가정도 그중 하나.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전쟁이 발생했더라도 힘없이 당할 수밖에 없거니와 폭설·태풍·폭우 등 국가적 재해·재난에도 적절히 대처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국가의 축을 이루는 민·관·군이 갈수록 하나가 되는 추세에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육군26사단은 이러한 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부대 가운데 하나다.

    1953년 6월 18일 충남 논산에서 창설돼 강원 화천·양구, 경기 연천을 거쳐 64년 3월 13일 경기 양주의 현 위치로 이동하고 94년 기계화사단으로 개편해 지금에 이르고 있는 부대는 10여회의 대침투·국지도발작전에 참가, 철통 같은 경계태세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총 26명의 무장간첩을 사살하는 빛나는 전공을 세워 대침투작전 최우수부대라는 명예를 지니고 있는 것이 부대의 큰 자랑이기도 하다.93년 6월 18일 구 사령부 본청 건물을 개조해 개관한 역사관은 그 증인이다.

    그곳에 가 보면 왜 부대를 거쳐간 모든 장병이 자부심을 갖고 크나큰 자랑으로 삼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창설부터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는 올곧은 정신과 열정이 흠씬 묻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역사관은 현 지휘관실·부대역사실·역대 지휘관실·영광의 불무리실과 자주국방실·멸공실로 구성돼 있다. 전체적으로 다른 사단급 부대에 비하면 약간 작지 않나 하는 느낌. 그렇다고 속단은 금물이라는 것이 공보장교 이승철 중위의 답변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다양한 전시 자료는 장병·관람객들에게 부대를 알리고 표현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고 이중위는 강조했다.먼저 현 지휘관실로 향하는 복도 좌우측에는 사단 연혁을 비롯해 부대마크·사단가·창설 당시의 기수단 사진 등 부대 상징들과 신조 및 정신이 게시돼 있다. 옛것을 익히고 현재의 새로움을 배우자는 온고지신의 마음이 담겨 있는 공간이다.여기서 우측으로 향하면 부대역사실이 나온다.

    부대 창설부터 현재까지 변천·발전을 알려 주는 각종 자료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눈에 부대의 발전사를 알아보기에는 이곳보다 좋은 장소는 없을 듯.역대 지휘관실에는 초대 사단장 이명재 장군을 비롯해 역대 사단장님들의 사진과 기증품 등이 나열돼 있다. 특히 6·25전쟁과 대침투, 국지도발작전간 조국 수호를 위해 장렬히 전사한 24분의 기록이 담긴 명부가 전시돼 관람객들을 숙연케 한다.영광의 불무리실에는 대통령·국방부장관·참모총장·군사령관·군단장 표창을 포함해 각종 기관과 단체에서 받은 상패와 트로피가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대민지원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 준 영광의 얼굴들도 보여 주고 있다.

    자주국방실은 최신예 전차·전투기·헬리콥터 등의 장비 등 현대화·과학화한 대한민국 선진 국군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 주고 있는 상징적인 곳. 중앙에는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과 신기전기의 모형도 전시돼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굳건한 국방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나는 전투 중이다”라는 항재 전장의식 속에 최고의 교육훈련과 최정예 공격부대로서의 사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린존 시스템을 통해 선진 병영문화를 다지고 있는 부대. 역사관을 통해 표현된 부대의 밝고 희망찬 모습은 어디까지 발전될 것인지, 그래서 더욱 기대되고 있다.

    ■ 육군26사단 선진병영탑-‘뜨겁고 따뜻한 병영’ 염원담아

    사단 위병소를 지나 본청으로 가다 보면 ‘선진병영탑’(사진)이라는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사단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인 이 탑은 2005년 국군의 날 대통령 부대 표창 수상을 기념해 만든 탑이다. 또 그린존으로 표현되는 선진 병영문화 정착을 기념하고 이를 더욱더 다져 나가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4m여 높이의 대리석으로 건축된 선진병영탑은 네 개의 기둥이 옹위한 가운데 해같이 뜨거운 열정과 달같이 따뜻한 마음을 뜻하는 빨갛고 노란 두 개의 동그란 구슬 모양이 탑에 올려져 있는 형상을 이루고 있다.

    앞면에는 공격이라는 부대 구호를, 그 아래는 선진 병영 구축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그린존으로 선진 병영 달성을 열망하는 명문 불무리부대 전 장병의 염원을 모아 이 영광의 탑을 세운다는 취지가 적혀 있다.또 탑 주변에는 조명등을 설치해 밤낮으로 선진 병영을 구현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는 부대의 노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한편 탑 뒤편에는 2005년 10월 5일 부대가 여지껏 추진해 온 그린존 시스템에 대한 자료와 장병들의 소감·각오 등을 담아 봉인한 그린존 타임캡슐이 묻혀 있어 개봉하는 2015년 10월 5일에는 그때의 병영이 지금과 비교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글=이주형·사진=정의훈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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