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신 군사학 연구동향

2014년 우크라이나 침공… ‘발톱’ 드러낸 러시아

입력 2020. 03. 27   15:43
업데이트 2020. 03. 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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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자 : 스티븐 J. 블랭크 Stephen J. Blank

서명 : 『현대적 관점에서의 러시아군』

        The Russian Military In Contemporary Perspective

출간 : 2019년 / 미번역)



푸틴 대통령 줄기찬 공세적 정책과
러시아 도전 요인 22개 분야 분석  
美 육군대학원 부설 전략연구소 발간

 
핵전력·최첨단 무기 속속 증강
세계질서 재편 ‘강한 목소리’
태평양·극동 중시 안보전략도
국가안보 정책 입안자엔 필독서  


러시아 해군이 보유한 대잠수함 구축함 바이스 아드미랄 쿨라코프가 지난 1월(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관하는 가운데 흑해에서 실시된 북해·흑해 함대 합동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해군이 보유한 대잠수함 구축함 바이스 아드미랄 쿨라코프가 지난 1월(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관하는 가운데 흑해에서 실시된 북해·흑해 함대 합동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 러시아군에 대한 백과사전 수준의 연구서가 미 육군대학원 부설 전략연구소에서 발간됐다. 먼저 이 자료는 미 육군대학원 출판물로 SSI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내려받기가 가능함을 밝혀둔다.


모든 징후를 살펴볼 때 서구 유럽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공세적 정책은 중단없이 계속돼 왔다. 이에 따라 전 러시아 군사기관의 능력과 목적을 설명할 필요성에 의해 러시아 군사를 연구하는 저명한 학자 22명이 모였다. 이들이 쓴 이 책은 러시아의 국방 프로그램을 뒷받침할 역량과 관련해 과학과 기술영역을 포함한 경제, 비교적 최근 러시아가 경험한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의 작전, 그리고 러시아 정보전과 핵 문제, 전구작전 평가 그리고 러시아군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도전 요소들에 대한 종합적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서 작성된 최신 저술이다.
  

“러시아의 도전과 위협 가늠 이정표 될 것”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의 도전과 위협에 대해 봇물처럼 많은 저술이 나왔지만 이 책만큼 포괄적이고 방대한 시각을 담고 있는 책은 보지 못했다. 당분간 러시아의 도전 요인들은 변함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군사 독트린 변경을 포함한 광범위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큰 이정표가 될 것이다. 22개 분야 1048쪽에 이르는 이 책은 러시아군이 당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미 국가안보회의 주관 러시아군의
개혁 성공 실태 평가 최신화해 집대성


러시아는 유럽, 남북미, 극지방, 중동 등 세계 어디에서나 서방을 향한 공세적인 군사 및 정보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서구를 향한 전쟁’은 사실상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가장 충격적이고 쇼킹한 사건은 2014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서 이때부터 러시아에 대한 사람들의 경계심이 더욱 증폭됐다.

이에 따라 미 국가안보회의는 러시아 군사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스티븐 블랭크를 초빙해 콘퍼런스를 조직하도록 요청했다. 콘퍼런스는 러시아 군사와 관련해 저명한 국제 전문가들을 초빙해 2016년에 개최됐는데 그 당시 발표됐던 논문을 최신화한 것이 이 책자다. 여기에 수록된 결과는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내용이 많다.

제6장에서 다루는 레이 핀치 교수의 ‘러시아군의 동원’ 논문과 제7장에서 다루는 알렉산드르 골츠의 ‘러시아군의 현대화와 동원’은 2014년 이전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군사동원에 관한 프로그램을 조명하는데 그 이후 강화된 내용을 다룬다. 러시아의 동원은 러시아가 서구사회에 의해 포위돼 있다는 생각과 군에 대해 긍정적인 영웅적 이미지를 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은 경제제재 때문에 2017-2018년에 조금 삭감됐지만 상당히 증가한 방위비 지출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제4장 ‘러시아의 과학기술: 현재 국가와 방위를 위한 함의’에서 폴 슈와츠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러시아의 과학기술은 과도한 군사화로 타격과 손상을 입었다.

