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서애류성룡함에서 승선검색반장 임무를 겸직하고 있다. 승선검색은 테러, 밀입국 등 해상에서 불법행위 의심 선박을 발견할 경우 함정에 탑재된 고속단정을 이용해 선박에 직접 올라가 검문·검색하는 임무를 말한다. 만약 승선검색반장이 잘못된 상황판단을 내리거나, 승선검색팀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지 못한다면 사지로 내몰릴 수도 있기에 그만큼 위기관리능력과 팀워크가 중요하다.
최근 서애류성룡함의 승선검색 임무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팀원들과 함께 해군 특수전전단(UDT)에서 주관하는 2주간의 승선검색 교육과정에 참가했다. 서애류성룡함에서도 평상시 자체적으로 승선검색 교육·훈련을 열심히 수행해 왔고, 임무 수행능력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교육과정에 참가했다.
하지만 교육·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것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생소한 이론교육은 물론 4m 높이 사다리 등반 훈련, 선박 내부 진입 훈련 등 여러 실습 훈련을 받으면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훈련이 계속될수록 처음에는 서툴렀던 동작도, 기억나지 않았던 검색절차들도 점점 익숙해졌고 팀워크가 점차 향상되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훈련 마지막 날이 찾아왔다. 승선검색 능력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종합전술훈련이 진행됐다. 해군 함정을 불법 의심 선박으로 가정하여 팀원들과 함께 고속단정을 타고 의심 선박에 올라 승선검색을 하는 훈련이었다. 사다리를 올라 갑판에 첫발을 디뎠을 때는 훈련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긴장감을 떨칠 수 없었다.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는 좁고, 장애물이 많아 이동도 쉽지 않았다. 훈련 중 통신두절 상황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익힌 기본 절차들을 차근차근 되새기면서 팀원들과 함께 선박 곳곳을 수색하여 절차에 따라 승선검색을 진행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훈련을 집행하던 교관의 “훈련 종료!”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당시 모든 팀원은 실전 같은 훈련으로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훈련이 끝나고 교관들의 강평이 진행됐다. 교관들은 미흡한 부분을 중심으로 꼼꼼히 강평해 줬다. 실전이었다면 목숨을 달리할 수 있었기에 부족했던 부분을 머리와 가슴에 새겼다. 정신없이 지나간 2주간의 짧은 교육과정이었지만, 교관들의 열의에 찬 교육으로 향상된 팀워크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승선검색반장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지식과 상황판단능력, 위기관리능력을 한 단계 향상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
이제는 훈련이 아닌 실전이다. 지난 2주간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승선검색 임무를 반복 숙달하며 전기·전술을 연마해 어제보다 더 평화로운 오늘의 바다를 만들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