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방위사업

첨단·혁신 기술 공급자로 대한민국 방위산업 선도

임채무

입력 2021. 08. 05   17:16
업데이트 2021. 08. 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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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ADD) 창립 51주년 


국방과학기술력 세계 9위
K2전차·KT-1 웅비·아나시스2호…
첨단무기체계 연구 독자 개발
유도무기·자주포· 항공기 수출도


무려 51년이다. 1970년 8월 6일 출범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우리 국방, 우리 과학의 힘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그동안 자주국방의 길을 닦았다. 그사이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국방과학기술력을 자랑하는 방산수출국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이는 정부 정책과 국방연구개발시스템의 효율적 작동, 방위산업 기반 구축 등을 통해 국산 무기 연구개발 경험을 축적한 결과다. ADD 창립 51주년을 맞아 ‘그동안 개발한 주요 무기체계’를 통해 국방연구개발 51년의 성과를 되짚어본다.

K2 전차는 국방연구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무기체계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강원도 매봉산훈련장에서 육군11기동사단 기갑수색대대 K2 전차가 7군단 AH-1S 코브라 헬기의 엄호 아래 기동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K2 전차는 국방연구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무기체계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강원도 매봉산훈련장에서 육군11기동사단 기갑수색대대 K2 전차가 7군단 AH-1S 코브라 헬기의 엄호 아래 기동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국방연구개발 첫 성과 ‘번개 사업’
ADD 창립 후 첫 임무는 예비군 무장화 등을 조기 달성하기 위한 ‘기본 병기 개발’이었다. 사업 이름은 ‘번개 사업’. 이름에서부터 어떤 심정으로 국방연구개발에 임했는지를 보여준다.

번개 사업은 총 3차례에 걸쳐 추진됐다. 1차에서는 M2 카빈소총, M1919 A4·A6 기관총, 60㎜ M19·81㎜ M29 박격포, M18A1 대인지뢰, M15 대전차 지뢰, M20 A1·B1 로켓 발사기 등을 모방 개발했고, 2차 사업은 결함 보완, 3차 사업에서는 양산하기에 이르렀다. 수많은 시험 끝에 ADD는 원품과 동등한 성능을 갖춘 무기들을 개발하면서 ‘자주국방’의 기틀을 마련했다.

세계 7번째 미사일 기술 보유 국가
현역·예비역들에게 군 생활 중 가장 많이 사용한 무기를 꼽으라면 단연 ‘K2 소총’을 말할 것이다. 그만큼 K2 소총은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사용돼 온 화기다. ADD는 번개 사업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1977년부터 한국형 소총인 K2를 연구해 1984년 개발에 성공했다.

이 시기 국산 미사일 개발 사업인 ‘백곰 사업’도 추진됐다. 모방 개발, 성능 개량, 독자 무기 개발의 3단계로 이뤄진 이 사업은 극비리에 이뤄졌다. 1972년 사업이 첫발을 뗄 때도 ‘항공공업 개발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을 정도. 당시 연구원들은 미군의 지대지미사일인 나이키허큘리스(Nike-Hercules)를 모델로 삼아 분해와 조립을 수없이 반복하며 개발에 전념했다. 그 결과 1978년 4월 최초 비행시험에 이어 9월 안흥시험장에서 열린 공개시사회에서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개발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미사일 기술 보유국이 됐다. 백곰은 훗날 현무 시리즈 지대지유도탄 개발의 토대가 됐다.

1980년대 본격적인 무기체계 개발 돌입
1980년대는 우리 국방연구개발 사상 한 획을 그을 무기체계들이 본격적으로 개발·탄생했다. 기동장비 분야에서는 K200 장갑차이 대표적인 사례다. 1981년 당시 ADD는 군의 강력한 소요제기로 한국형 전투장갑차 개발을 추진했다.

