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결법 제시할 수 있는 Z세대 장병들, 한국군의 축복”

입력 2020. 02. 26   17:26
업데이트 2020. 02. 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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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 Bullets fly to the future』 펴낸 정 항 래 부천대 특임교수(예 육군중장) 
 
정보 찾는 수단·방법 다른 세대
그들의 능력 발휘할 환경 만들어야
후배들의 멘토 같은 책이 되기를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 새로운 기준과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자유롭게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동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육군군수사령관을 지내고 지난 2017년 전역한 정항래(예비역 육군 중장) 부천대 특임교수가 신간 『333』(신정 펴냄)을 출간했다. 책은 이제 막 태동한 제4차 산업혁명과 Z세대가 주역이 될 미래 그리고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신세대 장병들이 찾아가야 할 한국군의 새로운 길과 방향에 대한 안내서이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저자는 “39년간 군 생활을 해왔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제 군 생활을 돌아보며 ‘누군가 세상의 변화를 알려주었더라면, 누군가 멘토를 해주었더라면 내 삶이 조금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멘토 같은 책을 꼭 하나 내고 싶었는데 제 오랜 꿈 하나를 이뤘네요”라며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책 제목은 『333』. 간결한 숫자를 보며 ‘어떤 의미일까?’하는 궁금증이 먼저 든다.

“책 제목인 『333』은 제1차 산업혁명 이후의 지난 300년의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30년을 담고 있어요. 그리고 도전과 변화, 상상의 정신을 담은 3이라는 숫자를 포함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또 제가 개인적으로 숫자 3을 좋아하기도 해요”라며 책 제목에 대해 소개했다.

저자는 “제 첫 책이었고 누군가의 책을 비슷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 내다보니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더라고요. 제 생각과 논리들을 새롭게 정리하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포기하면 지는 거니까,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군인 정신으로 썼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책 표지를 넘기고 본문을 읽자마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바로 글씨 크기와 본문 편집. 휴대전화 속 작은 활자에 익숙해져서인지 다소 큰 글자 크기와 짜임새 있는 여백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런 편집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을까.

“책의 집필 방향 자체가 진짜 읽기 쉬운 책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가독성이었습니다. 큰 글씨와 구어체에 가까운 문체, 공간과 여백을 활용해 생각을 배치하는 노력을 하면서 가독성을 높이려고 애썼어요. 또 독자가 읽었을 때 개념과 의도, 주제를 논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것도 특징입니다.”

그는 독자들이 적어도 책을 3번은 읽어주길 당부했다.

“빠르게 읽는 사람은 한 시간 만에 읽을 수도 있을 텐데요. 읽고 또 읽을 때마다 글 속에 있는 함의와 행간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 책을 읽으면서 지면 위의 여백들을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로 채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지혜로운 군인이 되는 법’을 이야기한다. 패러다임의 전환, 질문의 중요성 등의 이야기와 함께 그는 군대로 밀려오는 Z세대가 한국군의 커다란 축복이라 얘기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Z세대는 어떤 존재일까?

“기본적으로 정보를 찾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 다른 세대라 생각해요. 그리고 조금만 동기를 부여하면 우리보다 훨씬 다양하고 새로운 개념을 찾을 수 있는, 생각지 못한 것을 해낼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구요. 예를 들면 ‘통일의 방법’이나 ‘남북대화의 방법’ ‘부대 지휘 방법’ 등을 지금까지 보지 못한 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은 새로운 군을 만드는 세대가 될 겁니다. 군을 지휘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어진 2, 3번째 파트에서는 산업혁명과 한국군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는 시대를 읽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하거나 현재를 지키려는 각종 규제,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포괄하는 상징어로 ‘빨간 깃발’ 일화를 풀어냈다.

“군대 내에도 보이지 않는 빨간 깃발들이 있어요.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군대 내 정해진 기준과 익숙해진 패턴을 탈피하고 시대에 맞게 변화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앞으로 스스로 더 채워나가면서 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한 번 더 출간하고 싶어요. 이번 책과는 다른 테마로 핵무기나 교육체계 등 외부 전문가들의 지식과 함께 군인 입장에서 해석한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예비역으로서 군과 후배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 싶어요. 계속 곁에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글=최승희/사진=이경원 기자


최승희 기자 < lovelyhere@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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