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안찬희 기고] “리멤버 솔저스!”

입력 2020. 08. 12   15:29
업데이트 2020. 08. 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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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찬 희 재향군인회 홍보실장 겸 대변인
안 찬 희 재향군인회 홍보실장 겸 대변인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다. 재향군인회는 지난 2월 초부터 국방일보와 ‘6·25 70주년 공동 기획-리멤버 솔저스’를 진행했다. 6·25 참전단체들을 탐방 취재해 전투수기와 증언을 기록으로 남기고 후세들에게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계승시키고자 마련한 기획이었다.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불법 기습남침으로 1129일간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었다. 전쟁으로 인해 국군과 유엔군 17만8000여 명이 전사하고 55만여 명이 부상했다. 민간인은 남북한 합해 200여 만 명의 사상자가 났으며 10만의 전쟁고아와 1000만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국토는 초토화돼 황폐해졌고, 국민은 배고픔과 온갖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이제 70년의 장구한 세월이 흘러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 싸웠던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이미 호국의 별이 됐다. 일부 살아계신 분들은 아흔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보훈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말 현재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는 8만9000여 명뿐이며 지난 10년 동안 15만여 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분들의 증언 하나하나가 소중한 지금이다.

국방일보는 사라져 가는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지난 2월 5일부터 격주 목요일마다 참전단체들을 소개하고 인터뷰를 내보냈다. 생생한 인터뷰 기사가 나가자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러나 취재 지원을 거듭하면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기록으로 정리된 자료는 제한적이고, 참전용사들도 기력이 쇠하고 기억마저 희미해져 신빙성 있는 자료를 찾아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 전우회는 50년이 넘도록 행사 때마다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몇 년 전부터 점점 참석 인원이 줄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10명도 안 돼 지난 연말 안타깝게도 모임을 해산했다고 한다. 또 육종 전우회 회장은 병상 인터뷰를 추진했는데 그 후 한 달 만에 별세하시고 말았다. 국방일보가 마지막 인터뷰를 한 것이다.

이번 취재 지원 과정에서 들은 이분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우리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는 한마디였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살아있는 국민의 기본적인 도리다. 따라서 이분들의 아주 소박한 소망처럼 우리는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참전용사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된다는 데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준 국방일보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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