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보다 전파 속도 빠르지만 치사율 낮은 편
무증상 전파력 낮아… 완치하면 문제없이 지낼 수 있어
마스크 버릴 땐 꼭 휴지에 싸서, 손 씻을 땐 손톱 밑까지 깨끗이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대비하고 생활하는 것이 최선인지 코로나19에 관한 궁금증을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학연구소 교육연구부장 안지현 의학박사에게 들어봤다.
Q. 잠잠해지는 것 같던 코로나19가 특정 기점을 계기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 상황이 얼마나 계속될 거 같나?
A.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전례를 참고하면 이달 중 정점에 도달한 뒤 4~5월까지 가다가 잦아들 것 같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여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이후 고온다습한 기후와 장마 등이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Q. 아직도 코로나19가 어떤 바이러스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코로나란 무엇이고 특징은 어떤지 알고 싶다.
A.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하나다. 바이러스 외부에 단백질로 된 돌기(spike)가 박혀 있어 전자현미경에서 왕관(라틴어로 corona)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표적으로 사스(SARS-CoV·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CoV·중동호흡기증후군)가 있었고 이번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중증 폐렴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가 SARS-CoV-2다. 이로 인한 감염증을 코로나19(COVID-19)로 부르기로 했다.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감염력과 전파 속도는 훨씬 높지만 아직까지 치사율은 낮다고 보는 경향이다.”
Q. 예방법으로 마스크와 손 씻기, 세정제 사용, 기침예절 등은 모두 알고 있다. 마스크와 세정제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올바르게 손 씻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 달라.
A. “마스크를 쓰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의 안쪽과 바깥쪽을 잘 구분해 고정심이 위쪽을 향하게 한다.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린 뒤 코 주위로 고정심 부분을 눌러 밀착시킨다. 아래쪽은 최대한 펼쳐 턱밑까지 덮고 양옆도 새는 부분이 없도록 조정한다. 착용 후에는 바깥쪽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용 후에는 끈만 잡고 벗고 여러 번 접은 뒤 꼭 휴지로 싸서 버려야 한다. 손소독제는 손 전체에 바를 수 있도록 동전 크기만큼 손에 던 뒤 30초 이상 비비고 문질러 충분히 마르게 한다. 엄지손가락, 손가락 끝, 손가락 사이까지 빠짐없이 바르는 게 중요하다. 손은 30초 이상 꼼꼼히 씻는다. 우선 양 손바닥을 문지르고,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지른다.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르고 엄지손가락을 반대쪽 손바닥으로 돌리면서 문지른다. 손바닥을 마주 대고 손깍지를 끼고 문지른다. 손가락을 반대쪽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고 손톱 아래를 깨끗이 씻는다.”
Q.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의심해 볼 만한 것인지? 검사 요청이나 대처 방법 등을 알고 싶다.
A. “코로나19에서는 발열, 기침, 가슴답답함(숨이 참)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목아픔(인후통)도 생길 수 있지만 콧물, 가래는 없을 수도 있다. 감기에서도 이런 증상은 있을 수 있다. 일단 증상이 있으면 등교나 출근을 하지 말고 3~4일 쉬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이때 일반 감기약은 먹어도 된다. 38℃ 이상 열이 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보건소나 1339로 문의한다. 선별진료소에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이후 검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Q. ‘무증상 전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완치되더라도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
A. “일부에서 무증상 전파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발열·기침 등 증상이 있는 사람에 비해 무증상인 경우는 전파력이 낮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원인의 폐렴과 같이 대부분 완치 후 특별한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폐렴이 상당히 진행되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폐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Q. 확진자 접촉 등으로 자가격리된 경우 생활 수칙을 자세하게 알고 싶다. 배달음식 등은 위험하지 않은 것인지도 궁금하다.
A.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고 식사도 혼자 해야 한다. 가급적 혼자 사용하는 화장실·세면대가 있는 공간이면 좋다. 만약 화장실·세면대를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 가정용 소독제로 소독한다. 방문은 닫고 생활하되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한다. 수건·식기·휴대전화·옷·침구류 등은 자기 것만 쓰도록 한다.
꼭 외출해야 할 경우 관할 보건소에 먼저 연락하고 가족과도 접촉하지 않도록 한다. 불가피하면 마스크 쓴 채 2m 이상 거리를 둔다. 음식을 통한 감염의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배달음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감염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접촉을 피하면 좋다. 선결제 후 배송원이 음식을 두고 간 뒤 수령할 수 있고, 직접 수령할 경우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회용 장갑이나 티슈를 이용해 비닐봉지가 직접 손에 닿지 않도록 한다. 일회용 장갑이나 티슈를 쥐고 포장을 연 뒤 손을 씻고 식사를 한다.”
Q. 군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대의 특성상 특별히 더 신경 쓰고 조심해야 할 수칙은 무엇이 있나?
A. “호흡기감염의 특성상 단체활동을 하면 감염이 전파될 위험이 있다. 비말감염을 막기 위해 기침예절과 손 씻기가 매우 중요하다.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손잡이·문고리 등은 70% 알코올 등으로 자주 소독하는 것이 좋다.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따로 생활하도록 구분하고 면밀히 관찰한다.”
Q. 코로나19 예방 수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겠지만 지나친 공포감이나 불안감도 지양해야 할 거 같다. 의사로서 생각은?
A. “코로나19 확산 국면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때까지 손 씻기, 기침예절, 마스크 착용, 많은 사람이 붐비는 장소 방문 자제 등을 실천하면 감염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감염되더라도 중증 폐렴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최근 치료제 후보로 시도되는 약물도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막연한 불안보다는 철저한 개인위생, 충분한 휴식, 영양 섭취 등으로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Q. 마지막으로 일반 국민과 장병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일상생활을 하는 데 많이 불편하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은 시기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여러 건강정보가 떠돌고 있지만 잘못된 것도 있으니 정보의 원래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한 불안감에 ‘치료 후보제’인 약물을 구하거나 임의로 복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제가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안지현TV)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올바른 건강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