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호국영웅 희생 헛되지 않게… 더 강한 한국 만들 것”

임채무

입력 2020. 05. 27   17:07
업데이트 2020. 05. 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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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 화살머리고지 전사자 故 정영진 상병 ‘화랑무공훈장’ 수여 
 
신원 확인 전사자에 첫 훈장 수여
부친 전사 때 3살이던 아들
“기적 같은 일… 육군에 감사”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로 발견된 고(故) 정영진 상병의 아들 정해수(왼쪽) 씨와 그의 아내가 무공훈장을 전수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군 제공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로 발견된 고(故) 정영진 상병의 아들 정해수(왼쪽) 씨와 그의 아내가 무공훈장을 전수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군 제공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조사단)은 27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가 발견된 고(故) 정영진 상병의 무공훈장을 아들 해수 씨에게 전수했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해 중 신원을 확인하고 유가족을 찾아 무공훈장까지 수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호국영웅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고인 가족의 거주지 인근에 위치한 육군73사단 김병곤 사단장 주관으로 진행됐다.

1926년 9월 23일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에서 출생한 정 상병은 1952년 9월 11일 육군에 입대한 후 2사단 31연대에서 복무했으며, 저격능선전투와 철의 삼각지대 서쪽 요충지인 화살머리고지전투에 참전했다. 고인은 휴전을 불과 2주일여 앞둔 1953년 7월 14일 화살머리고지에서 교전 중 장렬히 전사했으나, 당시 치열했던 상황으로 고인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고인의 화랑무공훈장은 1954년 10월 15일 결정됐다.

이후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이 이뤄지면서 고인은 지난해 5월 15일 유품과 함께 완전 유해 형태로 발견됐고, 지난 3월 초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 결과와 일치해 신원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지난 4월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의 요청으로 상훈자료를 확인하던 중 정 상병에게 전하지 못한 훈장이 있음을 확인하고 유가족에게 통보했다.

아버지가 전사했을 당시 세 살의 나이였던 아들 해수 씨는 아버지의 유해를 확인했다는 소식과 함께 훈장 수여 사실을 통보받고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유해를 찾고 훈장까지 받게 된 지금 너무나 기쁘고 기적 같은 일을 안겨준 육군에 고마움을 전했다. 해수 씨는 “저의 사례처럼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한 많은 유가족과 무공훈장을 미처 받지 못한 공로자·가족에게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유해발굴감식단과 협업해 훈장 미수여자를 확인하고 있는 조사단 박은진 원사는 “화살머리고지에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에게 무공훈장을 찾아서 수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훈장을 전수한 김 사단장은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국방부에서 펼치고 있는 우주선(우리 모두가 주는 선물) 프로젝트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훈장 전수를 하게 됐다”며 “정씨의 아버지와 같이 조국을 위해 산화한 수많은 호국영웅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이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임채무 기자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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