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솔선수범 ‘특급 장갑차 소대장’

김상윤

입력 2020. 05. 22   17:46
업데이트 2020. 05. 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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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방위 최전선에서 만난 장병들


 최전방 철책부터 해안선에 이르기까지 국군 장병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모든 장소는 국가방위의 최전선이다. 투철한 군인정신을 바탕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 장병들이야말로 국가 안보의 주역들이라 할 수 있다. 국방일보는 오늘부터 국가 방위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자랑스러운 장병들의 이야기를 연속으로 소개한다.



육군1기갑여단 장갑차 소대장으로 임무 수행 중인 허하은 중위가 중대전술훈련평가를 마친 뒤 장갑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1기갑여단 장갑차 소대장으로 임무 수행 중인 허하은 중위가 중대전술훈련평가를 마친 뒤 장갑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1> 육군1기갑여단 허하은 중위


‘나 하나쯤이야’ 아닌 ‘나부터 먼저’  

작전 지시는 터프하게
정비 점검은 세심하게
장비 확인은 누나같이   

허하은(가운데 왼쪽) 중위가 최근 중대전술훈련평가 중 소대원들에게 명령을 하달하고 있다.
허하은(가운데 왼쪽) 중위가 최근 중대전술훈련평가 중 소대원들에게 명령을 하달하고 있다.


최고의 소대장 


“탑승조는 전방의 대항군을 고착시킨다! 하차조는 우회하여 측후방을 타격한다!” 


패기 있는 명령하달 목소리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최초 기갑여단인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에서 장갑차 소대장으로 근무 중인 허하은 중위다. 


임관 후 3년 연속 사격 만발을 기록하고 특급전사를 놓친 적이 없는 허 중위는 부대에서 ‘최고의 소대장’으로 이름 높다. 


장갑차 소대장은 유사시 신속하게 작전지역으로 기동해 공격 또는 방어 작전을 수행한다. 평소에는 승무원 훈련 등을 통해 소부대전투기술을 연마시켜 전투 수행 능력을 유지·향상시켜야 한다. 


이러한 장갑차 소대장 임무는 거칠고 힘들기로 소문나 있다. 최근 5년간 여단에서 장갑차 소대장에 지원한 여군이 없을 정도다. 허 중위도 처음엔 보병으로 임관해 기계화보병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엔 두려움도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장비 조작과 정비 이외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어느덧 능숙한 3년 차 소대장이 된 허 중위의 말이다. 


허 중위는 2018년 학군 56기로 임관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직업군인을 목표로 삼았던 허 중위는 대학에 입학해 그토록 원하던 학군단에 지원했다. 


“당시 지원율이 워낙 높았던 터라 첫 도전은 실패하고 말았어요. 그 후 1년간 부족한 부분을 채워 다시 도전했죠.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학군단 생활을 시작한 허 중위는 하계군사훈련 당시 중대장 후보생 역할을 완수하며 주위로부터 빠르게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4학년 하계군사훈련에서는 평소 남자 후보생들이 전담하던 기수(旗手)까지 맡았다. 허 중위에 따르면, 여군 후보생이 기수가 된 것은 학교의 학군단 창설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한다. 


허 중위는 기계화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시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체력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교육 수료 때는 여단장 표창의 영예를 안았다. 


현재 부대에서 허 중위는 ‘최고의 소대장’으로 통한다. 신장 177㎝인 허 중위는 임관 이후 3년 연속 사격 만발을 기록했고, 특급전사를 단 한 번도 놓친 적 없다.


“강한 체력은 군인으로서 가장 기본이라 생각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특급전사를 유지하고 있기에 항상 소대원들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죠.”   

   

장갑차 엔진오일을 점검하고 있는 허하은(왼쪽) 중위. 솔선수범을 중시하는 허 중위는 거칠고 힘든 임무도 앞장서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장갑차 엔진오일을 점검하고 있는 허하은(왼쪽) 중위. 솔선수범을 중시하는 허 중위는 거칠고 힘든 임무도 앞장서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소대원의 방탄모를 고쳐주고 있는 허하은(오른쪽) 중위. 허 중위는 병영 생활에서는 용사들의 누나 같은 존재다.
소대원의 방탄모를 고쳐주고 있는 허하은(오른쪽) 중위. 허 중위는 병영 생활에서는 용사들의 누나 같은 존재다.

  

강철 체력 기본… 틈나는 대로 운동 

3년 연속 사격 만발·특급전사 달성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십 발휘 

사격집중훈련 최우수 소대 이끌어  



따뜻하고 유쾌한 소대장

그렇다고 허 중위를 마냥 ‘터프한’ 소대장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소대원들은 허 중위에 대해 “임무 수행에는 빈틈이 없는 무서운 분일지 몰라도, 병영 생활에서는 소대원들을 한 명 한 명 살뜰히 챙겨 주는 누나 같은 간부”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허 중위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은 소대의 전투력을 최대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대는 지난해 후반기 사격집중훈련에서 최우수 소대로 선정됐고, 연말 부대 장기자랑에서도 쟁쟁한 경쟁팀을 모두 물리치고 당당히 대상을 받아 전원 3일의 포상휴가를 얻기도 했다.

특히 허 중위는 솔선수범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투준비의 핵심인 일일·주간·반기·연간 정비에 있어서 늘 먼저 앞장서려고 노력해요. 언제든 임무 수행할 수 있는 최상의 전투 준비를 갖추는 일에 소대장이 솔선수범하는 것은 당연하죠.”

허 중위의 이런 모범적인 모습은 여군·간부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소대원인 선호만 일병은 “입대 전 군 간부들은 명령과 지시만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며 “허 중위님은 힘든 작업이나 정비도 늘 용사들과 함께하고 특히 훈련 전에는 사전에 훈련 목적과 소대 임무를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고 전했다.

상급자 사이에서도 허 중위에 대한 칭찬의 말은 끊이지 않는다. 강동구(중령) 진격대대장은 “허 중위는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부터 먼저’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임무 수행하는 장교”라며 “대대의 많은 간부 중에서도 특히 어떤 임무를 부여하든 확실하게 수행하는 믿음직스러운 부하”라고 평가했다.

기대가 큰 만큼 허 중위의 각오도 남다르다. 장갑차 소대장 직책에 대한 큰 자부심을 바탕으로 장차 우리 군에서 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유사시 기계화부대의 장점인 신속한 기동으로 역습을 통해 작전을 종결할 수 있는 창끝 전투력을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 기계화보병을 대표해 육군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장교가 되고 싶습니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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