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밀리터리 미니월드Ⅱ

전장 누비다 막 돌아온 듯 흙먼지투성이 정밀한 극사실 표현 재미에 ‘흠뻑’

입력 2020. 08. 28   15:23
업데이트 2020. 08. 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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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 소련 전차 T-34


주행성능·공격력·방어력 갖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승리의 전차
T-34/76, T-34/85 두 버전… 같은 모델 다른 형식 차이점 ‘쏙쏙’
햇빛과 먼지·녹·오일자국 리얼한 질감… 도색으로 입체감 다양하게 

 

T-34/76 전차 모형.
T-34/76 전차 모형.

T-34/85 전차 모형.
T-34/85 전차 모형.


정밀한 모듈레이션과 웨더링 작업


유화 물감을 이용해 좀 더 다양한 색으로 풍부한 색감을 표현해 줍니다.
유화 물감을 이용해 좀 더 다양한 색으로 풍부한 색감을 표현해 줍니다.
평붓으로 유화 물감을 중력 방향으로 쓸어줍니다.
평붓으로 유화 물감을 중력 방향으로 쓸어줍니다.
T-34/76 전차 모형의 엔진 데크. 기름 떨어진 것과 흙먼지 등을 표현했습니다.
T-34/76 전차 모형의 엔진 데크. 기름 떨어진 것과 흙먼지 등을 표현했습니다.
T-34/76 전차 모형의 궤도와 휠에 흙 표현.
T-34/76 전차 모형의 궤도와 휠에 흙 표현.

오늘 소개할 모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승리의 전차로 꼽힌 구 소련의 T-34입니다. 6·25전쟁 시 북한군이 사용하면서 우리에게는 전쟁 초반의 충격적 패배를 안겨준 전차로 더 기억됩니다.

제품은 아카데미과학 제품으로 T-34/76, T-34/85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했습니다. T-34/76은 초기 모델이고 T-34/85는 개량된 포탑이 좀 더 커진 후기형 모델입니다.

외형상으로는 포탑의 크기와 모양이 다릅니다. 모형을 제작할 때 이렇게 같은 모델의 다른 형식을 같이 만들어 보면서 차이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최근 모형 추세는 사실감 극대화

이번에는 모형 제작 시 색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T-34의 기본 컬러는 ‘러시아그린’이라 불리는 컬러입니다. 키트의 사출물은 비슷한 색을 띠고 있지만, 플라스틱 질감이 느껴지고 전체가 단색이라 자연스럽지 못해 완구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 러시아그린 컬러의 페인트로 전체 도색을 해준 뒤 빛이 많이 닿는 부분은 좀 더 밝게 조색해서 뿌려줍니다.

같은 색이지만 색의 밝기(명도)를 달리해서 입체감을 주는 모듈레이션(Modulation) 기법입니다. 좀 더 입체감이 생기도록 모형에 도색해주는 것이죠. 그다음에는 다양한 유화물감을 이용해 색감을 풍부하게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다양한 유화물감을 조금씩 표면에 찍어 준 뒤 마른 평붓으로 유화물감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줍니다. 각 색의 흔적이 살짝 남도록 표현해줍니다. 도료의 점성도를 낮추는 시너를 붓에 살짝 묻혀서 유화물감을 살짝 쓸어내듯이 붓질해줍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색이 적당히 표면에 보일 듯 말 듯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주는 이유는 실제 전차의 표면 색이 햇빛과 바람과 먼지, 녹, 기름 등으로 다양하게 변해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으로 ‘웨더링(weathering)’이라고 합니다. 웨더링을 통해서 모형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모형에도 극사실주의 바람이 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실적인 웨더링 표현을 해주고 있습니다. 엔진 데크 부분은 표면에 떨어진 오일 자국, 흙먼지 등을 표현해 더욱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궤도와 휠에도 자연스럽게 흙이 붙어있는 표현을 해주었습니다. 명도의 변화에 따른 입체감과 웨더링을 통한 리얼한 질감의 표현으로 작은 크기이지만 사실감이 극대화됩니다.

최근 모형의 추세는 극사실 표현입니다. 손바닥에 올라가는 작은 모형의 표면을 캔버스 삼아서 정밀한 채색으로 사실감을 극대화하는 것이 모형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전차의 삼박자를 갖춘 T-34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강의 전차 군단 독일군을 상대로 승리를 이룬 소련의 T-34 전차는 주행성능, 공격력, 방어력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전차입니다. 독일 전차에 비해 광학 기술이 떨어져서 초탄의 명중률과 사거리가 짧은 약점을 수적 우위로 막아내며 결국 승리의 주역이 됩니다. 간단한 구조로 생산성이 뛰어나고 전장에서의 정비성이 뛰어난 점도 승리의 요인이 됐습니다. 약 8만 대가 생산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동구권 등 공산주의 국가에 공여됐고 북한에도 제공돼 6·25 초반에 북한군의 남진에 앞장서게 됩니다. 


모형의 기본 툴인 국산 아트나이프입니다. 
 필자 제공
모형의 기본 툴인 국산 아트나이프입니다. 필자 제공

‘아트나이프’ 추천… 칼날 가깝게 잡고 몸 반대 방향으로 칼질


모형을 만들면서 꼭 필요한 것이 칼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칼이 있지만 ‘아트나이프’로 불리는 칼을 추천합니다. 다루기가 쉽고 정밀 작업이 가능합니다. 칼날도 교환 가능하고요. 모형점이나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합니다. 날카로운 칼이다 보니 항상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칼을 잡을 때는 가능한 한 칼날을 가깝게 잡고 칼이 향하는 방향은 몸의 반대 방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강신금 한국모형협회장>

사진=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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