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신 군사학 연구동향

“인재양성 넘어 인력관리 단계로”

입력 2020. 06. 19   17:36
업데이트 2020. 06. 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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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전, 인적요소에 보다 더 집중할 때


美 교육훈련·경력관리 연구 진행
교육기관도 각 군별 설치로 특화
등급별 자격요건 제시 보고서도

  

미 랜드연구소가 발표한 『사이버전사 훈련』 연구보고서.
미 랜드연구소가 발표한 『사이버전사 훈련』 연구보고서.

지난 16일 북한의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 관계가 위기를 맞는 형상이다. 16일 이전까지 한국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수위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특사 파견 등을 제시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더불어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발표한 후 한국도 북한이 실제 군사행동을 취할 때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맞대응하면서 남북관계는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은 앞으로 북한의 도발 방식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2017년 사이버안보연구기관에서 수행한 적 사이버공격 의도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주요 도발(핵실험)과 사이버공격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연구 결과에서는 2016년까지 지난 10년간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에 사이버공격을 감행한 것이 80%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남북관계에서 지금처럼 강도 높은 북한의 도발은 없었다. 그리고 북한은 앞으로 군사도발도 감행할 수 있다는 식의 발표도 하고 있다.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지만, 사이버공간에서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거나 아니면 진행 중일 수도 있다.


각 군 경력관리·인증 지혜 모아야 


한국군은 사이버전에 대비해 2010년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다. 2019년 사이버작전에 집중하기 위해서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응, 방어 작전 등을 주 임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증강했다. 각 군에서도 사이버작전 관련 부서를 신설해 사이버전을 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전 전문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 다양한 교육훈련 과정을 개설하고 사이버 훈련장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인력의 역량 향상과 유지를 위한 경력관리와 인증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美, 체계적인 사이버 전사 양성 박차


미국은 몇 년 전부터 사이버전 전문인력의 교육훈련과 경력 관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2015년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중 하나인 랜드연구소가 발표한 『사이버전사 훈련(Training Cyber Warriors)』 연구보고서에서는 사이버전사를 위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훈련 전략 개발을 위한 주요 요소를 제시했다.

주요 요소의 첫 번째는 훈련의 형태(What Will the Training Look Like?), 두 번째는 훈련 대상(Who Is Being Trained?), 세 번째는 필요한 자원(What Resources Are Needed?), 마지막은 훈련이 인력관리에 통합되는 방식(How Will the Training Be Integrated into Larger Workforce Management?)이다. 미국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더 나은 사이버전 훈련체계를 구축하고 역량 있는 사이버전사를 훈련하고자 한다.

미 국방부는 사이버사령부를 2009년 핵전력 부대 및 미사일 방위를 담당하는 전략사령부 산하에 신설했지만, 2018년 5월 전략사령부와 동격인 통합사령부로 승격한 바 있다. 미국은 이만큼 사이버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육기관도 각 군별로 둬 각 군의 특성에 맞는 사이버전 정책/전략, 전술, 기술 등을 교육훈련하고 있다.

미 육군은 육군사이버교육기관(https://cybercoe.army.mil/CYBERSCH/)을 둬 사이버 전사와 사이버 지휘관을 교육훈련하고 있다. 미 해군은 미국 플로리다주 북서부의 도시 펜서콜라에 위치한 해군정보전사령부(https://www.public.navy.mil/fltfor/niocpensacola/Pages/default.aspx)에서 신호정보와 사이버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교육훈련하고 있다. 미 공군은 공군대학의 사이버단과대학(https://www.airuniversity.af.edu/CyberCollege/Education/)에서 사이버전 교육을 맡고 있다.

그리고 사이버전 인력의 인증과 경력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18년 미 공군에서 발간한 『사이버전 작전-경력, 교육 및 훈련 계획(CYBER WARFARE OPERATIONS-CAREER FIELD EDUCATION AND TRAINING PLAN)』 보고서에서는 사이버전 인력을 4등급(apprentice, journeyman, craftsman, superintendent)으로 구분해 요구되는 기술과 경력을 제시하고 있다. 각 등급별로 지식, 교육, 훈련, 경험, 이행 등의 전문 자격 요건과 계급과 근무연수에 따른 경력 경로를 제시했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철저히 대비”


한국이 북한의 사이버공격 최대 피해국이라고 할 때, 그 어느 나라보다도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비가 철저해야 한다. 한국군은 사이버전을 대비하면서 조직·플랫폼 등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잘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적시적소에 사이버자원과 전략/전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사이버전 전문인력의 교육훈련과 경력 관리도 그만큼 중요하다. 사이버전 전문인력 양성 이후에 각 군의 사이버작전이나 특화된 사이버전 역량에 따른 교육훈련과 경력관리, 그리고 그에 따른 인증체계도 함께 구축한다면, 북한을 비롯한 사이버테러 집단의 사이버공격을 더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엄 정 호 교수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
엄 정 호 교수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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