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참 고마운 당신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입력 2020. 05. 14   17:20
업데이트 2020. 05. 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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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특집 - 국방어학원 원어민 강사


지난해 19-1기 일본어반 수료 학생장교
원어민 강사 깜짝 방문 카네이션 전달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해 6월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19-1기 일본어반을 수료한 해군본부 공보정훈실 이문희(앞줄 왼쪽) 소령과 육군5군단 작전처 이낙희(앞줄 오른쪽) 대위가 스승 아라키(앞줄 가운데) 씨를 깜짝 방문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해 6월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19-1기 일본어반을 수료한 해군본부 공보정훈실 이문희(앞줄 왼쪽) 소령과 육군5군단 작전처 이낙희(앞줄 오른쪽) 대위가 스승 아라키(앞줄 가운데) 씨를 깜짝 방문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국방어학원 쉼터를 걷고 있는 아라키 씨와 제자들이 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방어학원 쉼터를 걷고 있는 아라키 씨와 제자들이 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부모님의 덕으로 태어나 스승님의 가르침으로 지식을 얻었다. 스승은 제자들에게 바른 길잡이가 돼주고, 옳은 길로 인도한다. 스승을 ‘또 다른 부모’라고 말하는 이유다. 국적과 나이는 다르지만 스승과 제자로 만나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군 간부의 스승’인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의 교관과 원어민 강사다. 특히 원어민 강사는 단순한 수업을 넘어, 자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는 기회도 제공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넓혀주는 역할도 한다. 지난해 19-1기 일본어반 학생장교로 입교해 수료한 제자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원어민 강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깜짝 방문해 카네이션을 전달했다.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 403호 일본어반 강의실.

19-2기 일본어반 교육생 9명이 일본어 강사 아라키(56) 씨의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강사와 학생들은 오늘의 날짜와 날씨를 물어보는 일상적인 대화로 수업을 시작한 뒤 유창하게 일본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교실은 작은 일본을 옮겨 놓은 듯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꽉 채워졌다. 일본 전도(全圖)뿐만 아니라 일본 도시 사진, 도쿄타워와 후지산이 그려진 블라인드, 일본 족자 등 다양했다.

조금 뒤, 군복을 입은 두 명의 장교가 카네이션과 꽃바구니, 수제 양갱 등 선물을 한아름 들고 강의실로 들어왔다. 바로 지난해 6월 19-1기 일본어반을 수료한 해군본부 공보정훈실 이문희(34) 소령과 육군5군단 작전처 이낙희(28) 대위였다. 1년 만에 만난 제자의 모습을 보고 놀란 선생님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이 담긴 함박웃음으로 화답했다.

아라키 씨는 “아침부터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어학원을 찾아준 제자들에게 너무 고맙다”면서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 각자 위치에서 잘 생활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같은 반 수료생으로서 이날 함께하지 못한 합동대 육군대학 학생장교 김혜련 소령은 미리 촬영한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김 소령이 안부를 전하자 마치 실시간 영상통화를 하듯 바로 대답하는 선생님을 보며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아라키 씨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26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 국방어학원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11년째 원어민 강사를 하고 있다. 맏아들은 예비역 육군하사, 둘째 아들은 현재 육군 상병으로 복무 중이라 군과도 친숙하다. 아라키 씨는 학생장교만의 특성으로 “군인이라 발표할 때 목소리도 다들 크고 숙제도 잘한다”는 점을 꼽으면서 “매 기수 거쳐 간 제자들이 모두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료식 날 함께했던 사진을 보면서 제자 모두 눈물을 흘렸다는 이 소령은 “함께한 시간이 늘 그립고 추억으로 남아 있다”면서 “선생님은 일본어뿐만 아니라 일본문화를 알려주시고, 더 나아가 인생 선배로서 상담까지 해주시면서 학생들이 일본어로 말을 많이 하게 유도하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이 대위는 “저마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 능력과 부족한 부분이 다른데 선생님은 개인의 특성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보충해 어학능력을 끌어올리도록 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현재 다른 부대에서 각자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이 소령은 공보정훈장교로서 매일 외신 동향 등 관련 뉴스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고, 이 대위는 지난해 12월 한·일 초급장교 교류 행사에 참여해 일본어 통역을 돕는 등 수료 장교들은 현업으로 돌아가 일본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료생들은 수업 중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도 들려줬다. 같은 반 막내였던 육군교육사령부 박미선 대위가 자기소개 시간에 자신의 이름을 가타카나로 ‘미쿵’이라고 칠판에 잘못 써 이후 미쿵이라는 귀여운 별명이 생겼다.

선생님이 낭독시험에 특히 엄했다는 이들은 “외국어는 입으로 숙달하지 않으면 절대 늘지 않아 수업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낭독은 계속됐다”면서 “선생님은 한국어로 생각할 틈을 주지 않으셨다. 문법에 맞기보다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듣고 말하는 것을 반복 연습하게 하셨다”며 일본어로 자신감 있게 대화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줬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아라키 선생님과 연락하며 지내겠다는 이 소령은 “부족했던 저를 지도해주신 선생님과 이끌어준 전우들 덕분에 이제는 일본어로 자신있게 대화할 수 있게됐다”며 “일상으로 복귀한 후 자신 있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더욱 실력을 갈고닦아 조국이 필요로 할 때 쓰임 받는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본어 교관 이용희 육군중령은 아라키 씨에 대해 “최근 외국어말하기평가인 오픽(OPIc) 일본어 시험 결과에서도 대다수의 학생 장교들이 최고 등급인 AL을 받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항상 열정적으로 강의하며, 학생장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조아미/사진=양동욱 기자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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