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세계의군대

<64>몽골군

김병륜

입력 2006. 11. 2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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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은 현재보다 역사 속 이미지가 더 강한 나라다. 몽골군이라는 단어에서는 여전히 칭기즈칸이라는 이름이 먼저 연상될 정도다. 13세기 전성기 때의 몽골군은 20만 대군으로 전 세계를 휩쓸었다. 하지만 오늘의 몽골군에게서 화려했던 과거 역사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현역 병력은 불과 8600명에 불과하다. 그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병력 7500명의 육군이다.

    내륙 국가인만큼 해군은 당연히 없고, 공군 또한 병력 800명에 변변한 전투기 한 대조차 없다. 칭기즈칸의 영광은 흘러간 유행가에 불과한 것이다. 육군의 주력 부대는 구 소련식 자동차화보병연대(MRR) 6개지만 그나마 완전한 편제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 외에 신속대응부대 역할을 수행하는 경보병대대 1개와 공수대대 1개, 포병연대 1개가 전부다.

    그렇다고 장비가 우수한 것도 아니다. 기갑 전력은 퇴물 수준의 구 소련 T-54·55, 370대가 전부다. 장갑차의 경우 BMP-1·BTR-60 등 500여 대, 야포는 D-30 122mm 곡사포 등 약 570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D-44나 M-1944 같은 제2차 세계대전 수준의 대전차포 200문이 있을 뿐이다. 공군의 경우 Mi-24 하인드 공격 헬기 11대가 가장 두드러진 장비며 An-2 같은 경비행기 6대를 제외하면 수송기 2~3대가 전력의 전부다. 정규군 외에 국경수비대와 내무보안군이 있지만 이들의 병력 규모도 각각 7200명과 1200명에 불과하다.

    병력과 장비의 부실함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영토에 비해 너무나도 적은 인구다. 몽골의 영토는 150만4160k㎡로 남한 면적의 15배가 넘지만 인구는 겨우 270만 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수준의 인구 대비 병력 규모 비율(1.4%)을 적용해도 몽골군이 확보 가능한 병역 자원은 3만5000명이다. 내몽골 등 중국 영토 내에도 250만여 명의 몽골족이 거주하고 있으나 중국 문화에 동화되고 있는 추세라 미래를 내다보더라도 몽골의 인적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경제적 문제도 몽골군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04년 기준 몽골의 GDP는 12억 달러, 국방예산은 1760만 달러에 불과하다. 최신예 전투기의 경우 순수한 기체 가격만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몽골군이 한 해 국방예산을 모조리 투입해도 최신예 전투기 1대를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현재 몽골의 인규 규모, 경제력으로는 제대로 된 군대를 확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1921년 몽골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상당 기간 구 소련의 위성국으로 머물렀던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냉전 종식 후 몽골 영토 내에 주둔하던 소련군은 모두 철수했다. 몽골로서는 홀로서기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안보적 어려움 속에서 몽골의 선택은 미국 등 외국과의 활발한 대외 군사 교류다. 몽골은 2003년부터 매년 미국과 함께 ‘칸 퀘스트’(Khaan Quest) 연합훈련을 실시해 왔다. 이라크에 육군 131명을 파병하는 등 상징적이나마 미국의 해외 군사작전도 지원하고 있다. 수단 등에 평화유지 활동을 위한 옵서버 2~3명도 파병하는 등 유엔 차원의 군사활동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을 경우 러시아나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군사 교류의 수준과 강도는 세심하게 조절하고 있는 상태다.

    김병륜 기자 < lyuen@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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