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배경 및 함의

입력 2020. 05. 28   08:08
업데이트 2020. 05. 2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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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A 뉴스레터 760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Emblem of the Open Skies Treaty
사진 : U.S. Air Force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pen_Skies_patch.jpg
Emblem of the Open Skies Treaty 사진 : U.S. Air Force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pen_Skies_patch.jpg



지난 5월 21일 미국 국무성은 2002년 1월 1일 발효된『항공자유화조약(OST: Open Skies Treaty)』을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1992년부터 미국과 러시아 간 협의가 시작되어, 2002년 1월 1일부로 발효된 OST는 민간항공협정이 아닌, 군사조약으로 현재 35개 국가가 회원국이며, 이들 회원국 간 투명하고 상호존중의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 정찰비행’을 허용함으로써 공역에서의 자유로운 비행 권리에 대한 상호신뢰 구축과 정찰활동과 작전통제 효과까지 있다.

지난 5월 21일 미 국무성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수년간 러시아가 OST에 명시된 의무조항과 약속을 위반하였다면서 만일 러시아가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OST에 명시된 대로 6개월 이후에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또한 미 국무성 보도자료는 러시아가 유럽 조오지아(Geogia)의 오세타이 남부(South Ossetia) 아브크라즈아(Abkhazia) 지역을 일방적으로 점유한 이후 러시아에 접한 약 10㎞ 길이의 비행경로에 대해 비행금지 조치를 선포하였고, 우크라이나(Ukraine)의 크림(Crimea)반도 상공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일방적으로 선포하였으며, 발틱해와 인접한 러시아 카리닝라드(Kaliningrad) 주(州)의 인접 상공에 대해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함으로써 OST 조약을 위반하였고, 이는 투명성과 상호존중의 OST 정신을 무시하는 불법이라고 비난하였다. 이들 비행구역은 OST 조약에 의해 비무장 공중 정찰비행이 허용된 상공이다.

아울러 미 국무성은 2002년 1월 1일 이후 2017년까지 러시아는 많은 OST 조약을 위반하는 조치를 취하였다면서 미국은 이러한 러시아 책임없는 행위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탈퇴가 그동안 러시아가 미국의 공중 정찰비행 작전에 대해 일방적으로 비행금지 조치를 하여 미국의 일상적이며, 비무장 상태에서의 공중 정찰비행을 저지하여 왔다는 보고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른 조치였다고 보았다.

특히 5월 21일 『미국의 목소리(VOA)』는 그동안 러시아는 미국이 OST 조약을 탈퇴하지 않을 정도의 애매모호한 위반을 하여, 미국이 다른 수단과 방법에 의해 러시아의 군사활동을 정찰 및 감시하여 왔으나, 이제는 근원적인 차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22일 『Global Security』는 2014년 12월 26일 러시아가 총 55개 항목의 새로운 군사독트린(New Military Doctrine)을 선포한 이후에 정찰활동의 제약을 받는 OST 조약을 존중하기 보다, 이를 위반하더라고 미국과 나토의 군사활동을 정찰 및 감시함으로써 친미(親美) 성향을 보이는 동유럽 그리고 발틱해 인접국에 대해 매우 거친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지난 5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만일 러시아가 위반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시정할 경우 미국은 OST 조약을 유지시킬 것이나, 시정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11월 21일에 OST를 탈퇴하고 공중 비무장 정찰비행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약을 러시아와 협의할 것이며, 여기에 중국도 포함시킬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3년 반이 지나는 동안 환태평양무역조약(TPP), 파리 지구 온난화 방지협정,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에 이은 4번째 국제조약 탈퇴 선언이라면서 자유로운 비무장 정찰비행이 보장된 공역(空域)을 무기화하거나 갈등지역으로 만든 러시아의 잘못이 원인이지만, 대책없이 탈퇴해서 더욱 갈등과 대립만 야기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었다.

특히 러시아가 OST 조약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최근 유럽에서의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에서 러시아가 밀리는 것으로 인식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보아 미국도 정찰활동을 자제를 해야 한다고 주문하였다.

또한 지난 5월 23∼24일『뉴욕타임스(NYT)』는 OST 조약 회원국이 대부분 유럽 국가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OST 조약을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양자간 군사조약으로만 이해하기 보다, 러시아와 35개국 간 군사조약 성격도 주시하여 보다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 출처: RAND, September 9, 2019; Voice of America, May 21, 2020; US Department of State, Press Statement, May 21, 2020; Global Security, May 22, 2020;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May 23-24, 2020, p. 1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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