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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역량 활용, 독자적 우주정찰 체계 급진전

입력 2020. 06. 26   16:32
업데이트 2020. 06. 2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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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더우 항법시스템, 군 합동작전능력 대폭 향상


우주 군비경쟁 반대하던 中, 2008년 우주작전 포함 입장 선회
최근 해양과학 기술 이용한 잠수함-위성 사이 실시간 통신 성공
한반도 상공에 中 위성 상주…감시정찰·통신 위성 전력화 절실

중국의 베이더우 3G3O3 위성항법장치(GPS) 위성을 실은 창정 3B 로켓이 지난 23일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를 이륙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추진하는 베이더우 시스템을 완성할 마지막 위성에 해당한다. 중국이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쏘아 올린 위성은 총 55기에 이른다.  연합뉴스
중국의 베이더우 3G3O3 위성항법장치(GPS) 위성을 실은 창정 3B 로켓이 지난 23일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를 이륙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추진하는 베이더우 시스템을 완성할 마지막 위성에 해당한다. 중국이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쏘아 올린 위성은 총 55기에 이른다. 연합뉴스

중국이 베이더우 항법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공표했다. 이는 민간 위성항법시스템이지만 중국군의 합동 및 우주작전 능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23일 호외를 발간하고 ‘완벽 마무리! 중국판 GPS 베이더우 3호 배치 마침표’라는 제목 아래 “6월 23일 오전 9시43분 중국은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운반로켓 창정(長征) 3호 을(乙)을 이용해 베이더우(北斗) 시스템의 55번째 항법위성이자 베이더우 3호의 마지막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NSS) 위성 발사에 성공하면서 ‘중국판 GPS’ 베이더우 3호 배치를 애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완수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썼다.

베이더우 완성으로 중국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합동작전능력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됐다. 중국군의 합동작전체계에서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정보정찰체계다.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활용한 우주정찰을 통해 정보정찰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중국군의 C4ISR(지휘·통제·통신·정보·감시·정찰) 능력 향상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2017년 중국 국방대학교에서 발간한 『전략학(戰略學)』에서도 ‘합동작전은 통일된 계획 아래 육·해·공군 및 우주, 사이버, 전자 등 다차원적인 공간에서 고도의 조화를 이루는 작전’이라고 정의하면서 우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주의 군사적 이용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변화돼 왔다. 1995년 국무원에서 발표한 중국 군비통제와 군축 백서에서 중국은 우주 군비경쟁을 반대하며 우주는 전 인류의 자산이므로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국가가 어떠한 유형의 우주 무기도 개발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주의 ‘비무기화’를 강조했다. 이후에도 2000년 및 2002년의 국방백서에서 우주 군사화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2008년 국방백서를 시작으로 우주 군사화 반대 입장에 변화가 생겼고, 우주의 안전 수호가 중국군 임무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 후 출간된 국방백서에서도 유사한 견해를 표출했다. 중국 군사과학원의 석사과정 교재인 『공간작전학교정』에서 중국군은 우주작전 임무와 역할을 더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우주작전의 주요 임무는 그 성격에 따라 우주 진입, 우주 이용, 우주 통제 등 세 부분으로 나뉘고 있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추게 되면서 앞으로 더욱 우주의 군사적 이용을 위한 노력을 증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민간의 우주역량 발전을 활용해 민군융합(民軍融合)으로 우주작전 능력을 향상시켜 갈 것이다. 중국의 우주작전 역량은 우주 발사와 회수 부대, 우주 관측제어 부대, 우주비행 전투부대, 전략미사일 부대, 지대(地對)우주 타격 부대, 우주 조기경보 부대와 우주 전투근무지원 보장 부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전략미사일 부대와 지대우주 타격 임무는 로켓군이 담당하고 기타 우주작전 역량은 전략지원부대의 우주시스템부 소관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시스템부는 중국군의 우주작전 역량을 통합해 합동작전 중 제천권(制天權)을 확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시스템부가 여러 가지 제한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군의 합동작전에 기여한 사례들이 있다. 2017년 9월 해방군보는 베이더우 시스템이 건설됨에 따라 종전의 좌표시스템을 전부 중국식 국가 좌표시스템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좌표시스템은 삼차원이면서 좌표 오차가 약 3㎝인 GPS 자료를 작성할 수 있으며, 이는 중국군에게 더욱 정밀한 전장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무기장비의 타격 효과를 배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 2월 중국 관영 CCTV는 해양과학연구선 ‘과학호’가 최초로 북두위성과 수중 6000m의 표적으로 실시간에 데이터를 보내는 임무를 완수했다고 보도했다. 수중표적 실시간 전송 시스템은 수상 통신시스템과 수중 통신시스템으로 구분된다. 수상은 위성통신, 수중은 소나(Sonar) 통신을 이용하는 것이다.

비록 중국의 이런 기술은 과학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기술이 군사적으로 활용되면 잠수함과 위성의 실시간 통신에 이용될 수 있다. 즉 작전명령을 받으면 즉시 심해에 위치한 잠수함에 전달해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의 타격체계가 지체 없이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

중국은 미래의 합동작전에서 위성이나 내비게이션 없이는 일체화된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20년까지 베이더우 위성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즉 위성항법과 위성통신을 통합해 합동작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것이다.

중국이 베이더우 시스템을 완성함에 따라 그 위성 35개 중 12~14개는 아시아 지역에서 운용될 예정이다. 한반도 상공에도 항상 중국의 위성이 운용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 군(軍)도 우주 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은 물론 우주를 기반으로 한 지휘통제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 군의 감시정찰위성 및 통신위성 등의 전력화가 절실하다.


중국군 우주 기반 합동정보작전체계

중국의 인민해방군 출판사에서 발간된 『일체화 합동작전연구』에 의하면 중국의 우주를 기반으로 한 합동정보작전의 큰 틀은 아래 5개 체계로 구성된다.

첫째는 정보정찰체계로서 우주정찰·공중정찰·해상정찰·육상정찰로 구성되며, 일체화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둘째는 통신체계로서 각 군종 통신역량과 지휘기관 통신 부서로 구성. 통신위성 및 레이더에 장착된 유무선 전자와 통신 사이버가 지휘 플랫폼과 연결돼 전쟁 중 통신 및 지휘를 위한 사이버 체계를 구성한다.

셋째는 전자 교란 및 반교란 체계로서 전구 직속 및 각 군종 전자대항 부대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통신대항 및 레이더대항 역량으로 구분된다. 육·해·공 및 우주가 일체화된 전자교란 및 반교란 시스템을 구성한다.

넷째는 사이버공격 방어체계로서 사이버 전문 역량으로 편제되며 컴퓨터 바이러스가 주된 공격 수단이다. 정보화작전 체계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다.

다섯째는 심리전 체계로서 언론전·선전전·정치기구로 구성되고 심리 공격방어전을 수행한다.


이창형 정치학 박사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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