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꿈을 찾은 내 아들

입력 2020. 02. 21   16:26
업데이트 2020. 02. 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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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Dream, 육군 드림’ 우수 실천사례 수기 공모전 수상작 ⑥·끝 최우수작(부모님 부문)


 

설 이 숙 
육군1군수지원여단 신승문 일병 어머니
설 이 숙 육군1군수지원여단 신승문 일병 어머니

군 입대 전 아들과 여행하며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전역 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 궁금한 마음에 “아들아! 너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고 싶니?”라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입대를 앞두고 많이 예민해진 것 같아 더는 물을 수 없었다.

2019년 5월 27일, 육군훈련소에 도착해 주차장을 향하는데 한쪽 연병장에서 바닥 위를 뒹굴며 훈련받는 모습을 접했다. 차에서 내려 입영장을 향하는 아들의 등을 보며 목이 메는 걸 감출 수가 없었다. 아들의 등을 토닥이며 건강하게 훈련 잘 받고 수료식 날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잘 지내고 있겠지? 괴롭히는 병사들은 없겠지”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지내던 중 휴대전화에 ‘041 - 000’ 낯선 번호가 뜨고 사랑스러운 아들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잘 지내고 있으니 염려하지 마시고 잘 지내세요”라는 말에 안심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게 됐다. 새삼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드디어 7월 2일 수료식 후 지금의 부대로 배치받았다. 입대 전까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꿈을 찾아 방황하던 아들은 군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많았다고 했다.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매일 통화하고 소통했고, 일상 속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A&R이라는 낯선 직업에 대해 말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 같다는 말을 했다. A&R이 뭐하는 것인가 궁금해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다. 음악 직업으로 아티스트 발굴부터 음반 기획, 제작, 관리, 음악 시장 파악 등 기획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하는 일이라는 내용을 알고 내심 걱정이 컸다. 불어전공을 하는 상황에서 전공과 무관한 직업을 선택하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자신이 존경하는 평론가님께 메일을 보내고 싶다며 미리 보여준 내용을 읽어 보면서 아들의 진로문제에 대한 걱정이 모두 사라졌다. 아들은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잡고 휴대전화를 활용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미래를 준비해나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 평론가님으로부터 좋은 답장이 올까 고민하는 아들에게 답장의 여부와 상관없이 메일을 보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힘을 실어줬다.

의미 없이 보낼 수도 있는 군 복무 시간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 헤쳐나갈 인생을 내다볼 귀한 기회의 시간이 된 것이 감사하다. 특히 입대 후 하루하루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하는 아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앞으로 남은 군 복무도 건강하게 잘 마치고 가정으로 복귀하기를 기도하며 대한민국 모든 국군 장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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