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제법 덥다고 느껴지기 시작한 지난 6월 어느 날, 육군 인사사령부에서 실시하는 ‘부사관 장기복무 선발 면접평가’에 면접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선정된 기쁨은 잠시였고 곧 “육군의 핵심가치인 위국헌신, 책임완수, 상호존중을 실천할 수 있는 후배 부사관을 어떻게 선발할 수 있을까?”, “나는 육군이 요구하는 우수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가?”라는 고민이 시작됐다.
2020년 부사관 장기복무 면접평가는 계룡과 강원 2개 권역으로 나누어 면접위원과 통제관이 편성됐다.
선발된 면접위원은 사전에 육군본부 인재선발센터에 소집돼 전문면접위원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기르고, 선발의 객관성 및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문강사의 집체교육을 받았다. 이에 더해 토론면접·집단면접·개별면접의 3단계로 시행되는 단계별 모의면접 예행연습도 했다. 또 심층 개별면접을 위한 과학적 직무적성 진단 도구와 인공지능 온라인 면접을 통한 지원자의 인성평가를 비롯해 지원자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식 질문 주제와 유형을 미리 확인했다. 이는 과거 초급간부 시절에 겪어보지 못했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과정이었다.
올해 면접평가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어서 일일 단위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 지원자·면접위원·통제관 전원 마스크 착용, 주기적인 면접장 소독 등 방역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나는 면접위원으로서 부사관의 임무와 역할에 정통한 인재를 선발하고, 조직에 필요한 능력과 인성이 부족한 인원은 반드시 차단한다는 사명감으로 면접에 임했다.
임관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복무하며 전문성, 지식, 기술을 축적한 젊고 패기 넘치는 지원자들은 마스크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용모나 표정을 알 수는 없었지만, 내면의 열정과 간절함을 뜨거운 눈빛으로 보여주었다.
지원자들의 진솔함과 “나는 왜 육군에 필요한 존재인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면접이라는 긴장과 부담감을 억누르며 자신의 굳은 신념을 면접위원에게 자신감 있게 표현하는 모습에서 육군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끝으로 초여름 무더위에도 아낌없는 지원과 노력으로 면접평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7월부로 장기복무에 최종 선발된 후배 부사관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을 건네며, 올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육군의 핵심가치인 ‘위국헌신, 책임완수, 상호존중’을 실천하고 워리어(Warrior)-리더(Leader)-커넥터(Connector)의 역량을 갖춘 전사의 표상으로서 육군 부사관 전투력 발휘에 중추적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