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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뚫고 파도 헤치고… ‘특전 기상’에 바다도 놀랐다

김상윤 기사입력 2020. 08. 04   16:40 최종수정 2020. 08. 04   17:04

● 특전사 해상척후조 교육

5주 교육 하이라이트 ‘하드덕’ 훈련 


악기상 속 C-130 수송기서 고무보트 투하·낙하산 멘 교육생 차례로 강하
수영으로 고무보트로 각각 해안 접안… 가장 강도 높은 훈련 중 하나로 꼽혀
사전 훈련 통과해야 도전 기회 주어져… ‘컴뱃 다이버’ 획득 매년 수십 명 뿐

3일 강원도 강릉시 육군특수전사령부 해상훈련장에서 육군특수전학교 주관으로 열린 해상척후조 훈련에서 특전요원들이 1250피트 상공의 공군 C-130 수송기로부터 강하해 해수면에 안착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쿠쿠쿵!” 3일, 비가 쏟아지는 강릉 앞바다에 천둥이 울렸다. 그 소리가 마치 전장의 포탄 소리 같았다. 악기상 속에도 항공기가 이륙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러나 안전을 고려해 강하 훈련이 강행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때, 자욱한 먹구름을 뚫고 육중한 C-130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상에 붉은 연막이 피어오르자 1250피트 상공을 날던 항공기 후방 램프 도어에서 고무보트가 투하됐고, 낙하산을 멘 교육생들이 일렁이는 바다를 향해 차례로 몸을 던졌다.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특수전학교가 5주에 걸쳐 시행하는 해상척후조 교육의 하이라이트, ‘하드덕(Hard Duck)’ 훈련의 시작이었다.

‘악’ 소리 나게 힘들지만 “안되면 되게하라” 

1 C-130 수송기에서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에 올라탄 뒤 낙하산을 수거하고 있다. 2 C-130 수송기에서 공중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육지로 접안하고 있다. 3 특전요원들이 C-130 수송기에서 투하한 물자 해체 교육을 받고 있다. 4 해상척후조 훈련에 참가한 특전요원들이 해안을 달리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하늘을 날던 낙하산들이 서서히 바다 위로 다가왔다. 고무보트를 타고 강하지점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며 교육생들의 강하를 지켜보던 교관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해상 강하는 지상 강하보다 몇 배는 어렵고 위험하다는 설명이었다. 물 위에선 지상처럼 몸을 자유롭게 가누기가 어렵고, 낙하산 줄이 교육생의 몸에 감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교육생 전원이 안전하게 강하를 마쳤다. 물에 푹 젖어 평소보다 더욱 무거워진 낙하산을 신속히 회수한 교육생들을 향해 교관의 다음 지시가 떨어졌다.

“교육생들 주목! 지금부터 1조는 수영으로, 2조는 고무보트를 타고 해안 접안지점까지 이동합니다!”

“악!”

힘차게 대답을 마친 교육생들이 거침없이 바다를 가르며 해안을 향했다. 얼굴을 검게 위장한 이들의 눈빛은 실제 작전에 투입된 듯 진지했다.

해안 접안까지 모두 마친 교육생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기쁨을 나눴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교관이 말했다.

“자! 이제 스쿠버 체조 시작합니다!”

스쿠버 체조는 근육 이완과 하체 근력 단련을 위한 14개 동작으로 구분돼 있었다. 1번 목 풀기와 14번 숨쉬기를 제외한 12개 동작이 교육생들의 입에서 ‘악’ 소리가 절로 터져 나오게 만들었다. 체조가 끝나자 해안 뜀걸음이 이어졌다. 윗옷을 벗어던진 교육생들이 구릿빛 피부와 엄청난 근육을 자랑하며 해변을 달렸다. 뜀걸음 중 교육생들이 부르는 노래가 생소했다. 알아보니 해상척후조 교육의 전통으로 매년 기수별 교육생들이 직접 ‘기수가’를 만든다고 한다.

“동기와 같이 간다면! 아무리 춥고 힘들어도! 악으로! 깡으로!”

