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특집] 영상통화로 전하는 꽃송이...서로 보고만 있어도 웃음꽃

입력 2020. 05. 07   17:27
업데이트 2020. 05. 0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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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6군단 방공기지 ‘특별한 어버이날 선물’


‘코로나 사태’ 휴가 제한에 한시적 영상통화 허용
어버이날 감사인사 전해…모바일 선물 보내기도
장병 “영상으로 직접 마음 표현할 수 있어 기뻐”
부모 “의젓한 아들 모습·목소리 확인하니 안심”
격오지 부대 접근성 제한 속 뜻깊은 기회로

 

육군6군단 방공기지 장병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전송하기 위해 직접 촬영한 카네이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육군6군단 방공기지 장병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전송하기 위해 직접 촬영한 카네이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육군6군단 방공기지 이은종 상병이 부대 내 영상통화 허용 구역에서 부모님과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육군6군단 방공기지 이은종 상병이 부대 내 영상통화 허용 구역에서 부모님과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병영의 어버이날 문화가 진화하고 있다. 진원지는 휴대전화. 편지지에 눌러쓰던 감사의 마음이 유선을 통한 음성으로 변경됐고 지난해엔 휴대전화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역설로 ‘영상 화면’으로 부모님을 만나게 됐다. 군이 코로나19로 장기간 출타가 통제된 병사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지난달 8일부터 한시적으로 영상통화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육군6군단 방공기지 장병들에겐 이 같은 우연의 조합(?)이 더욱 뜻깊게 다가오게 됐다. 격오지의 외부 접근성 제한을 최신 통신수단으로 훌쩍 넘어서게 됐다.  



부대 방공기지는 생각보다 훨씬 외진 곳에 있었다. 차를 타고서도 10분가량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했다. 기지에 근무하는 장병 수도 간부를 포함해 소수 인원이다. 산꼭대기에 있다 보니 다른 부대들이 수시로 하는 축구는 언감생심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국방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을 위해 지난 2월 22일부터 모든 장병들의 외출·외박·휴가·면회를 금지했다. 기지 소속 이은종 상병도 지난해 말 이후 6개월가량 휴가를 가지 못했다. 다른 병사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지난달 24일부터 외출이 허용됐지만 근무 특성상 기지에 근무하는 장병들에게는 아직 언감생심이다. 휴가 제한도 8일부터 풀리지만 마찬가지로 당장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버이날이 다가와도 부모님을 뵙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터였다.

장병들이 갖고 있는 휴대전화가 해결책이 됐다. 전 병력이 휴가를 나갈 수 있을 때까지 한시적으로 영상통화를 허용했다. 부대도 지정된 장소에서 간부 통제하에 장병들이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상병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께 휴대전화 영상통화로 감사인사를 전했다.

“우리 아들 언제 오나, 보고 싶네.”, “25일에 나가요.”, “빨리 왔으면 좋겠다.” 애틋한 대화가 한동안 이어졌다. 이 상병은 “영상이 연결됐을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부모님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버이날에 직접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영상전화를 통해 오랜만에 사랑하는 아들의 얼굴을 본 부모님의 애틋함도 전해졌다. 이 상병의 어머니 이진화 씨는 “이번 어버이날에는 아들을 못 볼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영상으로나마 아들의 씩씩하고 의젓한 모습과 목소리를 확인해 안심이 된다”며 “아들이 지금처럼 건강하고 보람되게 복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장병들의 휴대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모바일상품권 등 인터넷상으로 선물을 주문·발송하거나 SNS로 용돈을 보내드리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이 상병도 케이크를 주문해 부모님께 보내드렸다. 부모님은 “왜 쓸데없는 데 돈을 쓰냐”고 가볍게 타박하셨지만, 진심은 그게 아닐 터였다. 같은 부대서 근무하는 김광식 상병은 꽃다발과 운동화를, 김도현 상병은 초콜릿과 카네이션을 각각 부모님께 보내드렸다.

영상전화를 통해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한 장병들은 휴가 전까지, 나아가 남은 군 생활에 임하는 각오를 다시금 다진다. 이 상병은 “빨리 휴가 나가서 부모님을 뵙고 싶다”는 희망을, 김광식 상병은 “8개월 남은 군 생활을 건강하게 마치고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 키워주신 만큼 효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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