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현 병영칼럼] 토익 만점자가 말하는 영어 잘하는 법

입력 2019. 08. 21   16:59
업데이트 2019. 08. 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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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현 크리에이터 ‘한국언니’
문소현 크리에이터 ‘한국언니’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꽤 많다. 제목에 ‘토익 만점자가 말하는 영어 잘하는 법’이라고 써 놓았지만, 필자는 사실 토익 만점 받았다는 사실을 그다지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험 성적이야 공부를 하면 잘 받을 수 있는 거고, 토익 만점은 영어를 잘하는 척도도 아니다. 진정한 언어 배우기의 목적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외국인이나 영어를 써야 하는 상황을 만났을 때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의사소통에 기반을 둔다고 생각한다.

외국어를 할 줄 알면 좋은 점이 많다. 우선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언어 그 자체를 배운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해당 국가의 문화나 사고방식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고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된다. 영어와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구사하는 사람으로서, 어릴 적 공부하고 외운 지식의 대부분이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언어를 습득한 것만큼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어를 잘하려면 ‘잘하고 싶은 마음’은 기본이다. 이러한 마음은 없고 단순히 시험 성적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그냥 그만큼만 하면 된다.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발전의 경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므로 영어를 잘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다면 다른 무언가를 선택해서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자신감’도 필수다. 한국 사람이 한국 발음으로 영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일부 문법에서 실수하는 것도 당연하다. ‘한국언니’ 유튜브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그 발음과 오류를 귀엽다고 생각한다. 올해 영국 웸블리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현장에 있었는데,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완벽한 영어 구사보다 어렵지만 어떻게든 소통하려고 하는 그들의 모습에 6만 팬은 감동했다.

정확한 문법과 어휘력, 선명한 발음의 중요성을 경시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부 장관 또는 뉴스를 전달하는 앵커가 전달성과 신뢰성이 떨어져서는 곤란할 것이다. 하지만 언어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확실한 것은,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문법도 변하며 영원히 정해진 발음과 문법의 규칙이라는 건 없다는 점이다. 결국, 문법도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고, 한 시대나 나라의 발음, 심지어 방언까지도 사람이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많이 시도하고, 많이 틀려라. 언어를 사용하는 주목적은 의사소통에 있다는 걸 명심하자. 나아가 듣고 말하고 현장에서 경험하고 부딪히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마라. 문법 같은 자질구레한 것들은 일단 그 두려움을 타파하고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게 되면 저절로 따라오고 나중에 훨씬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어진다. 이는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외국어 배우기에 해당하는 말 같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영어에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그 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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