바다에 울려 퍼지는 교육생들의 힘찬 목소리에 ‘안되면 되게하라’는 특전사의 각오가 물씬 느껴졌다.

1 C-130 수송기에서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에 올라탄 뒤 낙하산을 수거하고 있다. 2 C-130 수송기에서 공중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육지로 접안하고 있다. 3 특전요원들이 C-130 수송기에서 투하한 물자 해체 교육을 받고 있다. 4 해상척후조 훈련에 참가한 특전요원들이 해안을 달리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비 쏟아지는 악기상 속 전개된 훈련

육군특수전사령부 특수전학교는 지난달 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5주에 걸쳐 강릉 해상훈련장에서 해상 임무 수행능력까지 완비한 세계 최정예 특전요원 양성을 위한 ‘해상척후조’ 교육을 진행 중이다.

기자가 훈련장을 찾은 이날은 훈련의 막바지 과정 중 하나로 고정익 항공기를 활용해 고무보트와 함께 해상에 강하하고 이후 보트를 타고 해안 접안지역까지 이동하는 ‘하드덕’ 훈련이 진행됐다. 교관의 말에 따르면, 비가 쏟아지는 악기상 속에서도 하드덕 훈련이 강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1 C-130 수송기에서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에 올라탄 뒤 낙하산을 수거하고 있다. 2 C-130 수송기에서 공중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육지로 접안하고 있다. 3 특전요원들이 C-130 수송기에서 투하한 물자 해체 교육을 받고 있다. 4 해상척후조 훈련에 참가한 특전요원들이 해안을 달리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7~8월 중 5주에 걸쳐 진행되는 해상척후조 교육은 특전사의 각종 고난도 교육훈련 과정 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높고 힘든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교육에 참가하기 위한 문턱부터 높다. 특수전학교의 스쿠버 전문 훈련장에서 3주에 걸친 기초 수영 및 잠수 훈련을 통과한 특전요원 70~80여 명에게만 이 교육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다.

고무보트에 탑승한 특전요원들이 육지 접안을 위해 노를 저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교육에 참가했다고 모두가 수료하는 것은 아니다. 최강으로 불리는 특전요원들이 교육수료에 도전하지만, 매년 중도 탈락자가 발생해 최종 수료율은 대략 80% 정도라고 한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5km 해안 뜀걸음, 장거리 수영, 심해 잠수, 해난 극복, 수중 방향유지, 탐색 구조 등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훈련들이 교육생들을 기다린다. 이 모든 과정을 수료하고 오른쪽 어깨에 컴뱃 다이버(Combat Diver) 마크를 달게 되는 교육생은 매년 수십명 뿐이다.

1 C-130 수송기에서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에 올라탄 뒤 낙하산을 수거하고 있다. 2 C-130 수송기에서 공중 강하한 특전요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육지로 접안하고 있다. 3 특전요원들이 C-130 수송기에서 투하한 물자 해체 교육을 받고 있다. 4 해상척후조 훈련에 참가한 특전요원들이 해안을 달리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국가 공인 잠수기능사 자격증 취득 연계

해상척후조 교육은 지난해부터 ‘잠수기능사’ 자격 취득 과정과 연계해 시행되고 있다. 교육 과정에서 자격을 충족한 인원들은 3주간의 소집교육을 거쳐 산업인력공단의 최종평가를 통과하면 국가 공인 잠수기능사로 인정받게 된다. 작년에는 13명의 특전요원이 이 자격증을 땄다. 특전사는 향후 산업인력공단의 최종평가까지 특수전학교에서 자체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특전사의 노력은 국가적 재해·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할 특전요원들의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올해가 두 번째 해상척후조 교육 참가인 20번 교육생 박찬욱 중사는 “지난해 도전 때는 깊고 어두운 바다에 대한 심적 불안감과 저체온증으로 탈락했으나, 반드시 이 교육을 수료하고 싶어 지난 1년 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며 “끝까지 교육을 마쳐 대체불가 특전사의 의지와 열정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교육을 담당하는 송대현(소령) 해상과장은 “특전사는 하늘과 땅, 바다 등 어디서든 부여된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세계 최정예 대체불가 특전요원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글=김상윤/사진=양동욱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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