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견장일기

[이종현 견장일기] 7인의 독수리 병장은 이렇게 탄생했다!

입력 2020. 05. 14   16:01
업데이트 2020. 05. 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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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 현 육군5사단 독수리연대·대령
이 종 현 육군5사단 독수리연대·대령

최근 다수 언론매체에 보상휴가를 포기하고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한 우리 연대 수색중대원 7명에 대한 미담 사례가 보도돼 국민의 찬사를 받았다. 이들 ‘독수리 병장 7인’ 외에 해당 부대 소대장도 15일의 휴가를 반납하고 GP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사적 기질을 발휘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군인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이 ‘완벽한 임무완수’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이구동성으로 ‘소대 간부 및 소대원들과 더 함께하고 싶어’ 남겠다고 했다. 수차례 GP 경계작전 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소대원들 간의 끈끈한 정과 전우애가 이런 마음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이번 일이 더욱 의미 있게 생각되는 건 단순히 개인의 선행을 넘어 현재 우리 부대, 나아가 육군의 참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연대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휘 중점으로 삼은 것은 ‘전투·현장·사람 중심’의 임무 수행이었다. GOP 경계작전 부대다운 강한 전투력을 보유하기 위해 다양한 실전적 훈련과 전투 임무 위주의 체력단련에 매진했으며, 특히 각종 훈련을 하면서 전승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 부대원이 하나 되어 고민과 토의,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체득할 수 있었다.

또 최근 우리 전방지역에서 발생했던 산불 진화를 통해 현장 중심 지휘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현장에서 지휘하고 함께 대응한 덕분에 병력·장비 피해 없이 진화할 수 있었다. 현장에 가보지 않았다면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 한번 지휘관은 현장에서 부하와 함께할 때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연대장 재임 기간 중 특히 가슴에 새긴 말은 ‘사람 중심의 지휘활동’이었다. ‘군사신이례(君使臣以禮) 신사군이충(臣事君以忠)’이라는 말처럼, 내가 먼저 부하들을 예로써 대하면 부하들도 ‘충성’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연대를 지휘했다. 그 덕분인지 우리 연대는 지난 기간 GOP 완전작전과 군단 선봉연대, 선봉대대로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군 생활을 하다 보면 부하들이 지휘관에게 실망할 때가 있고 지휘관도 부하로 인해 가슴 아플 때가 있는데, 평소 ‘禮’와 ‘忠’으로 끈끈하게 유지되고 있는 지휘관과 부하의 관계라면 금방 갈등을 해소하고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본 지면을 빌려 ‘독수리 병장 7인’을 포함해 이처럼 연대장을 믿고 따라준 부대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부하들이 있었기에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서부 전선의 빈틈없는 방어태세를 유지해 대한민국은 안심하고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당당히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부대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을 자랑스러운 우리 전우들이 있어 ‘대한민국 안보는 오늘도 이상 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여러분 곁에는 늘 여러분의 강한 친구, 우리 육군이 함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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