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경 수 시론] 한미 정상회담과 북한 비핵화 과제

입력 2018. 05. 23   17:20
업데이트 2018. 05. 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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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경 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예)육군소장
신 경 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예)육군소장



한미 간 네 번째 정상회담이 열렸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6·12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열린 회담이다. 한미 정상회담은 남북 정상 간 판문점 회담 이후 순탄할 것으로만 보였던 북한 비핵화 노력이 북·미 간 이견 노출로 위기감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개최됐다.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과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 및 합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한미 공조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한미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와 구체적인 비핵화 및 체제 안전보장 방안 등에 관해 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북·미 간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실현 가능한 비핵화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이 다소 위태롭게 보였던 6·12 북·미 정상회담을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에, 한미 두 나라 정상이 마주 앉아 동맹의 공고함을 과시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도전과제를 긴밀하게 공조했다는 점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한미 외교당국 및 국가안보실 간 동맹으로서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피력한 바 있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단일과제를 놓고 대화했다.

대화 형식에서 배석자 없는 단독정상회담을 반영한 것은 이례적이다. 1대1 대담 추진은 미·중 대담 및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양국 최고지도자가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러한 정상회담 형식은 북한 비핵화라는 사안의 특성상 최고지도자의 판단과 결심이 중요하다는 점, 김정은이 협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한국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이라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북한과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속도·범위·순서 등에서 간격을 좁혀나가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의지와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많은 학자들은 최근 북한의 태도변화에 중국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한미는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이해관계와 미·중 관계 변화를 고려한 비핵화 협력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한미동맹포럼 강연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도 한미동맹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로 북한 위협에 단호히 대응해나갈 때 가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비핵화 과정에서 공고한 한미동맹과 한미연합방위태세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향후 야기되는 우발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 군은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주어진 소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를 이루려는 정부의 노력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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