K200 장갑차는 보병 수송용 장갑차지만 산업기반이 아직 빈약했던 시기에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기술력으로 독자 개발했다는 점과 보병·전차·포병과의 협동작전능력을 부여했다는 점, 다목적으로 계열화에 성공했다는 점, 양호한 군수지원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개발의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개발에 사용된 기술은 자주대공포 비호와 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마의 차대 개발에도 활용됐다.

항공기 분야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KT-1 웅비 기본훈련기가 바로 그것. ADD는 1982년 기초연구를 시작해 많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한 끝에 1993년 선행개발, 1997년 실용개발 단계를 거쳐 1998년 개발을 완료했다. 웅비는 최초 연구부터 운용, 수출까지 이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개발 항공기다. 무엇보다 웅비 개발로 확보한 기술은 T-50 고등훈련기 개발에 적용됐고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경험·기술력으로 첨단무기체계 개발
세계 최고 수준의 전차.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전차. 바로 K2전차 얘기다. ADD는 1995년 개념연구를 시작한 뒤 탐색개발을 거쳐 2008년 K2전차의 체계개발을 완료했다. K2전차의 단단하고 듬직한 차체에 힘차게 뻗은 장(長)포신을 통해 발사되는 대전차탄은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관통력을 자랑한다. K9 자주포도 이때 등장했다. K9자주포는 1992년 탐색개발을 시작됐다. 특히 1997년부터 시작한 시험평가에서만 4100여 발의 사격·1만3800㎞의 주행시험 등을 거쳐 탄생했다. K9 자주포는 아시아 최초이자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력화된 신형 155㎜ 자주곡사포다.

ADD는 비슷한 시기 국산 어뢰를 보유하고자 하는 해군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중어뢰 개발이라는 새로운 시도도 했다. 그리고 경어뢰를 모방 개발할 때 쌓은 기술과 경험으로 1998년 중어뢰 ‘백상어’를 순수 독자 개발했다. 특히 백상어 개발이 성공하면서 경어뢰 ‘청상어’ 개발에도 착수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핵심기술 주력
2000년에 들어서면서 ADD는 국방연구개발의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된다. 국내 연구개발 무기체계에도 높은 성능과 함께 경제성, 수출경쟁력까지 요구된 것이다. 이에 감시정찰·지휘통제·정밀타격과 시스템 통합이 중요시됐다. ADD는 고(高) 리스크 체계개발과 전략·비닉 체계의 연구 개발, 핵심기술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해 발사에 성공한 우리 군의 전용 위성통신체계인 아나시스2호(ANASIS-II)는 큰 의미가 있다. 육·해·공군 위성통신체계인 아나시스2호를 통해 지형적 제약을 극복하고 한반도 어디서든 24시간 안정적인 통신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ADD는 2007년 아니시스1호를 개발해 발사에 성공했었다.

각 군의 전술 C4I체계와 군사정보 통합처리체계(MIMS) 등을 통합·연동하는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도 2000년대 들어서면서 만들어졌다. 또 세계 다섯 번째로 개발한 적외선 탐색기를 탑재한 대공유도무기 ‘신궁’과 중거리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등도 이때 탄생했다. 이 밖에도 수리온(KUH-1) 헬기와 KF-21 보라매의 경우 최종 개발은 업체에서 주관했으나 탐색개발과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국방연구개발의 한 획을 긋는 데 크게 일조했다. ADD는 현재 세계 9위의 국방과학기술력을 6위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방침이다.

ADD는 “지난 51년 동안 ADD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국방연구개발은 기본 병기를 모방 제작하던 수준에서 탄도탄요격무기, 항공기 등의 첨단무기체계를 독자 개발하는 수준으로, 단순 물자를 수출하던 수준에서 첨단 유도무기·자주포· 항공기를 수출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면서 “정부의 정책, 국방연구개발시스템의 효율적 작동, 국민의 성원, 우리 군의 지원, 방위산업체·학계·민간연구소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임채무 기자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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