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31사단] 가장 먼저 일어나고 가장 늦게 잠드는 ‘해안중대장’

김상윤

입력 2020. 05. 28   16:53
업데이트 2020. 05. 28   17:19
0 댓글

국가방위 최전선에서 만난 장병들 <5·끝> 육군31사단 조영훈 대위


새벽 기상 수온 점검으로 일과 시작
매일 상황훈련에 야간 순찰 빠짐없이
주기적인 체육활동으로 단결력 높여
“해안선은 곧 최전방 철책선과 같아…
1000여 ㎞ 지역 해안경계 물샐틈없다”
  

육군31사단 여수대대 해안중대장 조영훈(맨 앞) 대위가 해안선 수색정찰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31사단 여수대대 해안중대장 조영훈(맨 앞) 대위가 해안선 수색정찰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부대 제공



“해안선에서는 바람과 파도의 물결 등 모든 것이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이곳에서 단 하나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은 해안경계작전 완수에 대한 우리 육군 장병들의 강한 의지입니다.”

땅과 바다의 경계인 해안선은 많은 섬, 높은 조수간만의 차이 등 작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다. 누군가는 남해의 해안선을 후방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최전방 GP·GOP에서 소대장을 경험하고 현재는 육군31사단 여수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영훈 대위의 생각은 다르다. “해안선은 곧 최전방 철책과 같다”고 강조하는 그는 해안선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고 가장 늦게 잠드는 ‘해안중대장’이다.
“여수대대는 1000여 ㎞의 여수지역 해안선과 수백 개의 도서를 책임지는 부대로 이 일대의 주요 항만과 주요 산업시설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만큼 해안중대장의 임무가 막중하죠. 완벽한 해안경계작전을 수행해야 함은 물론이고, 장병들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조 중대장의 임무는 매일 새벽 이른 기상과 동시에 시작된다. 먼저, 작전지역의 기상과 수온, 조수간만의 차를 확인한다. 이후 멀리 떨어진 소초부터 차례로 해안경계작전 준비태세를 점검하며 해안선 수색정찰을 지휘한다. 또한 야간 경계작전 중 발생했던 상황을 확인하고 작전에 투입됐던 장병들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이뿐만 아니다. 철통 같은 해상감시를 위해 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를 철저히 점검하는 것은 물론, 장비를 활용하는 장병들의 임무 수행 능력까지 상시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야간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순찰을 나가 경계작전 특이사항을 확인한다. 이 모든 것이 해안 중대장으로서 매일 반복해야 하는 임무다.

“어떤 이는 남해를 그저 후방이라 여길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수의 임포 앞바다는 1998년 실제 잠수정 침투가 이뤄졌던 지역입니다. 언제든 적이 침투할 수 있다는 정신적 대비태세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해안경계작전시스템이 필요한 최전선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임무를 수행합니다.”


조영훈 대위가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나갈 것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조영훈 대위가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나갈 것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최근 해상 밀입국 사례와 드론 불법비행 등 해안선과 관련된 불법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의 모든 해안중대장들은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조 중대장은 “다양화된 작전환경을 고려한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해안경계작전의 완전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조치훈련은 거의 매일 실시됩니다. 훈련은 보통 해상 10여 ㎞ 지점에서 미식별 선박이 포착된 상황을 가정해 실전과 같이 이뤄집니다. 예보부터 경보까지 상황에 맞춰 식별, 유도, 격멸 등 전 과정을 작전 지침에 따라 강도 높게 숙달하고 있죠.”

이런 교육훈련의 성과가 실제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 조 중대장의 설명이다. “우리 중대는 지난 17일과 25일 여수 해안에서 불법 조업 중인 고무보트를 열영상감시장비(TOD)로 최초 식별했고 이후 해경과 합동작전을 펼쳐 완벽한 해안경계태세를 입증했습니다. 당시 해무가 짙어 감시작전에 많은 제한이 있었음에도 임무를 완수한 것은 실전적인 교육훈련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해안경계작전과 강하고 철저한 교육훈련에 임하는 장병들의 피로도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조 중대장은 완벽한 작전 수행을 위해 부대원들과 함께하는 단결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특별한 것은 없어요. 그래도 매월 삼겹살 회식과 주기적인 체육 활동 정도는 반드시 하려고 노력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외부 체육시설이나 영화관에서 단결활동을 추진하기도 했어요. 장병들의 복무 피로도와 매너리즘 극복이 중대의 단결력 향상과 전우애 함양은 물론 해안경계작전 완수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대원들 모두 저를 믿고 잘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처음과 마지막을 한결같이 함께 싸워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고마워요.”

조 대위는 3대째 위국헌신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외조부 김병수(84) 옹은 6·25 참전용사이며, 현재 작고하신 부친 고(故) 조용현 씨는 경찰로서 국가에 봉사하셨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저에게 공직자로서 청렴한 자세를 강조하곤 하셨어요. 참전용사이셨던 외할아버지 역시 늘 저에게 귀감이 됐죠. 두 분의 말씀을 되새기며 군인으로서 임무완수 의지를 다지곤 합니다. 지금까지 경계작전과 교육훈련, 부대관리를 통한 완벽한 작전태세확립을 목표로 해안중대장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중대는 전투중심, 현장중심, 사람중심의 가치 아래 완벽한 작전태세를 확립하고,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나갈 것입니다.”

김상윤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