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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빈더 싱 기고] 6·25전쟁으로부터 한반도 평화까지: 한국-인도의 전략적 동맹

입력 2020. 07. 27   14:10
업데이트 2020. 07. 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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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빈더 싱 아시아연구소 박사
라크빈더 싱 아시아연구소 박사

 

지난 10일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의 국방 방산 현안과 교류, 협력 방안 등을 협의했다. 통화에서 양국 장관은 한국과 인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모든 분야에서 긴밀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내년 4월 서울에서 열리는 유엔평화유지 장관회의에 세계 4위 유엔평화유지활동 병력 공여국인 인도의 노하우 공유와 적극적인 참석 및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양국의 인연은 6·25전쟁 때부터 이어져 왔다. 국가보훈처가 7월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전상자들의 응급치료를 지휘한 인도의 란가라지 육군중령을 선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도는 6·25 당시 최대 규모의 의료지원부대를 파견해 22만 명을 치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6·25 발발 당시 자와할랄 네루 당시 인도 총리는 조속히 6·25 전쟁을 멈추기 위한 캠페인을 주도했다. 


또 인도는 자유주의·공산주의 진영 모두 신뢰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로 6·25 당시 중국 공산당 총리였던 저우언라이(周恩來)는 인도를 통해 미국과 의사소통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는 인도가 중립국으로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방증이다. 


1952년 12월 3일에는 전쟁 포로 및 적대 종식에 관한 인도의 결의안이 소련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만장일치로 채택됐는데 이는 후에 미국의 제안과 합쳐져 정전협정의 기초가 됐다. 인도는 또한 중립국송환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돼 포로 송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은 한국의 학자, 정부 및 대중에게 잊혀졌다. 


한국은 6·25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동맹국으로서 인도가 한반도 평화에 미칠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한반도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의 주요 국가 중 하나이며 역사적으로 평화와 비폭력 정신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압박받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동맹국을 만들고 한국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6·25 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인도의 역할은 줄었지만, 냉전 종식 이후 양국은 가까워져 2030년까지 500억 달러의 양자 무역이 기대되며 최근 한반도 평화 구축에 인도의 역할과 인도와 한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프로세스 지지를 선언했고, 요청이 있을 경우 중재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다. 


인도는 한반도 핵위기를 우려하고 있으며, 6·25에서 시작된 한반도 분단의 종식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 한국과 인도의 동맹은 국방·외교·경제·문화 등 다양한 면에서 증진돼야 하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인도의 역할을 적극 기대하고 요청해야 한다. 


※공동기획 및 번역: 김영준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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