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특전교] 단 한치의 오차 없이 대성공…폭파 고수로 거듭나

맹수열

입력 2023. 01. 03   17:14
업데이트 2023. 01. 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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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기 초급리더과정 교육생

다음 달 17일까지 주특기 훈련

 

“혹한 속 하루하루 훈련 매진…

언제든 임무 수행 가능한

특전요원 되고파”

 

폭파 부사관 양성 위해

더 정밀하고 복잡한 교육 필요

국가기술자격 부여 힘 기울여

 

전시 적 지역에 침투해 첩보·정보를 획득하고, 적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등 특수 임무를 맡는 특전 요원들에게는 각자 전문적인 주특기가 부여된다. 정작, 통신, 의무, 화기, 폭파 등 다섯 가지 주특기 가운데 폭파 부사관은 적의 주요 시설을 무력화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폭파 부사관의 능력은 작전의 성패와 생존성을 보장하는 밑거름이다. 정예 특전 부사관 양성의 요람인 육군특수전사령부 특수전학교(특전교)는 현재 22-4기 초급리더과정 교육생을 대상으로 주특기 훈련을 하고 있다. 3일 경기도 광주시 특전교 폭파교장에서 ‘정밀 폭파 고수’로 거듭날 폭파 부사관 교육생들의 실전적인 훈련을 확인했다. 글=맹수열/사진=김병문 기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군데군데 남아있는 야외 훈련장에 한 무리의 특전 부사관 교육생들이 정렬했다. 헬멧과 방한 장비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지만, 고강도 훈련을 소화하는 이들의 번뜩이는 안광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3일 육군특수전학교 폭파교장에서 초급리더과정 폭파 주특기 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교육생들이 뇌관을 폭파한 철통 안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3일 육군특수전학교 폭파교장에서 초급리더과정 폭파 주특기 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교육생들이 뇌관을 폭파한 철통 안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지금부터 전기식 점화장치를 이용한 폭파 훈련을 실시합니다. 전원 연막제, 전기뇌관 수령!”

특전교 전술학처 폭파교관 김형엽 상사의 말이 끝나자 교육생들은 한 명씩 훈련에 필요한 장비를 받아갔다. 이 과정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손을 대는 특이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접지를 통해 몸에 남은 전류를 제거하는 행동입니다. 혹시 정전기가 남아있으면 뇌관 등이 오작동해 폭파될 수 있기 때문이죠. 폭파에 사용되는 뇌관 역시 철로 만든 원통 안에서 넣어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죠.” 폭파반장 이현우 대위의 설명이다.

장비를 수령한 교육생들은 교관 지시에 따라 철통 안에 뇌관을 설치한 뒤 뇌관줄을 뽑아 원격무선폭파세트 수신기와 연결했다. 뇌관과 수신기를 떨어뜨리는 이유 역시 안전사고로부터 교육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한 특전부사관이 수신기를 이용해 뇌관을 검사하는 모습.
한 특전부사관이 수신기를 이용해 뇌관을 검사하는 모습.

 

훈련에 앞서 부사관들이 땅바닥에 손을 대는 접지 과정으로 몸에 남은 전류를 제거하고 있다.
훈련에 앞서 부사관들이 땅바닥에 손을 대는 접지 과정으로 몸에 남은 전류를 제거하고 있다.

 

이어 폭약을 대신하는 연막제에 뇌관을 삽입한 교육생들은 폭파 시간을 설정하고, 뒤로 물러났다. 잠깐의 적막이 흐른 뒤 굉음과 함께 흰 연기가 동시에 뿜어져 나왔다. 폭파는 대성공.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훈련을 마쳤지만, 교육은 계속 이어졌다. ‘반복 또 반복만이 숙달의 지름길’이라는 당연한 명제에 따른 것이다.

“폭파 임무는 특수작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폭파 전문가가 되기 위해 저희는 혹한 속에서도 하루 하루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도 기량을 갈고 닦아 주특기인 폭파는 물론 특수전 교육과정까지 완벽히 수료해 언제든 임무 수행이 가능한 특전요원이 되고 싶습니다.” 폭파를 마친 교육생 손진혁 중사는 굳건한 표정으로 훈련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교관들의 열의도 뜨거웠다. 폭파교관 김형엽 상사는 “대한민국 유일의 특수작전 전문 교육기관의 교관이자 폭파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최고의 폭파 부사관을 양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폭파 부사관의 훈련은 일반적인 대량 폭파 훈련과는 조금 다르다. 적지에 침투하는 데 가져갈 수 있는 폭약·폭파기자재 양에 한계가 있고, 추가 보급도 어렵기 때문이다. 목표의 취약 부위를 분석하고 폭약량을 산출해 최소의 폭약으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 폭파 부사관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더 정밀하고 복잡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특전교의 부연이다.

이에 따라 특전교는 폭파 부사관 교육생들에게 표적 제원에 맞는 폭약량 산출·설치, 비전기·전기식 점화장치 운용, 표적 유형별 파괴 기술, 급조폭발물(IED) 제작·처리, 통로 개척 기술 등 다양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폭파 부사관들의 국가기술자격 부여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군 최초이자 유일한 화약취급기능사 자격과정 교육·훈련기관으로 특전교가 선정된 것은 이런 노력의 산출물이다. 특전교 관계자는 “각종 특수교육 과정을 국가기술자격과 연계함으로써 국가 비상상황 발생 때 국가기술자격을 갖춘 특전요원들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최정예 특전요원의 전문성을 사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5일 입교한 22-4기 초급리더과정 교육생들은 다음달 17일까지 11주 동안 강도 높은 주특기 훈련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6주 동안 계속되는 특수전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 자랑스러운 특수전 휘장을 가진 ‘정예 검은 베레’가 되기 위한 교육생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글=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사진=  김병문 기자 < dadaz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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