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심승배 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하는 방식 ‘군의 디지털 혁신’

입력 2021. 04. 09   15:07
업데이트 2021. 04. 11   10:51
0 댓글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2020년 1월 국내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1년 3개월이 흘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 기업의 절반 이상이 재택근무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공공부문에서도 개인의 환경과 업무 특성에 맞게 근무 형태를 다양화하는 유연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16년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유연근무제 중에서 재택근무 유형은 0.65%로 매우 저조했고 유연근무제 활용 비율도 17.7%에 그쳤다. 2018년 유연근무제 이용률은 66.4%로 2016년의 3배 이상이다.

올해 2월 행정안전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상회의는 48%, 온라인 문서유통 건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업무 방식을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과 디지털 기술 활용 확대를 요구하는 의견이 많다. 민간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재택근무로 처리할 수 있는 것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공과 민간의 디지털 격차다.

국방부문의 유연근무제도는 어떤 상황일까? 공무원은 정부원격근무서비스(GVPN)를 통해 업무망에 접속해 일할 수 있지만, 국방기관에 근무하는 군인·공무원 등은 이 서비스의 활용이 제한된다. 국방부문에서는 정부의 행정망 대신 국방망을 별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2020년 6월에 발표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정부혁신 발전계획에 따라 정부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는 업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국방기관은 보안 등의 이유로 해당 시스템 활용이 제한될 수 있다.

미국의 국방부는 어떤 상황일까? 2021년 3월 30일 미 국방부 감찰관실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미 국방부 직원 중 약 88%가 원격근무 형태인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재택근무 인원 중 약 89%가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할 때와 비교해 생산성이 동일하게 유지되거나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는 주당 20~25시간의 통근시간이 줄어들고 불필요한 회의가 없어졌으며 업무 집중도가 향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초기에는 원격근무를 위한 IT 서비스 지원 문제로 불편을 겪었지만 현재는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화상회의 및 협업도구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GVPN과 같은 가상사설망(VPN) 서비스 용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점에 화상회의·자료공유 중심의 협업도구를 상용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신속하게 개발하여 보급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모바일 서비스를 우선 활용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함께 일하려면 우리 군도 변해야 한다.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거나 실험적인 성격의 시범사업을 추진해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근무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과 기술 인프라 발전을 빠르게 검토해야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와 구성원의 마인드다. 내 눈앞에 자주 보인다고 업무 생산성이 높은 것이 아니다. 물리적 공간 중심의 생각을 가상의 디지털 공간 중심으로 신속하게 전환하지 않으면 군의 디지털 혁신은 현실이 아닌 이상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