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유실 지뢰 어디에?…과학으로 콕 짚는다

김상윤

입력 2020. 07. 02   17:15
업데이트 2020. 07. 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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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방공진지 주변 지뢰제거작전 ‘과학적 지형분석기법’ 순차적 도입

 
전문 프로그램으로 탐지 범위 최적화
최근 찾은 100여 발 중 90% 이상 적중
효율·완결성 높이고 환경파괴 방지도


1일 경기도의 한 방공진지에서 육군 특수기동지원여단 장병들이 공압기와 지뢰탐지장비를 이용해 지뢰제거작전을 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1일 경기도의 한 방공진지에서 육군 특수기동지원여단 장병들이 공압기와 지뢰탐지장비를 이용해 지뢰제거작전을 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군의 ‘후방지역 방공진지 주변 지뢰제거작전’에 ‘과학적 지형분석기법’이 도입된다. ‘SINMAP(Stability INdex MAPping)’, ‘TAUDEM(Terrain Analysis Using Digital Elevation Models)’ 등 전문적인 산사태·토석류(debris flow)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 지뢰 유실 지역 예측으로 탐지 범위를 최적화해 작전 속도와 완결성 등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 육군 공병단, 유타대학교 등이 공동 개발한 TAUDEM과 SINMAP은 산의 경사, 토질, 지형, 지리적 구조 등을 기반으로 지하수·지표수의 유동, 토사의 흘러내림과 경로, 퇴적 지점 등을 분석·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육군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예하 1공병여단의 자체 검증 결과, 최근 탐지된 100여 발의 유실지뢰 중 90% 이상이 SINMAP 등 과학적 지형분석기법의 예측 범위 내에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단은 최근 과학적 지형분석기법을 적용해 새로운 유실 예상 지역을 선정하고 추가 탐지 활동을 벌여 M14 대인지뢰 1발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적 지형분석기법은 산사태-토석류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해온 육군사관학교 오경두(대령) 토목환경학과 교수의 제안을 바탕으로 육군에 먼저 도입되기 시작됐다.

2작전사령부가 최초 도입을 시작해 이달부터 지작사에서도 각 지뢰제거작전 지역에 SINMAP 등을 활용한 ‘과학적 지형분석기법’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후방지역 방공진지 주변 지뢰제거작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조기 완료할 것을 특별 지시하면서 올해 4월 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달까지 약 석 달 동안 장병들이 수거한 지뢰는 115발 정도다. 군은 내년 10월 말 작전 완료를 목표로 전국 각지 방공진지 주변에서 지뢰제거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문제는 광활하고 험준한 산악지역에 남아있는 소수의 유실 지뢰를 발견하는 일이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될 정도로 쉽지 않다는 점.



육군지상작전사령부 지형분석과 소속 간부가 ‘과학적 지형분석기법’ 프로그램인 ‘SINMAP’(왼쪽 화면)과 ‘TAUDEM’을 활용해 지뢰가 유실된 지역을 분석·예측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지상작전사령부 지형분석과 소속 간부가 ‘과학적 지형분석기법’ 프로그램인 ‘SINMAP’(왼쪽 화면)과 ‘TAUDEM’을 활용해 지뢰가 유실된 지역을 분석·예측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유실 지뢰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발생한 집중호우와 산사태 등으로 인해 최초 매설 지역이 아닌 곳으로 옮겨져 묻혀 있는 상태다.

이런 유실 지뢰를 찾고자 산 전체를 파헤칠 수는 없다. 효율적이지 못한 데다 불필요한 환경파괴를 초래하기 때문. 또한 가용 자원 및 작전 완료 기한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지뢰제거작전은 장병들이 직접 발로 뛰어가며 확인한 지형 정보 등을 바탕으로 선정한 몇 개의 유실 예상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앞으로는 과학적 지형분석기법을 통해 예상 유실 지역 및 작전지역을 최적화해 지뢰제거작전의 효율성과 완결성을 높이고, 환경파괴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뢰제거작전의 과학화는 지형분석 이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작사는 최근 도입된 우리 군 최초 무인·원격 지뢰제거장비를 향후 후방지역 방공진지 주변 지뢰제거작전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적 지형분석기법 도입에 대한 최일선 지뢰제거작전 부대의 기대감도 높다. 경기 시흥 등 다수의 방공기지에서 진행 중인 지뢰제거작전을 지휘하는 특수기동지원여단 오동현(중령) 공병대대장은 “과학적 지형분석기법 적용으로 작전지역을 정밀하게 조정해 탐지 확률을 높이고,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지역을 발굴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상윤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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