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밀려 방치되던 인도태평양 군사비 증액 초당적 지지
2026년까지 사령부 요청 추가 예산 200억 달러 긍정적 검토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中 제외 모든 국가와 유대도 강조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요청한 전력 증강 계획이 의회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밝힌 구상들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그동안 공개 연설에서 군 통합성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의회 호응
짐 인호프(공화당)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한 인터넷 매체에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요청한 추가 국방예산안(본지 6월 1일 자 7면 참조)이 의회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오는 여름에 2021년 예산안 증액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달 말 밝혔다. 이에 따라 데이비슨 사령관이 ‘우위 탈환’이라는 보고서에서 제안한 내년도 16억 달러, 2022~2026년도 184억 달러 등 총 200억 달러의 예산안은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인호프 위원장과 듀오 잭 리드(민주당) 상원 군사위 소속 의원은 ‘태평양 억지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건설을 적극 지지했다.
이들은 “미 국방부가 인도태평양에서의 도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특히 준비태세를 재건하고 현대화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은 필요한 ‘상당한 규모의 긴급한 변화’를 달성하기에 불충분하다”며 “국방부가 연간 예산 과정에서 이 지역에 더 나은 우선순위를 부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2018년에 발간된 국방전략 보고서 등에서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가 없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무장단체 IS와의 전쟁,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계속된 저항, 이란과의 긴장 등으로 중동 지역이 발등의 불이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수많은 병력과 장비를 파견하면서 많은 국방예산이 소요됐다.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위협이 급격히 증가하자 미 의회와 국방부가 중동 지역의 비정규전과 긴장을 이유로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합동성 발전과 훈련장 확보
데이비슨 사령관은 의회에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 도입을 요구했지만, 공개된 장소의 연설에서는 합동성의 발전을 요구했다. 미 육·해·공군의 각 군이 단독으로 전장 상황에 대처하지 않고 합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원칙은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는 사항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공해전투라는 작전 개념이 시사하듯 서태평양 지역의 군사작전은 합동성을 선택 사항이 아닌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수 사항으로 간주하고 있다. 광대한 서태평양 해역에서 수적 우위의 중국군과 맞서려면 합동성의 차원도 기존보다 높여야 한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한 토론회의 기조연설에서 먼저 합동성을 갖춘 부대를 언급했다. 그가 말하는 합동부대는 “위기 발생 후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형성되는 임시 합동 부대와는 대조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합동부대는 평시부터 구성돼 있어야 하며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특수작전군, 사이버 능력, 우주군, 장거리 무기로 무장한 지상군 등이 더욱 완전하게 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합동부대는 “상당한 수준의 강화된 합동성”을 가질 것이 요구된다. 그는 “우리의 합동성을 계속 발전시킬 것을 요구한다”며 “과거에 우리는 전투 영역(도메인)을 넘어서 때때로 통합할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항상 모든 전투 영역에서 상호운용성이 완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합동성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요소는 공동 지휘통제(C2) 네트워크다. 그는 “공동 지휘통제 네트워크는 의사결정에서 속도와 유연성을 제공하며, 상대방의 시스템과 의사결정에 침투와 해체를 가능하게 해 공격력을 격퇴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첨단기술인 인공지능, 양자 역학(퀀텀) 컴퓨팅, 원격 센서, 기계 학습(머신 러닝), 빅데이터 분석, 5G 기술 등을 활용하면 공격과 방어 능력에서 상호운용성과 호환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들을 결합해 합동군 전체에 걸쳐 화력 통제 솔루션과 협력적 개입 기회를 제공하는 합동 화력 네트워크(JADC2)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강화된 합동부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맞는 전투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인도태평양 전투 개념으로 ‘강력한 공격력’을 주문하고 있다.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는 각 군, 모든 발사대, 전투 영역에서 사용되므로, 다양한 타격 목표는 근거리 및 장거리에서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된 합동 부대는 상대에게 여러 가지 딜레마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상대 국가와 그 국가가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리는 효과적인 억제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국가와 공약 실행
미국은 태평양사령부의 군사 능력 강화에 기울이는 노력 못잖게 역내 국가들에 대한 공약 이행을 다짐하는 등 국제적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한미동맹을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linchpin), 미일동맹을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의 초석(cornerstone)이라고 밝혔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를 일일이 거명하며 유대를 나타냈다.
이런 맥락에서 데이비슨 사령관은 지난 2월의 연설에서 그 무렵 발표된 인도태평양 지역 공약의 실행 사례를 들었다. 주요 사례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공격은 미·일 상호방위조약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2014년 일본인들에게 재확인 ▲불과 1년 전 남중국해에서 주권국가 필리핀에 대한 무력공격은 우리의 상호방위 의무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재확인 ▲지난해 9월 미국과 싱가포르가 양해각서(MOU)를 갱신해 싱가포르가 제공하는 국방 관련 시설 및 물류 지원의 미국 이용을 확대 등이다.
미국은 이제 가장 중요한 전역으로 설정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군사력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 의회도 여기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진척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미 의회는 천군만마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늘어나는 연방정부 부채와 코로나19 종합 대책이라는 난제가 있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향상은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 남아 있다.
