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유호제 기고] 군인의 ‘낭만’이란

입력 2020. 03. 25   14:44
업데이트 2020. 03. 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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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호 제 
육군5군단 정보통신단·중령
유 호 제 육군5군단 정보통신단·중령


요즘 군은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병영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역량과 지혜를 모으는 동시에 국민의 군대로서 전시 수준의 총력지원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의 헌신 속에 그렇지 못한 소식도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시기에 군인은 본분을 상기하고 기본을 생각해야 한다. 본분과 기본에 충실한 것이 바로 낭만적인 군 생활이다. ‘무슨 낭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군인은 반드시 낭만적인 군 생활을 해야 가치 있는 것들을 지킬 수 있다. 그 이유를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된 ‘낭만닥터 김사부2’의 명대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제 목숨 맡기고 수술대 위에 올라가는 환자 앞에서 주절주절 변명 늘어놓지 마!”라는 말이다. 의사는 이유와 변명, 핑계가 아닌 실력으로 얘기해야 한다. 군인은 어떠한가?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 있다. 즉, 국가의 목숨은 군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이유나 변명 없이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당당하게 보여주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둘째, “좋은 의사, 최고의 의사? 필요한 의사다”라는 말이다. 의사가 아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생명을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군인도 마찬가지다. 군인은 각자에게 주어진 직책과 임무를 한순간도 방임하면 안 된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능력을 갖추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제 위치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셋째, “사람은 믿어주는 만큼 자라고, 아껴주는 만큼 여물고, 인정받는 만큼 성장하는 법이다”라는 말이다. 지휘관이 부하의 잘못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욕설, 인격모독 등 마음에 상처를 주어 병영 내 부조리로 나타나기도 한다. 리더인 지휘관은 믿어주고, 아껴주며, 인정해줘 부하가 장점을 잘 살릴 수 있게 하는 인자한 아버지와 같은 ‘파파 리더십’이 필요하다.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 보자.

넷째,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라는 질문을 포기하지 마”라는 말이다. 군인에게 매우 중요한 말이다. 군인은 항상 ‘내가 왜, 무엇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늘 솔직한 가치 속에서 부정적이고 수동적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능동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지켜야 할 가치 있는 것의 안녕을 위해 가진 모든 것을, 그것이 하나뿐인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매일 아침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하루를 시작하자.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하는 일이 누구를 위한 일인가? 군인은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노력, 그것들이 군인의 ‘낭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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