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어린이정원 오늘 국민에 개방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 첫 임시 개방
장군 숙소, 역사 자료 전시 홍보관 변신
서가에서 책 읽고 야외무대선 공연도
환경 점검도 철저히…5월 풍성한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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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앞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를 활용해 조성한 ‘용산어린이정원’이 4일 국민 품으로 돌아간다.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로 일제가 용산 일대 약 300만 평의 군용지를 강제 수용한 이후 약 120년 만에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통령실과 국방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미래 세대와의 소통 공간, 용산어린이정원을 먼저 둘러봤다. 글=김철환 기자/사진=연합뉴스
반환 미군기지 중 대통령실 인접 30만㎡ 개방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용산어린이정원(어린이정원)을 찾아 “임기 내내 아이들이 이곳에서 뛰어놀게 하면서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이렇게 해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어린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곳이 많이 없는 것 같아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 중 처음으로 임시 개방하는 구역을 어린이정원이라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어린이정원을 언론에 사전 공개하면서 “대통령실 이전을 계기로 기지반환을 위한 한미 합의가 가속화하면서 용산기지 243만㎡(약 74만 평) 중 2022년에만 58.4만㎡(약 18만 평)가 반환됐고, 이중 대통령실과 인접한 30만㎡(약 9만 평)를 어린이정원으로 조성했다”고 부연했다.
어린이정원은 종전 미군기지 특색을 최대한 살리되,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여가 공간을 추가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주 출입구는 미군기지였을 당시 14번 게이트로,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에서 아모레 퍼시픽 본사 앞을 지나 쭉 올라오면 만날 수 있다. 14번 게이트는 ‘용리단길(용산+경리단길)’이라는 명소로 자리 잡은 신용산역 일대 초입이라 보면 된다.
어린이정원 전체 공간은 주 출입구를 통과하면 마주하는 장군 숙소 지역의 문화·휴식·편의 공간, 정원의 중심이 되는 잔디마당, 전망언덕, 동쪽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로 구성됐다.
장군 숙소 지역은 실제 미군 장교들이 거주했던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 외관과 거리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마천루가 즐비한 용산 도심 속에서 미국의 한적한 소도시에 온 듯한 이채로운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장군 숙소 내부는 문화·휴식·편의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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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출입구 주변 장군 숙소는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 독립 후 미군 주둔, 이번 임시 개방까지 용산기지의 120년 역사를 지도·연표·사진으로 담은 ‘홍보관’으로 변모했다.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최근까지도 미군의 110v 전원을 이어주는 데 활용된 나무 전신주들을 지나 걷다 보면 휴식과 독서를 할 수 있는 ‘용산서가’, 상설 전시가 열리는 ‘전시관’, 버스킹이나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작은 야외무대 ‘이음마당’을 만날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온화(溫火·Gentle Light)?따스한 불빛으로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의 미래를 밝히다’라는 주제의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볼 수 있다. 1500개의 전통 창호 모양의 빛으로 구성된 작품에는 따스한 온기를 나누며 용산의 미래를 밝혀 나가려는 염원을 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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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역사와 주한미군 생활상도 소개
어린이정원의 백미인 ‘잔디마당’ 초입에는 ‘카페 어울림’과 두 개의 ‘기록관’이 있다.
기록관1_수하우스는 1967년부터 3년간 용산 미군기지에 살았던 수 코스너 씨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당시 미군 가족의 집을 재현한 곳이다. 수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거실, 공군이었던 수 아버지의 서재, 기지 내 학교를 함께 다녔던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수의 방에서 당시 용산기지 내 미군 가족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기록관2_기지 이야기에서는 과거 용산 미군기지 모습과 1960~1970년대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던 미8군 클럽을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실을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잔디마당’과 ‘전망언덕’은 어린이정원의 하이라이트다. 카페 어울림의 폴딩도어를 나서면 데크에서 넓디 넓은 푸른 잔디마당을 조망할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2만 평 규모의 잔디마당 둘레로 거대한 플라타너스가 늘어선 ‘가로수길’을 지나면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한눈에 들어오는 ‘하늘바라기길’로 접어든다. 이 길은 다양한 계절별 들꽃이 심어진 ‘들꽃산책로’로 이어진다.
대통령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전망언덕은 어린이정원의 핵심 포토존이 될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대통령실은 물론 남산과 용산 도심,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어 미국의 백악관 앞 공원과 같은 열린 소통 공간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했다.
어린이정원 동쪽으로는 스포츠 꿈나무를 위한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이 있는 ‘스포츠필드’가 자리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4일 개방과 함께 대통령실 초청 전국 유소년야구대회와 축구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촘촘한 환경 모니터링 ‘문제 없음 확인’
대통령실은 어린이정원 개장을 준비하면서 촘촘한 환경 모니터링을 시행해 이용에 문제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니터링은 지난해 9·11월, 올해 3월에 실내 5곳과 실외 6곳의 공기질 측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실외 공기질은 환경기준치 이내로 주변지역 4곳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고, 실외 공기질도 관련 환경 기준에 모두 부합해 안전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임시 개방을 준비하면서 전 지역에 걸쳐 15㎝ 이상 흙을 덮은 후 잔디 등을 심거나 식생 매트를 설치하고, 유류저장탱크를 제거하는 등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했다.
어린이정원에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캐릭터 전시, 체험 이벤트, 스탬프 투어, 공연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또 주변 직장인을 위한 수요 버스킹,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주말 버스킹, 전문 도슨트(해설사)와 함께 용산기지를 살펴보는 워킹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홈페이지(www.yongsanparkstory.kr)에서 사전 예약을 받는다. 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주 출입구 또는 국립중앙박물관 북측 담장과 연결된 부 출입구로 입장할 수 있다.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김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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