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근 독자마당] 디지털 시대와 안보의식

입력 2019. 07. 31   15:11
업데이트 2019. 07. 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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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근 서울시 관악구·(예)해군병장
이현근 서울시 관악구·(예)해군병장

전역 후 사회에서 바쁘게 7년을 보내는 동안, 군과 병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듯하다.

대표적인 변화로는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허용에 관한 소식으로 보인다. 세상이 변하고 발전해 나가면 군도 변화와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 세대와 필자의 군 생활은 분명히 달랐을 것이며, 앞으로 복무에 임할 병사들의 군 생활은 분명히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군에서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안보 정신’이다. 전자기기 성능의 발달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휴대전화로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가 됐다. 군사보안이 중요시되는 군에서는 이러한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수많은 병사에게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현안에는 다양한 시행착오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의 휴대전화 시범운영에 대한 성적표는 좋지 않아 보인다.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심지어 IS 관련 앱까지 설치하는 이용 행태의 언론보도를 볼 땐 심히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사회와 단절된 병영생활의 어려움은 필자도 직접 겪었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휴대전화 허용이 얼마나 혁신적인 변화가 될지는 이해된다. 따라서 휴대전화 허용과 관련해 올바른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관리시스템과 병사의 상호작용이 중요해 보인다.

우선 병사들에게 허용되는 휴대전화에는 군사보안에 특화된 강력한 보안 앱을 개발, 의무화해서 불필요한 용도로의 기기 사용을 제약하는 방법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병사 개개인들의 안보의식 고취라고 생각한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르듯,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병사들도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현시점은 군의 존재 이유와 책임감과 관련해 국가에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평화를 만드는 것은 정치의 몫이지만, 평화를 지키는 것은 군대의 몫’이라는 말이 있듯이 평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힘을 갖춘 군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변화하고 발전하는 한국 사회에 맞추어 병사들의 복무 편의와 대우도 함께 나아지는 데에는 무조건적인 찬성과 지지를 보낸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더라도 군의 ‘안보 정신’만은 최고의 무장상태에서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되어 국민에게 영원히 신뢰받는 믿음직한 군이 되기를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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