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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넘어 우주 기반 레이더 필요성 언급 눈길

기사입력 2020. 07. 31   15:42 최종수정 2020. 08. 02   10:23

미국의 다층 미사일방어체계: 불량국가의 위협으로부터 본토 방어 최우선

트럼프 행정부, 9년 만에 개정한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 작년 발표
북한·이란 탄도미사일 외에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 대응 강조
2단계 다층 미사일방어체계 구축…中·러시아 “과도한 방어” 비판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미 본토에 대한 다층 미사일방어(Layered Homeland Missile Defense)’라는 제목의 4쪽짜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2021 회계연도 예산안이 본토 미사일방어의 변화된 내용을 담고 있었던 만큼,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본토 미사일방어체계의 방향성을 확인시키는 성격의 문서라고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련한 2021 회계연도(2020.10.1~2021.9.30) 예산안을 담은 책자가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하원 의회에 도착, 테이블 위에 진열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방비를 늘리는 반면 사회안전망 프로그램을 비롯한 비(非)국방 예산은 크게 삭감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4조8000억 달러(약 5697조 원) 규모의 2021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왜 다층(layered)인가?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1월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issile Defense Review, 이하 MDR)’를 발표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2010년 2월에 발표한 ‘탄도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Ballistic Missile Defense Review, 이하 BMDR)’를 9년 만에 개정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제목에서 ‘Ballistic(탄도)’이 제외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BMDR이 불량국가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강조했다면 MDR은 탄도미사일은 물론이고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비행체 등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승(boost)-중간(midcourse)-종말(terminal) 단계에 촘촘한 방어망을 구축하는 종합적이며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간단계의 요격체계를 강화하고, 미사일 비행 초기 단계의 요격 방안을 모색하며, 다양한 미사일의 탐지와 추적을 위한 우주기반 센서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미사일방어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서술했다.

사실 본토 방어는 부시 행정부 시기부터 강조됐다. 이전까지는 ABM 조약에 따라 미사일 방어의 범위를 ‘국가(national)’와 ‘전역(theater)’으로 나눴는데 부시 행정부는 그러한 구분을 없애고 통합된 형태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추진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미국 육군사관학교 연설에서 “탄도탄 기술과 연계된 대량살상무기가 확산한다면, 약소국가라고 할지라도 강대국을 공격할 수 있는 재앙적인 능력을 보유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량국가나 테러집단의 도발이나 공격을 거부할 수 있는 본토 방어 방안을 모색했다. 이렇듯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불량국가나 테러집단의 모험주의적 행동을 억제하는 방어 수단으로 설명됐다.

미국 우주군의 첫 군사위성을 탑재한 유나이티드 론치얼라이언스(ULA)의 아틀라스 V 로켓이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UAL은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합작으로 설립한 민간 우주항공업체다.  연합뉴스


다층 미사일방어체계

이번 보고서는 미 국방부가 불량국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본토를 방어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이란 등 불량국가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역량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위협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의 경우 미국과 외교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개발·시험하고 있으며, 최근 7월 개최된 노병대회에서 ‘자위적 핵 억제력’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등 위협의 수준이 낮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란의 경우 지난 4월 군사위성을 발사하는 등 우주발사 역량을 과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사전준비일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이란의 위협이 중장기적으로 심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은 불확실한 안보환경 아래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체계가 필수불가결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미국이 구축하고 있는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는 두 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지상 기반 미사일방어(Ground-based Missile Defense, 이하 GMD)와 차세대 미사일 요격체(Next Generation Interceptor, 이하 GNI)다. 2019년 8월 재설계 요격체(Redesigned Kill Vehicle) 개발이 백지화된 이후 GMD의 방향성은 GNI 개발로 전환됐으며 이를 위한 국방비가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 반영됐다.

미국은 현재 지상 배치 요격체(Ground-based Interceptor, 이하 GBI) 44기를 배치하고 있으며 최신 기술을 반영한 GNI 배치는 2027∼2028년 사이에 시작해서 총 64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2단계는 GMD 중심의 본토 방어를 지원할 수 있는 지역 방어체계로 이지스 체계, SM3 Block 2A, 사드(THAAD)를 포함한다. 중간 단계에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설계한 SM3 Block 2A를 개량해서 종말 단계에서 활용하고자 하며, 이지스 체계를 통합할 수 있을지 평가하기 위한 시험을 할 예정이다. 또한 미 육군이 운용하는 사드 요격미사일의 개량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미국 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논쟁

미국은 미사일방어체계의 발전이 불량국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적극적인 억제라고 주장하지만, 모두가 이를 ‘방어’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미사일방어망을 과도하게 구축해서 자국의 핵 억제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미국의 다층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으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가 미사일 전력을 확충하는 군비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한다. 나아가 미국이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해 더 공세적인 외교정책을 펼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세 가지 논쟁에 대해서 미국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첫째, 미국의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는 불량국가의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공격을 억제하는 데는 핵전력에 지속적으로 의존할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불량국가에 대한 대응과 중국·러시아에 대한 억제는 다른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중국과 러시아가 미사일 현대화를 추진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며 미국 요인은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셋째, 미사일 방어는 적의 공격비용을 증가시켜 외교적 해결의 시간을 벌어주는 방어체계로 미국만이 유일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오히려 선제공격 전략에 의존하거나 정책 결정에 충분한 시간을 쏟을 수 없고 상황인식이 결여되는 불리한 상황에 노출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미국의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는 불량국가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적 수단이라고 규정하고, 미사일방어체계의 목표와 역량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본토 방어 임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불량국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견고한 태세를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불량국가의 미사일 위협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지상 기반 레이더와 함께 우주 기반 레이더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다층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데 더욱 신속하게 위협을 탐지하고 추적, 감시할 수 있는 우주 전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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