중동에 밀려 방치되던 인도태평양 군사비 증액 초당적 지지
2026년까지 사령부 요청 추가 예산 200억 달러 긍정적 검토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中 제외 모든 국가와 유대도 강조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요청한 전력 증강 계획이 의회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밝힌 구상들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그동안 공개 연설에서 군 통합성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의회 호응
짐 인호프(공화당)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한 인터넷 매체에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요청한 추가 국방예산안(본지 6월 1일 자 7면 참조)이 의회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오는 여름에 2021년 예산안 증액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달 말 밝혔다. 이에 따라 데이비슨 사령관이 ‘우위 탈환’이라는 보고서에서 제안한 내년도 16억 달러, 2022~2026년도 184억 달러 등 총 200억 달러의 예산안은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인호프 위원장과 듀오 잭 리드(민주당) 상원 군사위 소속 의원은 ‘태평양 억지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건설을 적극 지지했다.
이들은 “미 국방부가 인도태평양에서의 도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특히 준비태세를 재건하고 현대화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은 필요한 ‘상당한 규모의 긴급한 변화’를 달성하기에 불충분하다”며 “국방부가 연간 예산 과정에서 이 지역에 더 나은 우선순위를 부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2018년에 발간된 국방전략 보고서 등에서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가 없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무장단체 IS와의 전쟁,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계속된 저항, 이란과의 긴장 등으로 중동 지역이 발등의 불이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수많은 병력과 장비를 파견하면서 많은 국방예산이 소요됐다.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위협이 급격히 증가하자 미 의회와 국방부가 중동 지역의 비정규전과 긴장을 이유로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합동성 발전과 훈련장 확보
데이비슨 사령관은 의회에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 도입을 요구했지만, 공개된 장소의 연설에서는 합동성의 발전을 요구했다. 미 육·해·공군의 각 군이 단독으로 전장 상황에 대처하지 않고 합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원칙은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는 사항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공해전투라는 작전 개념이 시사하듯 서태평양 지역의 군사작전은 합동성을 선택 사항이 아닌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수 사항으로 간주하고 있다. 광대한 서태평양 해역에서 수적 우위의 중국군과 맞서려면 합동성의 차원도 기존보다 높여야 한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한 토론회의 기조연설에서 먼저 합동성을 갖춘 부대를 언급했다. 그가 말하는 합동부대는 “위기 발생 후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형성되는 임시 합동 부대와는 대조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합동부대는 평시부터 구성돼 있어야 하며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특수작전군, 사이버 능력, 우주군, 장거리 무기로 무장한 지상군 등이 더욱 완전하게 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합동부대는 “상당한 수준의 강화된 합동성”을 가질 것이 요구된다. 그는 “우리의 합동성을 계속 발전시킬 것을 요구한다”며 “과거에 우리는 전투 영역(도메인)을 넘어서 때때로 통합할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항상 모든 전투 영역에서 상호운용성이 완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합동성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요소는 공동 지휘통제(C2) 네트워크다. 그는 “공동 지휘통제 네트워크는 의사결정에서 속도와 유연성을 제공하며, 상대방의 시스템과 의사결정에 침투와 해체를 가능하게 해 공격력을 격퇴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첨단기술인 인공지능, 양자 역학(퀀텀) 컴퓨팅, 원격 센서, 기계 학습(머신 러닝), 빅데이터 분석, 5G 기술 등을 활용하면 공격과 방어 능력에서 상호운용성과 호환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들을 결합해 합동군 전체에 걸쳐 화력 통제 솔루션과 협력적 개입 기회를 제공하는 합동 화력 네트워크(JADC2)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강화된 합동부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맞는 전투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인도태평양 전투 개념으로 ‘강력한 공격력’을 주문하고 있다.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는 각 군, 모든 발사대, 전투 영역에서 사용되므로, 다양한 타격 목표는 근거리 및 장거리에서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된 합동 부대는 상대에게 여러 가지 딜레마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상대 국가와 그 국가가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리는 효과적인 억제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국가와 공약 실행
미국은 태평양사령부의 군사 능력 강화에 기울이는 노력 못잖게 역내 국가들에 대한 공약 이행을 다짐하는 등 국제적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한미동맹을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linchpin), 미일동맹을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의 초석(cornerstone)이라고 밝혔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를 일일이 거명하며 유대를 나타냈다.
이런 맥락에서 데이비슨 사령관은 지난 2월의 연설에서 그 무렵 발표된 인도태평양 지역 공약의 실행 사례를 들었다. 주요 사례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공격은 미·일 상호방위조약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2014년 일본인들에게 재확인 ▲불과 1년 전 남중국해에서 주권국가 필리핀에 대한 무력공격은 우리의 상호방위 의무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재확인 ▲지난해 9월 미국과 싱가포르가 양해각서(MOU)를 갱신해 싱가포르가 제공하는 국방 관련 시설 및 물류 지원의 미국 이용을 확대 등이다.
미국은 이제 가장 중요한 전역으로 설정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군사력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 의회도 여기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진척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미 의회는 천군만마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늘어나는 연방정부 부채와 코로나19 종합 대책이라는 난제가 있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향상은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