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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포병여단 김몰건 상병] 나의 뿌리 대한민국

입력 2022. 10. 05   16:07
업데이트 2022. 10. 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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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몰건 상병. 육군2포병여단 철통대대
김몰건 상병. 육군2포병여단 철통대대


제74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나는 왜 이곳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봤다. 나는 복수국적자로, 지난해 육군에 자원 입대해 병역의무를 이행 중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한 것은 5살 무렵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당시 이모·이모부가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부모님처럼 따랐던 이모부는 군인으로 33년을 복무하며 국가에 헌신하셨다. 그 모습을 어릴 때부터 바라보며 언젠가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성인이 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교를 다니며 때론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나의 뿌리는 대한민국에 있음을 깨달았다. 2021년 8월 30일 뜨거운 여름, 나는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했다.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이모부처럼 국가 방위에 일조하고, 우리나라의 안보를 책임지는 일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나의 조국을 지키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 수행, 나는 이렇게 군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군에 입대하며 가장 큰 걱정은 두려움이었다.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화기와 장비들을 다뤄야 한다는 것, 전쟁이 발발해서 언제 죽음의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K9 자주포 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으면서 TV나 영화 속에서만 보던 궤도 장비에 탑승하고, 그 안에서 사격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려움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것은 기우였다. 포대장님을 비롯한 대대 간부님들과 전우들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자신들이 극복했던 경험들을 이야기해주고, 포대에서 체계적인 훈련으로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내 임무는 포수다. 사격지휘(FDC) 장갑차에서 내려주는 사격제원을 보고하고, 사각·방위각을 확인해 포탄 사격이 원활히 이뤄지게 하는 한다. 촘촘하게 짜인 사격 시나리오에서 내 역할을 묵묵히 다하며, 정해진 표적에 포탄을 명중시킨 결과를 들을 때면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명중’을 위해서는 모든 인원이 각자에게 부여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나 역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했다.

변화된 모습을 보며, 군 생활이 나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켰음을 깨달았다. 자원 입대는 내 인생에서 후회 없는, 값진 선택이었다. 비록 국군의 날은 지났지만 자원 입대를 선택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 청춘들에게,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국가를 수호하는 모든 장병에게 감사하다는 한마디를 건네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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