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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원 병영칼럼] 신언서판(身言書判)과 면접

기사입력 2020. 03. 23   14:42 최종수정 2020. 03. 23   14:44


윤 정 원 
한국능률협회 국방사업개발센터장


사람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기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과거시험으로 관리를 채용했을 때나 오늘날 채용시험을 통해 직원을 선발하는 것은 결국 동일한 이치다. 사람을 평가하는 과거의 기준 중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있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으로 ‘신체(身), 언변(言), 문장력(書), 판단력(判)’의 4가지 기준을 뜻한다. 물론 각각의 기준이 세부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시대가 변하면서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비단 당나라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의 서류·필기·면접 전형 등 채용기준 역시 신언서판의 원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언서판 중에서 ‘서(書)’는 오늘날 서류나 필기전형으로 검증할 수 있는 ‘지식의 깊이’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문장력이 뛰어난 자가 학자로서 크게 인정받았기 때문에 오늘날로 치면 구직자들의 스펙(spec)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머지 ‘身’ ‘言’ ‘判’은 오랜 시간 자기계발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물이지만, 면접으로 평가할 수 있는 덕목이라고 하겠다. 즉, 말끔한 외모(身)를 갖고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言), 거기에 짧은 순간이지만 문답 속에서 냉철하고 순발력 있는 판단력(判)을 보여준다면 그 누가 면접관이라 해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면접이다. 충분한 스펙을 갖추고 있음에도 막상 면접관 앞에 서면 말하는 시작부터 꼬이고, 그렇게 되면 표정도 일그러지며, 긴장하다 보니 논리적으로 호소하는 부분도 임팩트가 떨어질 수 있다. 이처럼 면접을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처방을 내리자면 ‘롤 모델의 설정과 몰입’이다. 본인이 면접관이라고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을 선호할까? 사람이 보는 눈은 큰 차이가 없다. 10분 내외로 끝나는 짧은 면접을 통해 평가되는 결과는 더욱 그러하다.

본인이 상상하는 유명인이나 주변인 중 ‘身, 言, 判’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롤 모델을 정해보자.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이다”라는 감정이입, 몰입을 하는 것이다. 면접을 준비하면서부터 일상의 몰입을 통해 롤 모델처럼 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연습 후 10분간의 결전에서 적당히 능청스러움을 더해 일종의 연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역량을 완벽하게 속이는 트릭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준비가 됐음에도 단순한 울렁증이나 내성적인 성향으로 면접에 약하다면 이 방법을 통해 꾸준히 연습해볼 필요가 있다.

인생은 면접의 연속이다. 구직과 관련된 면접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 사람을 만날 때도 항상 어떤 목적을 갖고 만나게 되고 결국 사람을 접하는 것은 사회생활의 반복이다. 군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값진 것 중 하나가 다양한 성향의 동료·상관·후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앞에 나서기가 다소 어렵고 속마음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롤 모델을 정하고 연습해보는 것도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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