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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위협 대비 자위대 독자방위력 구축 의도

기사입력 2020. 05. 22   16:17 최종수정 2020. 05. 24   14:52

일본 우주작전대 창설과 우주력 강화

2018년 방위계획 대강서 새로운 국가안보 영역 우주로 확장
2023년까지 조직 규모 6배 늘리고 상황인식 체계 본격화 전망
관련 방위예산 꾸준히 집행…영역기획실 신설 등 조직개편도 

 

고노 다로(왼쪽) 일본 방위상이 지난 19일 도쿄의 방위성 본부에서 열린 우주작전대 창설 기념식에서 지휘관에게 부대기를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5월 18일 일본 자위대는 우주작전대를 창설했다. 우주작전대는 항공자위대 소속의 도쿄도 후추(府中)부대 내에 위치하며 우주 영역을 전문으로 다루는 20명 규모로 조직됐다. 향후 우주 공간의 안정적인 이용을 확보하기 위한 업무를 주요 임무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까지 120명 규모로 확대하고 우주상황인식(Space Situational Awareness, 이하 SSA) 체계의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창설식에 참가한 고노 다로 방위상은 ‘우주 공간이라는 신영역의 개척자’로서 우주작전대의 임무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우주작전대의 창설은 우주가 더 이상 평화로운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이 그 배경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우주력 분야에 있어서 후발주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우주력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 등은 이미 우주 전략을 발표했으며 우주 영역에 군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또한, 2007년 중국이 중거리탄도미사일로 노후된 위성을 파괴한 사례에서 보여지듯 위성요격(ASAT) 능력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한 ‘우주위협평가보고서’에서 지적한 대로 대위성 직접 파괴, 레이저 등을 이용한 공격, 전자신호에 따른 교란, 위성 통제소 해킹 등 우주 공간에서의 다양한 공격 위협이 커지고 있는 게 현실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은 자국이 보유한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파편 등의 충돌 위험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도 장기적으로 대응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미·중 경쟁이 우주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 나름의 우주력 확보를 통해 독자적인 방위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우주 영역의 적극적 이용 추진

2008년 우주기본법이 제정되기까지 일본은 우주 영역을 국가안보와 관련한 문제로 다루는 것을 실질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우주기본법 제정 이후 2010년 12월에 발표된 방위계획 대강에서 처음으로 우주 영역을 방위 목적으로 이용할 것을 명시했다. 다만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는 우주 영역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정보 수집을 주로 다뤘다.

이후 2013년 12월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서(國家安全保障戰略)’에서 일본이 향후 추진해야 할 전략적 접근 중의 하나로 ‘우주 영역의 안정적 이용 확보 및 안보 분야에서의 활용’을 언급했다. 이어 발표된 2013년 방위계획 대강에서도 정보수집 위성의 기능을 강화하고 각종 위성의 활용 방법을 모색하는 한편 SSA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우주개발이용이 가능한 기술을 포함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안보의 영역으로 우주력을 다룰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리고 일본은 2018년 방위계획 대강에 우주력 강화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명시했다. 2018년 방위계획 대강은 육·해·공 기존의 영역에 덧붙여 우주·사이버·전자전 등 새로운 영역을 통합해서 활용해 교차영역 효과(cross-domain synergy)를 거두는 ‘다차원 통합방위력’ 실현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우주·사이버·전자전 등 새로운 영역 이용의 급속한 확대는 육·해·공이라는 기존 물리적 영역에서의 대응에 집중해 왔던 지금까지의 국가안보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주 영역이 기존의 정보수집이라는 제한된 임무를 넘어 다차원 통합방위력을 실현해야 하는 새로운 국가안보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따라서 우주 영역에서 자위대의 역할도 일본 안보에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측위항법 등에 이용되는 위성이 방해받지 않도록 상시적으로 우주 공간을 감시하고, 만약 위성에 대한 다양한 공격 위험이 발생하는 경우 그 피해를 가늠하고 그것을 국한시킬 수 있도록 신속하게 복구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 관련 방위예산도 착실하게 집행되고 있다. 2019년에는 우주 관련 방위예산으로 896억 엔을 배정하고 SSA 체계를 갖추기 위한 레이더 및 운용체계 도입에 260억 엔을 투입했다. 2020년에는 SSA 체계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배정하고 기초연구를 추진하도록 506억 엔을 배정하고 SSA 위성 정비 등 우주 영역의 안정적 이용을 확보하는 역량 강화에 223억 엔을 투입할 예정이다.

동시에 조직개편도 이뤄지고 있다. 항공자위대에 우주작전부대가 창설된 것과 함께 통합막료감부 지휘통신시스템부 하에 우주영역기획실을 신설해서 우주 영역에서의 합동성 강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우주력 강화에 맞춰 항공자위대의 명칭을 ‘항공우주자위대’로 변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제도화를 통해 우주력 강화를 뒷받침


일본의 우주력 강화는 2008년 우주기본법 제정과 2009년 우주기본계획 책정으로 그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우주기본법 제정 이후 집권여당이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합에서 민주당으로 바뀌게 돼 예산 축소 등 정책이 조정되기는 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자민당과 공명당의 재집권으로 우주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2003년 설립)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평화적’의 의미를 비군사적에서 비공격적으로 완화했다. 이를 통해 방위 목적의 위성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2015년에는 새로운 우주기본계획을 책정하고 우주안전보장의 확보, 상업 분야에서 우주 이용 촉진, 우주산업 및 과학기술 기반 유지·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실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우주활동법·위성원격탐사법 등도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2020년에 우주기본계획 개정을 추진해서 변화하고 있는 우주환경에 대한 평가 및 대응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의 추진은 내각부(총리실에 해당)의 우주개발전략추진사무국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아베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의지가 반영될 개연성이 높다.



우주력에 기반한 보통국가로의 발돋움

일본은 1970년 첫 인공위성인 오스미(おおすみ) 발사에 성공한 세계 4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다. 2015년 처음으로 상업용 위성을 탑재한 로켓 발사에 성공했으며, 2017년 방위성 단독으로 첫 군 통신위성인 기라메키(きらめき) 발사에 성공했다. 현재 방위성은 정지궤도에서 움직이는 목표물을 추적하는 지상레이더를 2022년까지 구축하고자 하며, JAXA는 저고도궤도 이하 감시레이더 및 정지궤도 감시용 광학망원경 구축을 추진하는 등 SSA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독자적인 우주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산업과 연계한 나름의 우주전략을 추구하는 일본의 우주력 강화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향후 동북아 지역 안보에서 이러한 능력이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유념해서 봐야 할 이유다.


조 은 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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