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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느린 변화-『팩트풀니스』를 읽고

입력 2020. 03. 29   14:18
업데이트 2020. 03. 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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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 이동아

육군11사단 기갑수색대대


『팩트풀니스』(한스 로슬링 등 공저, 김영사 펴냄)는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관해 얘기한다. 세계적으로 반복해 나타나는 상황과 일반적 추세에 관한 문제들을 시작으로 세상을 소득분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해 단계별로 해당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우리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신의 위치와 오해하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통계자료와 다양한 비교를 통해 비판한다. 마지막에 ‘사실충실성’에 초점을 맞춰 왜 이런 오해들을 하게 되는지 설명하고, 간극 본능을 유발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이에게 집단의 평균이 아닌 개인의 분산을 살펴봄으로써 경계할 것을 당부한다.  

“언론에 의지해 세계를 바라본다면, 내 발 사진만 보고 나를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작가가 강조하듯 나는 ‘세상을 사실적으로 보기’ 위해 언론의 소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기를 것이다.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 부정적인 소식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평소 전반적으로 일이 잘 진행됨에도 점진적인 성장보다 작은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살았는데, 앞으로 큰 틀을 보며 사실적으로 사고하리라 생각했다. 이 책은 분명 사실적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말하지만, 나는 세상이 ‘차별 없이’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더 놀랐고 그래서 나아지고 있는 세상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다. 여태껏 변화는 선진국에서만 일어나는 ‘국한적인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런 생각의 틀을 벗겨줌과 동시에 ‘느린 변화도 변화’라는 점을 가르쳐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유는 첫째, 극빈층 비율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음을 강조한다. 하루에 2달러 미만(인플레이션과 물가 차이를 반영한 가격)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비율은 1800년도에 전 세계 85%에서 현재는 9% 미만이라 한다. 이로써 인류는 태초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시작해 현재는 모든 사람이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

둘째,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지위와 활동은 무시와 제한이 많았으나 현재는 양성 모두 동등한 투표권을, 세계적으로 여자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변화는 느리고, 진행 중이지만 지식·정보와 같은 발전과 더불어 세상이 나아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의 기대수명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대수명’은 많은 것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인재(人災)나 자연재해에 따른 아동 사망과 조기 사망, 노인 수명 연장 등이 모두 이 수치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변화에 대한 단적인 부분만 다루고 있다. 물론 전 세계가 변하고 있지만 속도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 순간에도 계속 빈부 격차가 생기며, 세상이 불공평하고 정의롭지 못하다 여기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긍정적 변화를 보며 희망을 품고 사는 것도 좋지만, 커지는 변화의 속도 차이를 서술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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