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베트남정글영웅

<43>나민하 소위

입력 2006. 11. 1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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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사단 28연대 5중대 3소대장이었던 나민하 소위는 1970년 10월 11일 밤 동호아 매복 전투에서 수훈을 세운 영웅이다. 동호아는 28연대 본부가 위치한 베트남 중부 뚜이호아로부터 서북쪽으로 13㎞ 지점의 길목에 위치한 마을이었다.당시 한국군은 적은 병력으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매복작전에 주력했다. 그러나 베트콩은 주민들로부터 아군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야간작전에도 능숙해 좀처럼 걸려들지 않았다. 5중대도 그들을 포착하지 못했다. 오히려 9일 밤 동호아에서 매복을 시도했지만 적의 역습으로 피해만 입었다.

    다음날 “적 1개 중대가 뚜이호아로 진출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5중대장은 다시 한번 동호아에서 결전하기로 했다. “적은 전날 아군이 매복했던 곳을 또다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중대장 이한표 대위는 독단으로 동호아를 선택했다.매복대로 선정된 3소대장 나민하 소위는 소대를 2개 팀으로 분할해 자신이 인솔하는 20명은 동호아에, 선임하사관팀 15명은 중대기지 동쪽에 배치했다.

    동호아에 도착한 소대장조는 인근 능선에 대기하다 해가 진 후 선정된 지역으로 진입해 진지를 편성했다. 3명씩 총 6개조를 편성, 10~15m 간격으로 배치하고 1인당 3발의 크레모아와 함께 신호줄을 설치했다. 모든 절차는 출동 전 예행연습과 같이 질서정연했다. 진지 편성을 완료한 것은 21시쯤이었다. 그러나 그날 밤은 상황이 없었다, 다음날 해가 지는 18시 30분쯤 검은 새가 날아오더니 초소 인근 야자수에 앉았다. 소대장은 곧 상황이 시작될 것을 직감했다. 이틀 전 2소대가 습격을 받았을 때 “검은 새가 날아오더니 베트콩이 나타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매복조는 전원 전투태세에 돌입, 철모를 쓰고 크레모아 안전핀을 점검했다. 그래도 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소대장은 “오늘밤도 틀린 것 같다”며 긴장을 풀려할 때 우측 1조에서 견인줄을 당겨왔다. 그때가 19시 25분쯤이었다.고개를 들자 매복지역을 통과하는 3명의 적 첨병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1m 간격으로 많은 병력이 내려왔다. 나소위는 “아군보다 많은 병력인데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앞에 있던 ‘크레모아’ 격발기를 누르며 신호줄로 사격 개시를 알렸다.

    동시에 전원이 32발의 ‘크레모아’를 폭발시키며 수류탄과 소총사격을 집중했다. 첨병 3명은 도주했지만 본대는 완전히 사격지대 내에 있었다. 아비규환의 순간이었다. 1차 교전은 21시쯤 끝났다.매복대는 적의 추가 공격에 대비, 전면 방어 형태로 전환했다. 새벽 2시쯤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베트콩 100여 명이 역습을 감행, 한동안 위기 상황이 계속됐다. 다행히도 포병과 무장헬기 사격으로 위기를 벗어낫다. 새벽 4시쯤 또 한 차례 베트콩 대부대가 나타났지만 역시 지원화력으로 격퇴했다.

    날이 밝은 후 확인된 전과는 여자 베트콩 7명을 포함 42명이었으며 그중에는 베트콩 대대장도 있었다. 그때 노획한 문서에는 주변마을 하부 조직도가 포함돼 있어 80여 명의 베트콩 간부를 추가로 체포했다.정부는 수훈을 세운 매복대장 나민하 소위에게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해 공적을 치하했으며 대원들에게도 각각의 포상을 부여했다. 또 소대장 등 3명을 고국에 초청, 전국을 순회하는 환영회를 가졌다.

    <최용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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