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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토끼’에 투자? 수익률보다 더 큰 그림!

입력 2022. 11. 14   16:38
업데이트 2022. 11. 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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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가이드

- 전략적 투자자와 CVC(Company Venture Capital)

 
이번에는 전략적 투자자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인 CVC(Company Venture Capital)에 대해 상세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투자하는 방식에는 크게 재무적 투자(FI·Financial Investment)와 전략적 투자(SI·Strategic Investment)가 있다. 재무적 투자는 말 그대로 재무적 관점에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데 비해 전략적 투자는 재무적인 관점보다는 사업적인 시너지나 기술 흡수 등이 더욱 중요하다. 재무적 투자는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이 하는 일반적 투자 방식을 말한다. 사실 포괄적으로 보면 대중들이 많이 하는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 역시 재무적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설명한 민간 투자자 중에 개인 에인절 투자자나 투자조합,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은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이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이나 CVC가 전략적 투자자인 경우가 많다.


대기업, 사업확장·개척·시너지 효과 목적
상호 윈윈 가능한 유사 업종에 투자 선호
스타트업도 영업망·브랜드파워 등 이점
CVC 설립요건 완화로 최근 더 활성화
 

재무적 투자는 자금을 투입하고 일정 기간 후에 투자금액의 몇 배수로 회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오직 이자나 배당, 원리금 회수 형태의 수익을 추구한다.

기업에 대한 투자 집행 이후 기업이 잘 성장해 투자 자금을 회수(Exit)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한 회사가 후속 투자를 받거나 M&A(인수합병) 또는 IPO(주식시장 상장)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그래야만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또 다른 스타트업에 재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략적 투자라고 해서 투자금 회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재무적 투자자에 비해 투자 목적과 우선순위가 다르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전략적 투자는 재무적 투자에 비해 투자수익률보다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투자수익 자체보다는 투자하는 회사와의 사업적 제휴 또는 아웃사이드 인(Outside-in) 형태의 빠른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대기업이 전략적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다. 전략적 투자자는 스타트업으로부터 혁신적인 기술이나 문화, 실행력 등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전략적 투자자의 지원을 통해 시장 확대와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 전략적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사업적 우군을 만들기 위해 혈맹을 만드는 것으로, 투자한 기업이 잘 성장하면 추후 인수합병 하거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할 수 있다.

전략적 투자자는 대부분 사업적으로 상호 윈윈이 가능한 유사 업종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건설사들이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금융회사들이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우미건설이 직방에 투자하거나 한국산업은행이 토스에 투자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유사 업종이 아니더라도 롯데그룹이 커머스를 강화하기 위해 현대택배를 인수한 것처럼 밸류체인상에서 전략적 투자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 밖에도 텐센트가 카카오 설립 초기에 투자한 사례, 네이버가 본 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었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 투자한 사례 등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CVC가 활성화하면서 전략적 투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대기업이다 보니 의사결정이 느리고 투자금액이 벤처캐피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이 보유한 영업망이나 마케팅, 브랜드 파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기업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하는 곳이 현대그룹, GS그룹, CJ그룹 등이다. 현대자동차는 국내외 모빌리티 서비스, 자율주행, 카셰어링, 로보틱스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에 공격적인 지분 투자를 하고 있고 CJ나 농심처럼 전통적인 식품회사들도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GS그룹은 CVC인 GS벤처스를 설립해 최근 1300억 원 규모의 첫 번째 펀드 결성을 완료했는데 향후 5년 동안 21조 원을 들여 바이오,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 퓨처 커머스, 딥 테크, 스마트 건축 등의 신성장 분야에서 초기 단계의 국내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주식회사는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부터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221억 원에 인수해 CVC를 설립했고 향후 5년간 문화, 플랫폼, 웰니스, 지속가능성 등 4대 미래 성장엔진 중심으로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넥슨, 엔씨소프트 같은 대형 게임사가 소규모 게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례도 계속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략적 투자자가 투자했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많다. 기존 사업과의 전략적 시너지가 나거나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 라인 확대가 필요한 경우, 시장 점유율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및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 등에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에는 구글의 유튜브·딥마인드(알파고)· 안드로이드 인수, 페이스북(현 메타)의 인스타그램 인수,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신세계그룹의 카사미아 인수, 카카오의 멜론 인수 등이 있다.

투자 시장이 가장 크고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CVC라는 개념이 대중화돼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규모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50%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만큼 구글벤처스, 애플, 아마존, IBM벤처그룹, 인텔캐피털, 퀄컴벤처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를 많이 하기 때문일 것이다. CVC 투자가 활발해진 이유는 대기업이나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 허용뿐만 아니라 설립 방식과 펀드 조성에 특별한 규제가 없어 기업이 자율적으로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구글벤처스는 지주회사 알파벳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벤처캐피털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오래됐지만, CVC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개념이었다. 그동안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CVC를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털 시장 활성화를 위해 법을 개정해 2021년 12월 30일부터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벤처지주회사의 설립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CVC 설립과 CVC를 통한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 CVC 투자 집행액은 2021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국내 CVC의 투자집행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적 투자와 CVC에 대한 설명을 드렸는데 결국 재무적 투자와 전략적 투자는 뭐가 더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 없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두 가지 형태의 투자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임성준은 카카오·야후코리아·네이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를 창업했다. 저서로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유치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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