또 제3장 ‘러시아 군 산업의 부흥’을 쓴 스티븐 로스필드 교수에 의하면 러시아의 현실적인 경제적 취약성이 체제 붕괴에 이르거나 현재 태세에서 후퇴할지 모른다는 과도하게 낙관적인 관념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제11장 ‘클라우제비츠 처방: 러시아의 시리아 전역에서 배우는 교훈’을 쓴 스티븐 블랭크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러시아가 배운 교훈’을 쓴 케이르 길레스 교수에 의하면 현 러시아 군사작전에 대한 검토는 모스크바의 관점에 의하면 군사력 사용은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성공한 것으로 확신하는 것 같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작전은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를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결단을 강조하고 러시아 국내 정치의 발전으로 보이게끔 하고 있다. 사실상 대외 및 국방 정책은 상당히 본국의 체제 강화와 정통성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해외에 군사력을 투사하는 러시아의 결정이 국내적 목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질서의 재편을 도모하는 부분도 있고 세계적인 강대국으로서 모든 주요 국제 위기 발생 시 목소리가 들리게 하려는 의도도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다.

군사 독트린 변경 따른 러 전략 한눈에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러시아의 핵 및 정보전 프로그램은 더 큰 중요성을 띠고 있다. 제9장에서 다루는 마크 슈나이더의 ‘러시아 핵무기 정책과 프로그램 그리고 유럽의 안보위기 및 나토에 대한 위협’과 제임스 R. 하우가 쓴 제10장 ‘미래 러시아의 전략핵과 비핵전력: 2022’는 이를 냉철하게 심사숙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슈나이더와 하우 박사는 푸틴 대통령이 2018년 3월 1일 연방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말한 주요 핵전력 증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초음속 무기와 같은 새로운 무기를 포함해 현존하는 모든 군축조약의 위반, 장거리화 시나리오 및 전쟁에서의 사용 가능성 등은 이러한 무기의 방대한 증강 상황을 보여준다.

펜티 페르스트룀 중령이 쓴 ‘제15장 크림 작전의 견지에서 발틱 지역의 러시아 군사적 관심과 군사 분야에서 인식 발전’은 전쟁 기획에서 재래식 및 핵 시나리오가 융합된 모습을 보여주며, 러시아가 핵무기를 전쟁 수행의 도구로 보고 있음을 적절하게 보여준다. 티모스 토머스는 제12장에서 ‘러시아의 팽창하는 사이버 활동: 군 개혁 독려와 민간통제’에서 모스크바에 있어 사이버와 정보전은 독립된 현상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으로 보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러시아 해군을 포함한 전구별 재래식 증강에 대한 분석에 도달한다. 제13장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 하의 해군력’을 집필한 제이컵 킵은 러시아군의 발전을 뒷받침해온 역사적인 군사력을 강조하고 있다. 제5장 ‘군사연습: 러시아방식’을 집필한 아사벨 페이컨은 재래식 작전에 참가한 육군의 활용에 대해 논하고 이 이면의 전략을 고찰한다.

제18장 ‘북 카프카즈에서의 러시아: 반란의 250년.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푸틴의 전쟁’에서 아리엘 코언은 코카서스 지방에서 왜 반란이 계속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14장 ‘러시아의 전략적 취약점: 북극에서의 군사전략, 능력, 작전’을 집필한 카트르지나 지스크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에 잠재적 위협을 가하면서 유럽에 이르는 북대서양 해양 고속도로를 위협하는 기지를 제공하는 북극에서의 군사력 증강 실태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하고 있다. 제17장 ‘우크라이나와 북해 지역: 러시아 군사적 전망’을 집필한 제임스 세르는 흑해 유역이 잠재적으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발칸지역에도 위협이 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지역임을 상기시켜 준다. 


극동아시아 러시아 군사력·정책 파악 가능

이러한 사실은 유럽연합사령관 커티스 스캐퍼로티 장군이 미 의회에서 한 증언에서도 언급됐다. 제19장 ‘중앙아시아에서의 러시아 군사 주둔: 전략, 능력, 위협’을 집필한 세바스티안 페이루스는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군의 훈련과 주둔이 초래할 문제점과 위협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반면 제20장 ‘극동에서의 러시아 군사력과 정책’을 집필한 리처드 와이츠는 태평양과 극동이 얼마나 모스크바에 중요한 지역인지를 상기시켜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체적으로 본서는 중요성이 점증되는 주제에 대해 엄청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최신의 방대한 저서다.

국가 안보를 다루는 정책 입안자나 국가 이익에 관심을 갖고 수호하는 직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음미하면서 읽어야 할 책자일 것이다.


주 은 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주 은 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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