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무기탄생비화

철모에서 미사일까지<235>어뢰 백상어·청상어(78)

신인호

입력 2006. 12. 0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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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3월 경북 구미에 위치한 청상어 체계종합업체 넥스원퓨처는 3종의 국산 유도무기를 양산, 출고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마침 유도무기 전문업체로서 30년의 길을 걸어 온 넥스원퓨처의 창립 기념 행사도 겸한 이날 행사의 주인공들은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과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 ‘신궁’, 그리고 바로 경어뢰 ‘청상어’였다.
    청상어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중국·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 한국 해양 특성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어뢰 운용 기법 역시 독자적으로 개발해 공격 성공률이 향상된 것이 장점이다. 특히 빔 조향기술을 적용한 능동형 소나의 탐지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 중 선체를 파괴할 수 있는 지향성 탄두는 1.5m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다. 고밀도 알루미늄 산화은 전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핵심 부품이다. 부품(레벨 Ⅳ) 기준 91%, 가격 기준 85%의 높은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다.
    청상어는 무대의 주인공인 양 하얀 스모그를 헤치고 단 밑으로부터 쑥 솟아올랐다. 시험평가 때와는 달리 주홍빛이 아니라 청갈색 옷을 입었다. 뾰족한 코끝의 모양으로 깊은 바닷속 ‘적 잠수함 킬러’다운 단단하고 강한 인상을 심어 줬다. 윤광웅 전 국방부장관과 팽석태 넥스원퓨처 대표 등 군 내외 많은 관계자는 든든한 신뢰의 눈길로 힘찬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양산품의 출고란 곧 실전 배치를 의미한다. 1993년 개발에 착수한 이래 11여년 만인 2004년 9월 개발 성공을 의미하는 ‘전투 사용 가’ 판정을 받았고, 다시 1년 여의 양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실전 배치되는 것이다. 이미 개발 성공의 기쁨을 만끽했건만 국방과학연구소와 넥스원퓨처 등 협력업체 연구개발 관계자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날이 있기까지 그들은 하루도 노심초사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탐지·추적·유도·조종·추진과 관련된 성능시험을 50여 회에 걸쳐 수행하며 성능을 검증하는 동안, 특히 어뢰를 발사한 뒤 목표물에 명중하기까지 함상에서 기다리는 몇 분 동안은 그 1초 1초마다 마치 1년씩이 지나는 느낌이었다. 실패가 확인될 때는 마치 지옥에 있는 듯한 중압감마저 들곤 했다. 숱한 실패가 있었기에 개발 성공 후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기쁨을 맛보았고 또 그만큼 뿌듯한 자부심도 가질 수 있었지만 실패의 쓰라린 아픔을 결코 지울 수는 없다.
    사업책임자 이재명(사진) 박사의 일성은 그래서 “실패는 확실히 성공의 어머니”라는 것이었다. 외국의 경우에도 수중유도무기인 어뢰 개발에 있어서는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훌륭하고 신뢰성 있는 무기체계로 개발했다. 청상어 개발에 있어서도 ‘연구개발 중단’의 유혹이 있을 만큼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박사를 비롯한 연구개발진은 오랫동안 끝까지 믿고 기다려 준 군 관계자 등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이렇듯 실패를 감내하며 연구에 일로매진하면 어느 분야에서든지 세계 첨단의 무기체계를 개발,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청상어를 예로 하지 않아도 연구개발은 곧 기다림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두 번 실패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설사 잘못됐다 하더라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연구개발이다. 그중에 얻는 것이 엄청나게 많은 것이다.“가끔 생각해봤어요. R&D라는 게 도대체 뭘까. 말 그대로 연구개발을 뜻하는 ‘Research and Development’일까. 지금에서 답을 한번 내려본다면 ‘Risk and Danger’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이재명 박사)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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