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 첫 탑재 호위함 인수

입력 2020. 03. 27   15:33
업데이트 2020. 03. 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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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사일방어(MD) 체계와 이지스함 ‘마야’


北 미사일 위협 대비 방위력 증강 명분
곤고급 4척·아타고급 2척·마야급 2척
인도-태평양 지역방어 핵심 전력 활용 

 
적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CEC 주목
해상·항공자위대 합동작전 능력 향상
美와 연합 미사일 방어 훈련 기반 갖춰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 19일 조선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로부터 인수한 8200t급 이지스함 ‘마야’. 이날 일본 해상자위대는 고노 다로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업체인 JMU  요코하마 사업소에서 ‘마야’ 인수식을 거행했다.  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 19일 조선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로부터 인수한 8200t급 이지스함 ‘마야’. 이날 일본 해상자위대는 고노 다로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업체인 JMU 요코하마 사업소에서 ‘마야’ 인수식을 거행했다. 연합뉴스

2020년 3월 19일 고노 다로 일본 방위대신은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이지스함 ‘마야(まや)’ 인수식에 참석했다. 마야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하는 7번째 이지스함(길이 170m, 폭 22.2m, 기준배수량 8200t, 승선 인원 310명)으로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탑재한 첫 호위함이다. 마야는 향후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배치·운용될 예정이다. 

 
아베 정부는 2013년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깃발 아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외교청서에서 새롭게 지역 전략의 범위를 아시아-태평양에서 인도-태평양으로 확대했다는 점을 제외하고 이러한 안보전략 기조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이러한 기조를 반영해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방위계획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개정하고, 일본의 독자적인 방위력을 증강하는 한편 미일동맹을 강화하는 두 방향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방위력의 질적·양적 강화를 강조해 왔다.

이지스함 마야의 취역은 이러한 방위력 강화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베 정부는 ‘국가안보전략’에서 해양국가라는 국가정체성을 강조하면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영해부터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광대한 해양공간의 안보에 집중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중에서도 상대의 항공기나 미사일에 의한 공중공격에 대응하면서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사일방어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아베 정부의 방위력 증강은 북한의 지속적인 단·중거리 미사일 위협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다.


이지스함 8척 태세로 방위력 증강


아베 정부는 2013년 방위계획대강에서 향후 이지스함 8척 태세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그 목표치는 2018년 개정된 방위계획대강에서도 동일하게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곤고급 4척, 아타고급 2척에 더해 마야급 2척을 운용하는 8척 태세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8척 모두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이 탑재돼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이지스함 보유국인 미국도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춘 38척의 이지스함을 2024년(회계연도)까지 59척으로 늘리도록 국방예산을 편성했다고 알려진 만큼 향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지역방어를 위한 핵심 전력으로 활용될 개연성이 높다. 


★<표> 참조


마야급과 다르게 곤고급 및 아타고급 이지스함은 처음부터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탑재해서 건조된 것이 아니다. 1998년 북한이 시험발사한 대포동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전수방위라는 원칙 때문에 공격용 미사일 능력을 보유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2003년 당시 고이즈미 정부는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결정하고 곤고급 4척의 개조를 추진했다. 일본 정부는 2016년 북한의 미사일 위협 증강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아타고급 2척에 대해서도 SM3 미사일 배치 및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조를 시작했고 이 작업은 2018년 12월에 완료됐다. 이에 비해 마야급 2척은 처음부터 탄도미사일 방어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이지스함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특히 마야는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탑재한 첫 이지스함이기에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합동교전능력’으로 미·일 연합작전 기대


이지스함 마야의 또 다른 특징은 ‘합동교전능력(CEC·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의 탑재다. CEC는 상대 항공기나 미사일의 위치 정보를 해상 및 공중 레이더로 수집한 뒤 통합된 상황도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능력으로 미 해군에 의해 활용되기 시작했다. 일본 자위대는 CEC 기능을 탑재한 마야를 통해 단순히 합동작전 능력을 향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의 연합작전 능력까지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첫째, 합동작전 능력 향상이다. 아베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 무인기, 극초음속 미사일 등 다양화되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향상된 방어수단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한·중국을 포함한 주변국 위협으로부터 본토 및 도서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더 촘촘한 미사일 방어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 방어에 대공 방어망을 통합하는 ‘통합방공미사일방어체계(IAMD·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에 주목하고 필요한 요소들을 점진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해상자위대와 마찬가지로 항공자위대도 CEC 기능을 탑재한 공중조기경보기 E-2D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CEC의 도입으로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는 미사일 방어 합동작전 능력을 향상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연합작전 능력 강화다. 일본의 주요 언론은 미·일 양국이 CEC 기능을 통해 위협이 되는 항공기 혹은 순항미사일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협조를 촉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0년 이후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 해군과 탄도미사일 공격 시뮬레이션을 통한 미사일 방어 특별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항공자위대도 참가해서 미·일 간 연합으로 통합방공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해상에서 CEC를 통해 미·일 양국의 함정 간 실시간 정보 공유가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된다면 위협을 식별·탐지하고 필요 시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해상자위대는 이지스함 마야를 활용해 미군과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11월 미 해군과 호주 해군이 CEC 기능을 탑재한 이지스함으로 추적 및 사격통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작전을 펼치는 연합훈련을 실시한 사례가 있다.


미·일 미사일방어 협력과 자위대 역할 확대

이지스함 마야의 취역으로 일본의 독자적인 방위력 증강이 가시화되고 있다. 마야는 미·일이 공동개발한 SM3 Block IIA 미사일을 포함하는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뿐만 아니라 CEC 기능도 탑재해 통합방공미사일 방어를 위한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이러한 방위력 증강을 통해 아베 정부는 미·일 간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한다는 명분하에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미·일 양국이 해상기반 미사일방어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서 미·일 간 미사일 방어 연합훈련이 증가할 가능성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조 은 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치학 박사
조 은 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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