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철 종교와 삶] 플러스, 마이너스

입력 2019. 07. 23   16:35
업데이트 2019. 07. 23   16:36
0 댓글

 

손 준 철 
육군학생군사학교 신앙전력장교·소령·목사
손 준 철 육군학생군사학교 신앙전력장교·소령·목사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걱정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걱정’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있어야 사람은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건강한 근심을 하는 사람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걱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을 ‘정상성’과 ‘이상성’으로 분류하곤 합니다. 정상성이란 평범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이상성이란 평범하지 못한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고통을 덜 겪으면 정상적인 삶을 살고, 수많은 고통을 겪으면 비정상적인 삶을 사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눈앞에 있는 문제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는 사람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알지 못하고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거나 그것으로 인해 좌절하거나 그것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분명한 경계를 갖는 사람은 건강한 삶을 살지만, 경계가 모호해서 그 선을 넘나드는 사람은 일상에 건강하게 대처하기가 힘듭니다. 작가 어니 J 젤린스키가 쓴 『느리게 사는 즐거움(Don’t Hurry, Be Happy)』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것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다. 즉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지나간 일들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걱정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고작 4%인데 이것마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 때문에 잘 감당하지 못합니다. 경계가 분명하지 못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하게 되고, 걱정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생이 됩니다.

사람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다수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답합니다. 행복은 어느 특정한 날이 돼야 얻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날마다 일상에서, 그리고 소소한 삶에서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신이 일상에서 내려놔야 할 것들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플러스만이 행복은 아닙니다. 마이너스도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쁜 것은 마이너스하지 않고 자꾸만 좋은 것들로 플러스하려고 하므로 좋은 것을 누릴 기회가 와도 마음이 불편하고, 웃고 즐거워해야 할 때도 근심하며 삽니다. 우리의 삶에는 행복의 요소들이 참 많습니다. 그 요소들을 담으려면 내가 지금 소유하고 있는 걱정과 근심을 정리해야 합니다. 필요 없는 것들은 과감하게 빼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때부터 행복이 담기는 인생이 됩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