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이 재능을 인정한 마속. 그러나 그는 군량의 수송로인 가정(街亭)을 지키지 못했다. 결국,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고 그의 목을 벴다. 군율의 엄중함을 강조한 사자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사례다.
필자는 현역과 군무원으로 40년간 근무했다. 군 생활 중 오랜 기간 작전부대에서 근무했는데, 그때만 해도 군수지원은 작전계획의 부록일 뿐이란 그릇된 생각을 했었다. 작전에 필요한 군수품에 대해서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지원된다는 착각을 했다.
그러나 군수사령부에서 10여 년을 근무한 지금 군수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원활한 군수지원 없이는 완벽한 작전 성공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작전 수행에 필요한 군수지원은 요청만 한다고 해서 일순간에 뚝딱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장비가 얼마나 필요하고, 어디에, 언제까지, 어떻게 조달해야 하는지 등 군수지원계획은 아주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수립돼야 한다. 조금이나마 시행에 착오가 생긴다면 군수지원의 모든 연결고리가 끊어지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군수사령부 구성원들은 톱니바퀴처럼 조직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그중 품목담당관과 소요계획관이라는 특수한 직책 수행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이들은 수요예측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의 이면까지도 분석하고 실행한다. 예를 들어 A 부대에서 마스크 1만 개를 원한다면, 사용자의 요구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은 구매에 필요한 내용을 단편적으로 분석한다. 그렇지만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있을 경우 프로그램이 이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정확하게 조달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품목담당관과 소요계획관 등이 바로 이러한 제한요소에 대해 관련 규정과 절차를 꼼꼼히 살피면서 자신들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극복해 나간다.
이처럼 모든 군수인이 물속의 오리발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38만여 품목이 이 순간에도 원활하게 보급되고 있다. 역으로 이들이 업무를 소홀히 하여 당장 군수지원이 멈추기라도 한다면 장병들의 의식주와 전투력 유지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전시라면 군수지원이 여의치 않아 작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 같은 치명성 때문에 제갈량은 마속을 베었을 것이다. 군사이론가 조미니도 “아마추어는 전략을 고심하고, 프로는 군수를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처럼 군수의 중요성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은 다르지 않다.
이제 필자는 40여 년의 군 생활을 마친다. 새로운 삶을 향해 출발하면서 군수인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자랑스러운 군수인들이여. 군수 업무는 쉽지도 않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궂은일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육군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미래 전장환경에 부응하는 군수 혁신과 전쟁지속능력을 확충시켜주길 바랍니다!”라고.
제갈량이 재능을 인정한 마속. 그러나 그는 군량의 수송로인 가정(街亭)을 지키지 못했다. 결국,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고 그의 목을 벴다. 군율의 엄중함을 강조한 사자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사례다.
필자는 현역과 군무원으로 40년간 근무했다. 군 생활 중 오랜 기간 작전부대에서 근무했는데, 그때만 해도 군수지원은 작전계획의 부록일 뿐이란 그릇된 생각을 했었다. 작전에 필요한 군수품에 대해서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지원된다는 착각을 했다.
그러나 군수사령부에서 10여 년을 근무한 지금 군수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원활한 군수지원 없이는 완벽한 작전 성공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작전 수행에 필요한 군수지원은 요청만 한다고 해서 일순간에 뚝딱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장비가 얼마나 필요하고, 어디에, 언제까지, 어떻게 조달해야 하는지 등 군수지원계획은 아주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수립돼야 한다. 조금이나마 시행에 착오가 생긴다면 군수지원의 모든 연결고리가 끊어지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군수사령부 구성원들은 톱니바퀴처럼 조직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그중 품목담당관과 소요계획관이라는 특수한 직책 수행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이들은 수요예측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의 이면까지도 분석하고 실행한다. 예를 들어 A 부대에서 마스크 1만 개를 원한다면, 사용자의 요구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은 구매에 필요한 내용을 단편적으로 분석한다. 그렇지만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있을 경우 프로그램이 이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정확하게 조달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품목담당관과 소요계획관 등이 바로 이러한 제한요소에 대해 관련 규정과 절차를 꼼꼼히 살피면서 자신들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극복해 나간다.
이처럼 모든 군수인이 물속의 오리발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38만여 품목이 이 순간에도 원활하게 보급되고 있다. 역으로 이들이 업무를 소홀히 하여 당장 군수지원이 멈추기라도 한다면 장병들의 의식주와 전투력 유지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전시라면 군수지원이 여의치 않아 작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 같은 치명성 때문에 제갈량은 마속을 베었을 것이다. 군사이론가 조미니도 “아마추어는 전략을 고심하고, 프로는 군수를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처럼 군수의 중요성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은 다르지 않다.
이제 필자는 40여 년의 군 생활을 마친다. 새로운 삶을 향해 출발하면서 군수인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자랑스러운 군수인들이여. 군수 업무는 쉽지도 않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궂은일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육군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미래 전장환경에 부응하는 군수 혁신과 전쟁지속능력을 확충시켜주길 바랍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