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우리부대의역사관

<44>육군35사단 ‘충경역사관’

윤원식

입력 2006. 11. 23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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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은 과거에서 많은 교훈을 배워 현재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나아가 미래를 예견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육군35사단 장병들은 부대 역사관인 충경(忠敬)역사관(이하 충경관)을 통해 겸허한 마음으로 현재를 되돌아보고, “내가 지금 이 순간 하고 있는 일이 훗날 역사로 기록된다”는 사명감과 자긍심을 견지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부여된 임무 완수에 더욱 매진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충경관은 1973년에 건립된 이후 99년 대대적인 보수 공수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며, 사단 헬기장의 넓은 잔디와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와 함께 보기 좋게 자리 잡고 있다. 55년 6월 5일 강원도 화천에서 창설돼 같은 해 6월 전북 전주로 자리를 옮긴 사단 반세기의 역사가 ‘부대역사실’ ‘안보실’ ‘향토문화실’ 등 60평 규모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충경관 외형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A자 형태의 철제 빔으로 제작된 상징물이다. 전라북도의 완벽한 향토 방위를 위한 전투력 창출은 물론 존중과 배려, 칭찬과 격려, 자율과 책임을 통한 신 병영문화를 육성해 전군 ‘최정예 사단’으로 상승하고자 하는 부대원들의 염원과 행동 실천의 의지다.충경관 입구에 들어서면 ‘남원성 전투’ 현장을 담은 대형 호국화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남원성 전투는 정유재란(1597년 8월 13일 ~ 16일) 시 남원성 민·관·군 1만여 명이 5만6000여 명의 왜군에 맞서 4일간 항전을 벌이다 중과부적으로 전원 전사한 혈전의 전투 역사다.

    이때 남방 최대의 도시를 이루었던 만호남원(萬戶南原)의 건물은 17채만 남고 모두 불에 타고 말았으며, 백성들의 참혹함은 극에 달했다. 남원성 전투에서 민·관·군이 일치단결해 죽음으로 항전한 것은 국가 위난 시에 우리 민족이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애족 정신이 강한가를 잘 보여준 대표적 전례라 할 수 있다. 잠시 숙연한 마음을 가다듬고 부대역사실에 들어가니 지난 51년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은은한 조명 아래 부대 역사 사진·부대가·부대 마크·부대 약사, 지휘관 동정 등 자랑스러운 부대의 표상과 변천사, 사단이 어떠한 임무를 수행하는지를 알 수 있는 공간이다.

    부대 창설기(50~60년), 도약기(60~70년), 발전기(90~ 현재)로 구분해 역대 지휘관의 존영과 재직 시 사용했던 각종 유품과 기증받은 소장품이 전시돼 있으며, 주요 부대 활동을 사진과 설명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충경관에서 특히 타 부대 역사관에 비해 눈에 띄는 것이 ‘자랑스러운 충경인’ 코너다.자랑스러운 충경인 코너에는 2004년 2월 신병교육대대 훈련병 수료탄 교육훈련 중 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클립 제거 후 안전핀이 제거된 줄 모르고 머뭇거리자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응급처치를 취하다 순직한 고(故) 김범수(학군40기) 대위의 영정과 유품 등을 전시, 김대위의 고귀한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어 허리를 굽혀 땅굴 모형을 지나 안보실에 들어서면 GOP 철책선이 이채롭다. 장병들과 관람객들에게 전북 지역이 지리적으로는 후방이지만 상황적으로는 최전방과 동일함을 인식시키고, 후방지역에서 볼 수 없는 철책선을 보여주기 위한 배려다. 6·25전쟁 발발에서부터 정전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연평해전 등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비교 전시했으며 전북 지역의 간첩 침투 사례도 사진과 요도로 전시했다. 그동안 사단은 대간첩작전을 87회 실시해 적 174명을 사살·생포했으며, 완벽한 서해안 경계를 통해 현재까지 밀입국 작전 21회 607명을 검거하는 등 완벽한 향토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끝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2군지역 부대의 특징인 향토문화실이다.전라북도의 상징물인 호남제일문을 축소한 조형물을 통과하면 나타나는 향토문화실은 육군35사단이 맛·멋·소리의 고장이자 서해권 시대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전라북도의 향토사단이자 전북과 도민을 사랑하는 사단임을 볼 수 있다. 향토문화실은 장병들에게는 전북을 보다 쉽게 이해시키고 애향심과 자긍심을 갖게 하고,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전북도민의 듬직한 동반자이자 울타리가 돼 준 사단의 참모습을 알고 친밀감을 느끼게 해 준다. 이처럼 35사단 충경관은 전입 신병을 비롯해 부대를 찾는 방문객들이 충경관만 들러도 이 부대가 진정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부대임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안보교육장·민군 가교역할 수행”-문화장교 임정근 중위

    매일 가장 먼저 충경관에 들러 충경관이 국민안보 교육의 장으로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내부와 전시물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꾸고 있는 문화장교 이정근(26·학사44기) 중위.임중위는 “충경관은 사단 전입병을 비롯해 전북도내 참전단체, 학생, 시민들에게 개방해 연평균 1만여 명이 관람하고 있다”며 “특히 창설 51주년에 빛나는 전통과 명예를 간직한 충경관은 장병들과 일반 관람객들에게 국가 안보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군과 민의 가교 역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임중위는 또 “충경관 규모는 작지만 사단의 전통과 명예, 그리고 전북의 향토방위와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장병들과 관람객들에게 심어 주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강하면서도 도민들에게 친근한 사단상을 소개하고 안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도록 더욱 알차게 꾸며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중위는 특히 “향토사단은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협조와 성원이 임무 수행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충경관이 향토사단 역사관답게 향토 특산물 보강과 지역을 빛낸 인물들을 더욱 발굴해 전시함으로써 지역 주민이 부대에 대한 애대심과 애향심을 갖는 데 일조하는 역사관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윤원식 기자 < yws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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