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의 목표가 있더라도 경험과 가치 기준이 다르면 이해의 폭이 달라서 실행력을 갖추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임무지휘(과거 ‘임무형 지휘’가 별도의 지휘 형태로 인식돼 ‘지휘철학으로서 육군문화화’라는 본질적 접근을 방해하기 때문에 용어를 ‘임무지휘’로 변경 중) 역시 도입된 지 20여 년이 경과했고, 지난 2018년 육군의 지휘철학으로 정립됐지만 여전히 육군의 문화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육군의 지휘관, 참모, 리더들이 임무지휘를 각자의 경험으로 다르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어떤 지휘관은 “임무지휘는 부하의 자율과 창의가 중요하니까 임무를 명확히 주기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게 놔둬야 해”라면서 방임하고, 또 다른 지휘관은 “임무지휘는 임무 완수가 핵심이고, 리더가 많이 알고 있으므로 최선의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적합하다”면서 세세하게 방법까지 설명한다.
두 지휘관 중 어떤 지휘관이 임무지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모두 임무지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임무지휘의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해서 최초로 ‘임무전술(Auftragstaktik)’을 언급한 독일의 오토 폰 모제르 장군을 소개하겠다. 그는 저서 『전투를 위한 대대의 훈련과 지휘』(1906)에서 임무전술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1888년 신교범(대대전술교범)에서 제시한 임무전술은 상급지휘관이 자신의 사고의 핵심 단면을 하급지휘관에게 주는 것이며, 그것을 통해 전투임무를 완수하는 데 정신적인 교감을 갖는 것이다. 상관은 부하에게 자신의 의도를 철저히 주입함으로써 기계적인 통합을 정신적인 통합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그가 정의한 임무지휘의 본질은 마음을 모아 정신적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정신적 통합으로 지휘관의 의도를 명확히 공유(공감)하고, 부하가 방법을 찾아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전장에서 적시적인 의사소통이 제한될 때, 부하는 상관이 어떤 결심을 내릴지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육군 구성원은 평상시부터 강한 훈련을 통해 공통의 전술관을 형성하고 군사적 지식과 경험을 깊이 있게 확장해야 한다.
또한 지휘관은 최선의 방법을 알더라도 부하가 어떻게 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게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비록 실수하더라도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임무지휘를 야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휘관의 자기절제뿐만 아니라 부하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그만큼 중요하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임무지휘를 실행한다면 능동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지혜로운 전투원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육군의 발전을 가져오며 서로 믿고 단결하여 전투력 향상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임무지휘를 중심으로 육군 구성원 모두가 공통된 인식을 갖는 그날을 함께 그려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