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해군 힘찬 항진… 그 중심엔 공감”

입력 2019. 06. 12   17:12
업데이트 2019. 06. 12   18:06
0 댓글

『공감의 시대』 (제러미 리프킨 지음/ 이경남 옮김/민음사 펴냄)


박동선(준장) 해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

 
똑똑한 지휘관일지라도 하향식 지휘법 고집 땐 성과 못내
신기술은 모두의 상상력에서 나와… 장병 개개인 의견 소중
‘협업의 배’에 올라타야 2045년 해군이 그리는 미래에 도달



해군 장병을 비롯한 국방일보 독자들에게 제러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를 추천한 박동선(준장) 해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이 추천 도서를 살펴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한재호 기자
해군 장병을 비롯한 국방일보 독자들에게 제러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를 추천한 박동선(준장) 해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이 추천 도서를 살펴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한재호 기자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대신 느끼는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바야흐로 ‘소통을 통한 공감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지휘관일지라도 부하들과의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 명령을 내리는 하향식 지휘법을 고집한다면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사고의 다양화 속에서 성과가 창출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부하들의 입장과 관심사를 훤하게 꿰뚫고 있어야만 통합을 이끌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리더십’이라는 거대한 방으로 들어가기 위한 열쇠는 바로 ‘공감’입니다.”

  


인류는 공감하는 능력 계발해오면서 진화

 

박동선(준장) 해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은 해군 장병을 비롯한 국방일보 독자들에게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를 추천했다.

박 준장은 “이 책은 두께가 만만치 않아 시간을 두고 집중해서 읽어야 하지만, 저자의 흥미로운 논리 전개 방식에 쉽게 빠져들게 될 것”이라며 “‘공감의 리더십’이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스마트해군을 향해 항진하는 해군 장병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강조했다.

리프킨은 인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키워드로 ‘공감’을 내세우면서 인간은 적대적 경쟁보다는 상호 유대감을 형성하고 고차원적인 욕구를 지향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고대 신화적 의식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공감적 특성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살핀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과 행복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공감 능력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해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본성은 이타적입니다. 우리는 태어나고 1년이 지나서야 겨우 혼자 걸을 수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일어서서 걷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미성숙한 상태로 세상과 마주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군가의 헌신적인 도움 없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인류는 공감하는 능력을 계발해오면서 진화할 수 있었죠.”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이타적 본성은 ‘공감’이라는 단어로 진화했다. 공감은 인간이 다른 사람의 고통의 감정세계로 함께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능동적 감정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이 책에서 주목했던 부분은 인간의 공감 능력입니다. 지금 군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학자들은 공감 능력을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감지하고 그것을 상대 입장에서 대신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동료들과 일치단결해야 하는 군인에게 이러한 공감 능력은 꼭 갖춰야 할 요소입니다. 지휘관이 부하들에게 몰입하고 ‘소통과 배려의 공감 리더십’을 펼칠 때 비로소 그 조직은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해군의 신기술 적용을 책임지는 해군신기술정책발전TF장이기도 한 박 준장이 ‘기술’보다 ‘공감’을 강조하는 것이 의외였다. 업무 특성상 타인을 위한 마음보다는 최첨단 기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 기자의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준장은 “신기술은 모두의 상상력에서 나온다”며 공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단정 짓는 게 위험”


“무엇보다 후배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잘 들어야 하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단정 짓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신기술은 과거에는 모두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습니다. 1965년 이정문 화백이 그렸던 미래 모습의 만화가 오늘날 현실이 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장병 한 명 한 명의 의견이 소중한 이유입니다.”

해군은 미래지향적 과학기술군을 표방하는 ‘스마트해군’을 향해 힘차게 항해하고 있다.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며 협력해야만 해군이 꿈꾸는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다고 박 준장은 생각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 흐름에 따라 스마트해군의 추진 과제도 수시로 늘어나고 줄어든다. 신기술정책발전TF는 장병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과제를 포함하거나 조정한다. 과제는 오픈돼 있으며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톱다운(Top-Down) 방식은 과거의 방식입니다. 하향식 지휘로는 급변하는 시대에서 도태될 뿐입니다. 다양한 구성원이 모인 군대도 협력만이 살길입니다. 노력의 통합이 필요한데 그 중심에는 역시나 ‘공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경제활동은 적대적 경쟁이 아니라 힘을 합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모험이다. 협업의 경제체제에 동승하는 개인과 기업, 나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해군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스마트해군을 향해 항해한다면, 2045년 해군이 그리는 미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로 우리 해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박 준장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는 독서가다. 화장실에도 항상 책을 비치해 둘 정도다. 함정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시간을 오래 두고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제법 두껍고 어려운 책을 주로 접했다. 고속정장 임무를 수행한 초급장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읽어 온 책은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는 “해군 특성상 함정을 타고 출동하면 함장은 24시간 깨어 있어야 하는데 당직을 제외한 휴식 시간에는 거의 독서를 했다”고 회상했다.

박 준장은 32년여의 군 생활을 마치고 오는 7월 사회로 나간다. 전역을 앞둔 그는 마지막으로 해군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軍 생활 중 차별화된 전문분야 만들길” 


“군 생활 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전문 분야를 한 가지 정도 만들 것을 추천합니다. 반드시 학문적인 분야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취미와 관련된 것일지라도 관심 있는 분야에 깊이까지 있다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도는 한 길로 통한다고 봅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오르면 전체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업무 이외의 삶도 풍부해질 것입니다.”

안승회 기자 lgiant61@dema.mil.kr


안승회 기자 < lgiant61@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