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완결 한주를열며

[독고순 한 주를 열며] 긍정의 힘이 작용하는 사회

입력 2020. 03. 06   16:38
업데이트 2020. 03. 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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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고 순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
독 고 순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


사회적으로 협력과 긍정의 힘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지금 한국 사회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와 온 국민이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의 위세는 여전하며, 사회 곳곳이 정지되고 위축됐다. 새로이 발견된 질병이다 보니 의학적으로 질병의 본질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는데, 그 상황에서 치료 방법을 강구하고 환자와 의심 집단을 구분하고 격리하며 전파를 차단하는 일이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그 와중에 중국인 입국 금지를 둘러싸고 시작된 정치·사회적 논쟁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면서 더욱 뜨거워졌다. 외교·정책적 잘못과 책임 추궁이 연일 언론과 SNS를 가득 채우고 있다. 모든 사회적 역량을 모아 난제 극복에 집중해야 하는데, 원인과 책임 추궁에 몰두하는 건 아닌가 우려된다. 역사적 경험이나 개인의 인생사를 통해 볼 때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더욱 힘을 합하고 협력하는 것이 난관을 극복하는 왕도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첨단 무기와 전략, 작전 못지않게 장병들의 사기가 중요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기가 충천하고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무장돼 있는 군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적진을 향해 나아간다. 반대로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혀 사기가 저하된 상태라면, 결국 그 전쟁은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방 분야에서 사기가 높은 장병들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듯, 국가 사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사기가 충천하고 단결해 하나 되는 정신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국민을 하나 되게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국가 리더들의 단합된 모습과 협력, 희생정신이 그 주요 원천 중 하나일 것이다. 먼저 국가의 리더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무장하고, 원인과 책임을 둘러싼 논쟁과 대립으로 국민적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보다는 긍정의 힘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묶어내는 지혜와 열린 자세로 사회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때 그 사회는 긍정의 힘이 더욱 강력히 작용해 위기를 극복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와 관련해 충분한 기술 역량과 관리의 투명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우수한 의료 기술과 함께 신속 진단 키트 개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등이 주목받고 있으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악조건에서도 헌신하는 의료진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은 오히려 관리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되기도 한다. 감염 우려가 높은 집단에 대해 선제적으로 검진을 제공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 음성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노력이다.

이제 여기에 협력과 긍정의 힘을 보태는 일이 필요하다. 100점짜리 일을 하지 못했다고 나무라기보다는, 공무원들이 미처 하지 못한 일이나 공간을 스스로 찾아서 메우자. 이미 시민으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노력이 더욱 확산한다면 전염병의 문제가 경제적·외교적 문제로 전염되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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