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5사단 포병연대, K9 자주포 전술사격

윤병노

입력 2020. 09. 24   16:53
업데이트 2020. 09. 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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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내 포탄 3발 “쾅.쾅.쾅”…적 제압 ‘순식간에’


관측소 표적 획득·통제실 좌표 하달
디지털 전시기 사격법·제원 자동 입력
포탄 장전·장약 삽입·격발 일사불란
급속사격 이어 긴급사격 전환 ‘척척’
사격훈련체계 확립 일발필중 자신감 


육군5사단 포병연대 명문대대 K9 자주포가 24일 경기도 연천군 포병사격훈련장에서 전개된 전술사격훈련에서 타깃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5사단 포병연대 명문대대 K9 자주포가 24일 경기도 연천군 포병사격훈련장에서 전개된 전술사격훈련에서 타깃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1999년 전력화된 K9 자주포는 우수한 기동력과 신속·정확한 사격능력 등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아무리 탁월한 무기체계라도 운용자의 임무 수행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육군5사단 포병연대 명문대대는 ‘명품을 명품답게’ 운용하기 위해 장병들의 전술능력 극대화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이를 토대로 고도의 화력 전투준비태세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24일 펼쳐진 명문대대의 K9 자주포 전술사격훈련을 소개한다. 



육군5사단 포병연대 명문대대 K10 탄약운반장갑차가 K9 자주포에 포탄을 보급하고 있다.
육군5사단 포병연대 명문대대 K10 탄약운반장갑차가 K9 자주포에 포탄을 보급하고 있다.


진지 변환을 위해 기동하고 있는 육군5사단 포병연대 명문대대 K9 자주포.
진지 변환을 위해 기동하고 있는 육군5사단 포병연대 명문대대 K9 자주포.

 
“사격명령 하달!”

눈이 시릴 만큼 파란 가을 하늘이 펼쳐진 24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포병사격훈련장. 전술훈련 중이던 명문대대 K9 포대에 다수의 표적을 제압하라는 사격 지시가 전파됐다. 포대장은 일반적인 효력사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2문(門) 단위의 급속사격(Burst Fire)을 지시했다.

관측소(Observation Post)가 획득한 표적의 성질과 좌표를 지휘통제실에서 계산해 포대에 하달했다. 동시에 K9 자주포 내부에 부착된 디지털 전시기에 사격 방법과 제원이 자동 입력됐다. ‘링 레이저 자이로(Ring Laser Gyro)’ 관성항법장치가 포의 위치와 포신 각도 등을 스스로 정밀 측정해 사격통제장치에 제공하자 K9 자주포가 52구경장(8m)의 포신을 치켜들어 목표를 조준했다.

포반장의 사격준비 명령에 사수가 포를 방렬하고, 포수는 신속한 동작으로 포탄을 이송기에 올려놨다.

“철컥!” 장전기가 3톤의 압력으로 포구에 포탄을 밀어 넣고, 부사수가 장약을 삽입한 뒤 폐쇄기를 닫았다.

“사격준비 끝!”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최종 사격명령이 내려지기를 기다렸다. “준비! 둘, 삼, 쏴!” “쾅! 쾅! 쾅!”

포반장의 명령과 함께 사수가 사격 버튼을 누르자 K9 자주포가 굉음을 내며 급속사격을 했다. 급속사격은 포탄 장전, 장약 삽입, 격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15초 이내에 3발의 포탄을 발사하는 방법이다. 각 포탄의 비과 시간(발사된 미사일이나 포탄 등이 목표물에 명중해 폭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발사 각도를 조정함으로써 3발의 포탄을 표적에 동시 탄착(TOT·Time On Target)시켜 단숨에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천둥과 우레를 뜻하는 ‘선더(Thunder)’라는 애칭을 뽐내기라도 하듯 자주포 외부에서는 지축이 흔들릴 정도의 위력이 전해졌다. 그러나 내부에서의 사격 반동이나 소음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유기압식 현수장치가 사격 반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제연기가 포강 내에 남아 있는 연소가스를 포구 쪽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포구를 벗어난 포탄은 수 ㎞를 날아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 2문의 사격으로 1개 포대(6문)의 일제사 효과를 거둔 것. 이를 통해 K9 자주포의 문 단위 사격능력과 다수 표적에 대한 동시 타격 능력을 확인했다.

전술훈련은 긴급사격으로 전환됐다. 긴급사격은 자체 자동 방렬 및 사격 제원 산출이 가능한 K9 자주포의 장점을 살린 전술적 사격방법이다. 기동 중인 K9 자주포는 사격명령 접수 후 60초 이내에 사격이 가능하다. 방렬이 완료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통상의 사격훈련과 달리 기동·방렬·사격 절차가 일사불란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팀워크를 갖춰야 한다. 생존성 보장 차원에서도 반드시 숙달해야 하는 과제다.

K9이 야지를 가로지르며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1000마력의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에 흙먼지가 일었다. 속도 0에서 시속 3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0여 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력은 시속 60㎞에 달한다. 별도의 도하장비 없이 1.5m 수심의 강을 도섭하고, 2.8m 넓이의 참호와 최고 75㎝의 수직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다.

사격명령을 받은 K9이 지형을 고려해 사격 지점을 점령하는 동시에 방렬을 완료하고, 타깃을 향해 포탄을 발사했다. 일련의 과정은 사격명령 접수 후 60초 안에 이뤄졌다. 물 흐르듯 전개된 훈련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활용한 탄약 재보급으로 마무리됐다.

훈련은 실전적인 사격훈련체계를 확립하고, 부대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훈련에는 K9 자주포 6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장병 90여 명이 투입됐다. 장병들은 요구되는 기준 시간 내에 발사된 30여 발의 포탄을 모두 표적에 명중시켰다. 이를 통해 K9 운용 및 대화력전 수행능력을 끌어올리고, 일발필중의 자신감을 배양했다.

박희정(대령) 포병연대장은 “편제장비의 전술적 운용을 위한 실전적 훈련은 우리 군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과업”이라며 “최근 코로나19와 집중호우 등 많은 일이 있었는데, 강한 교육훈련이야말로 활기찬 부대 분위기 조성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술적 사격훈련을 지속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윤병노/사진=조종원 기자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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