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하늘과 땅에서 먹잇감 찾듯 돌진! 모래바람 헤치고 전장을 압도하다

김상윤

입력 2020. 05. 28   16:58
업데이트 2020. 05. 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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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11사단 기갑수색대대 제병협동 전술훈련


K2 전차·K21 장갑차·AH-1S·500MD
지상·항공 아우르는 장비 대거 투입

 
‘미래 주도 첨단과학기술군’ 목표
항공전력 경계작전 지원 받으며
작전지역서 지상부대 임무 완수

27일 육군11사단 기갑수색대대 K2 흑표 전차와 7군단 107항공대대 헬기2중대 소속 AH-1S 코브라 공격헬기들이 제병협동 전술훈련 중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전방으로 전개하고 있다.
27일 육군11사단 기갑수색대대 K2 흑표 전차와 7군단 107항공대대 헬기2중대 소속 AH-1S 코브라 공격헬기들이 제병협동 전술훈련 중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전방으로 전개하고 있다.

민철기(중령·오른쪽) 기갑수색대대장과 이정규(중령) 107항공대대장이 제병협동 전술훈련 현장에서 ‘육군항공 선도하 지상부대 운영’ 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민철기(중령·오른쪽) 기갑수색대대장과 이정규(중령) 107항공대대장이 제병협동 전술훈련 현장에서 ‘육군항공 선도하 지상부대 운영’ 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27일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가 한여름을 방불케 하던 매봉산 훈련장. 수십 대의 궤도장비들이 내뿜는 거친 기계음이 훈련의 시작을 알렸다. 소형전술차량을 선두로 한 K2 전차 흑표 4대가 자욱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구불구불한 전술도로와 비포장도로 위를 힘차게 내달렸다. 무게감과 기동성을 겸비한 흑표의 위용에 감탄하던 그때, 우렁찬 프로펠러 회전 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AH-1S 코브라 헬기의 등장이었다.

산등성이 너머에서 날아온 헬기 2대가 기동로 상공으로 빠르게 접근하더니 전차들과 대형을 이뤄 전방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지상에는 모래바람을 넘어 거대한 모래폭풍이 일었다. 연례적으로 열리는 대규모 공지합동훈련에서나 볼 수 있던 모습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졌다. 땅과 하늘을 지배하는 맹수 두 마리가 하나의 먹잇감을 노리고 앞다퉈 돌진하는 듯한 압도적인 장면이었다.

육군11사단 기갑수색대대는 27일부터 29일까지 매봉산 훈련장에서 7군단 예하 107항공대대를 비롯한 포병·정보부대 등과 함께 제병협동 전술훈련을 진행 중이다.

훈련에는 장병 340여 명과 K2 전차, K21 장갑차, 소형전술차량, AH-1S 헬기, 500MD 헬기, 드론 등 지상과 항공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비 60여 대가 투입됐다.

이번 전술훈련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육군이 추구하는 ‘미래 다영역작전을 주도하는 첨단과학기술군’ 구현을 목표로 지상군의 전투 수행 방법을 한 단계 발전시키려는 사단과 예하 부대들의 노력이다.

사단은 급속히 발전하는 육군 항공전력의 원거리 감시 능력, 타격자산, 지휘통제 능력 등을 반영해 더욱 효과적인 작전·전술 개념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육군항공 선도하 지상부대 운영’이라는 전투 수행 방법을 이번 훈련에 적용 중이다.

헬기 등 항공전력이 작전지역에 선(先) 투입돼 지상부대를 선도하는 전투 수행 방식의 가능성과 실효성 등을 실전적인 훈련을 통해 검증·평가하는 것. 일반적인 대대급 기계화부대의 전술훈련과 달리 헬기·드론 등 다양한 항공자산과 많은 지원부대가 이번 훈련에 참가한 이유다.

실제로 훈련은 전투 수행 방법 발전이라는 뚜렷한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다. 훈련 상황이 부여되고 본격적인 작전이 개시되기 전에 정보자산과 포병부대가 방공 및 대공화기를 제압한다.

다음으로 AH-1S 코브라 헬기가 전차 등 지상 전력보다 먼저 작전지역에 투입돼 이점강화작전을 펼친다. 이후 기갑수색중대가 헬기의 경계작전 지원을 받으며 작전지역에서 임무를 완수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사단 군수지원대대는 육군항공 전방 무장 및 연료 재보급소(FARP·Forward Arming and Refueling Point) 지역에 추진보급을 실시하고, 지상부대에 대한 대량 전상자 처리 등 작전지속지원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항공·지상부대 간 원활한 지휘통제기반을 조성하는 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긴밀한 제병협동 작전이 이뤄지기 위해선 각 부대 사이에 전장상황 공유 및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통신·편제 장비 등의 상호운용성 보장 역시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기갑부대와 항공부대 간 중계소 운용 등 실질적인 지휘통제훈련과 상호운용성 검증이 진행되고 있었다.

새로운 전술 개념이 적용된 만큼 생소한 부분도 많다. 훈련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헬기와 전차의 동시 전개 장면도 그랬다. 강한 모래바람이 일면서 헬기와 전차 모두 시야 확보가 힘들어지는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 식별됐다. 이 밖에도 여러 발전 사항을 현장에서 식별해 보완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훈련이 가지는 또 하나의 의의라 볼 수 있다.

부대는 이번 훈련 성과를 토대로 전술개념을 더욱 발전시키고, 이를 후반기에 예정된 공지합동훈련에 적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전투 수행 방법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훈련 현장을 지휘하는 지상·항공부대 지휘관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민철기(중령) 기갑수색대대장은 “육군항공의 우수한 감시정찰 및 정밀타격 능력을 지상군 전투발전에 적용하고, 이를 실전적인 훈련으로 검증 및 평가하는 이번 시도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정규(중령) 107항공대대장은 “훈련 과정에서 육군항공과 기계화부대 간에 간단없는 전장상황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제병협동작전 절차 숙달과 지휘통제 분야의 전투발전 소요를 도출하는 데 집중해 훈련 성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글=김상윤/사진=조종원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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